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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임종훈 설득 위해 첫 한미약품 방문, 신동국이 움직였다송영숙 회장 만난 후 면담 일정, 임시주총 요구안 등 설명할듯…전문경영 의지 여전

김형석 기자공개 2024-09-12 11:10:2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처음으로 한미약품 본사를 찾았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도 단 한번도 회사에 방문한 적 없던 그가 궂은 날씨를 뚫고 회사에 방문했다는 점에 관심이 몰린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만남을 갖는 한편 사내 이슈들을 살피기 위한 행보로 파악된다. 최대한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임종훈 대표가 아닌 신 회장이 움직였다는 건 반대측 입장도 최대한 끌어안아보겠다는 의지다.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방문, 박재현 대표 의전으로 일정 시작

신 회장은 12일 오전 9시 반경 서울 송파 한미약품그룹 본사를 찾았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약속했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다소 무거운 얼굴로 본사에 들어온 그는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의 의전을 받았다. 신 회장은 곧바로 송영숙 회장을 만난 뒤 임종훈 대표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면담은 지난주 타진하고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신 회장은 더벨과의 전화통화에서 "임종훈 대표 등을 만나보기 위해 연락을 하고 있고 내가 회사를 들어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임종훈 대표 등 형제측과 소통하기 위한 행보를 위해 직접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한미약품 본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 주총 당시 형제 측을 지지했다가 7월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3자연합을 결성하고 형제 측과 대척점에 섰다. 그럼에도 줄곧 양측의 화합을 강조했다. 다만 직접적인 소통 대신 대리인을 통해서 대응했다.

형제 측과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연락을 하는 등 만남을 타진했지만 쉽지 않았다. 갈등의 골이 깊은 형제들이 응하지 않았다. 형제는 신 회장이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넘보려고 한다는 등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신 회장이 직접 움직였다. 임종훈 대표와 대화를 하기 위해 본사를 찾았다. 양측의 갈등이 한미약품과 북경한미 등으로 전이되고 있는 상황에서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우)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좌)를 한미약품 본사에서 만났다.

3자연합과 형제 측은 최근 핵심 계열사를 두고 경영권 갈등이 격화됐다. 이달 2일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형제 측이 추진한 임종윤 사장의 한미약품 단독대표 추대 안건이 부결됐다.

한미약품 이사회 구도는 7대 3로 3자연합 측이 우세하다. 당시 이사회에선 3자 연합 측 이사들이 임종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결국 이사회 도중 자리를 떠난 임 사장은 곧바로 박재현 사장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발했다.

나흘 뒤인 6일 중국에서 열린 북경한미 동사회에선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3자연합 측은 이날 동사회에서 박재현 사장을 신임 동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하지만 화륜 측 이사 2명과 임 사장이 서명을 하지 않았다. 5명 전원의 서명이 필요했던 만큼 박재현 사장의 북경한미 동사장 공식 선임은 불발됐다.

◇임시주총 개최 둔 갈등…'대결' 아닌 '화합' 설득할 듯

이날 신 회장과 임종훈 대표의 대화 주제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자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을 열기 위해 법원에 소집허가 청구를 신청한 상태다.

3자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이사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안건은 총 2개, 정관 변경으로 이사 수를 최대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건(1호 의안), 2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건(2호 의안)이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신 회장(2-1호), 사내이사로 임주현 부회장(2-2호)을 추천했다.

하지만 안건을 보면 신 회장은 형제 측과의 대결보다는 '화합'이라는 키워드가 담겼다. 임주현 부회장 신규 선임해 대표이사로 올리기 위한 목적이라는 형제 측 비난과 달리 형제 측과 3자연합 모두 이사회에 공존하겠다는 뜻이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12일 오전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 회장도 사내이사가 아닌 기타비상무이사로 안건을 올렸다. 신 회장 본인 스스로가 사내가 아닌 외부인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대표이사 직에 오를 수 없다.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기존 이사 해임은 없다'는 점에서도 대척점에 있는 형제들을 최대한 끌어안아보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보인다. 이날 면담에서도 오너경영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가 돼야 한다는 점, 오너는 견제 기능으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점 등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더벨과의 여러차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작은아버지 뻘인 내가 반대 입장을 낸다고 해서 그들을 내치는 건 말이 안된다"며 "최대한 대화도 해보고 만남도 가지면서 힘의 균형을 갖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3자연합 측이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이사수 확대보다는 형제 측 이사를 해임하는 것이 더 수월했을 것"이라며 "신 회장은 이날 임종훈과의 대화를 통해 3자연합과 형제 측 모두 이사회에 참여하는 화합 의도를 진솔하게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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