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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캐즘' 돌파 전략]SKC, 배터리→반도체 소재로 주포 바뀔까⑩동박사업 흑전 당분간 요원...유리기판 초도매출 잡힐 2025년 주목

정명섭 기자공개 2024-08-19 12:21:52

[편집자주]

멈춤 버튼이 없을 것 같았던 글로벌 전기차 산업이 암초를 만났다. 2023년 들어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와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부진해지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 계획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여파는 국내 배터리 업계로 향했다. 합작투자가 무산되거나 지연되거나 생산기지 확장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단기적 부진일까 아닐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K-배터리는 당장 눈앞의 보릿고개를 견뎌야 한다는 점이다. 더벨은 전기차 '캐즘' 속 배터리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2023년부터 녹록지 않은 나날을 보내왔다. 핵심 사업인 화학뿐 아니라 '기대주' 배터리용 동박 사업이 적자로 돌아섰다. 두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결국 SKC는 작년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99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26년 만이었다.

올해도 화학 사업과 배터리 소재 사업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동박 사업의 성과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인공지능(AI) 훈풍을 타고 성장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 부문이 '한 줄기 빛'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에서 지난해 인수 완료한 ISC가 수익성에 보탬이 되기 시작했다. 2022년에 인수한 반도체 유리기판 업체 앱솔릭스까지 내년에 매출을 일으키기 시작하면 주포가 배터리 소재에서 반도체 소재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학사업 대체한 '효자' 동박의 부진

SKC가 배터리·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기 시작한 건 2020년이다. 배터리용 동박사업을 영위하는 SK넥실리스(옛 KCFT)를 1조1900억원에 인수한 시기가 그해 1월이다. 2022년 12월에는 인더스트리사업부문(필름 사업)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배터리·반도체 소재 부문의 매출 비중은 2020년 28.3%에서 2021년 33.8%, 2022년 44.9%로 빠르게 늘며 주력인 화학 부문(2022년 매출 비중 54.3%)의 턱밑까지 따라왔다.


동박 사업은 영업이익이 2020년 529억원, 2021년 795억원, 2022년 986억원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를 상회했다. 화학 사업이 업황 저하로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동박 사업의 선전은 SKC 입장에서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2023년부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화학 부문이 업황 둔화로 분기 영업손실을 내기 시작했고 동박 사업마저 배터리 수요 둔화와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 여파로 첫 적자(3분기)를 기록했다. 결국 SKC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5708억원, 영업손실 21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2%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SKC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879억원, 영업손실은 1389억원이다. 매출은 1년 전보다 4.9% 줄었고 적자 규모는 668억원 커졌다.

화학 사업은 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는 반면 배터리 소재 부문은 반등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동박 고객사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법인이다. 이들 모두 전기차 시장 수요 감소로 배터리 출하량이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이에 따른 올 2분기 SK넥실리스의 동박 설비 가동률은 전북 정읍 공장이 40%, 말레이시아 공장이 20% 수준이다. 이는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AI 훈풍' 탄 반도체 소재 사업…2025년 상반기 유리기판 매출 기대

SKC는 동박 사업이 흑자로 전환하려면 내년은 돼야 할 것으로 본다. 그때까지 기댈 곳은 반도체 소재다. 반도체 소재 부문은 올 2분기에 매출 673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사업 중 가장 양호한 성과다.

반도체용 테스트 솔루션 투자사인 ISC의 매출이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500억원에 육박했다. 영업이익률 30%였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비메모리 양산 수요 증대로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다.

유리기판 사업을 맡는 앱솔릭스는 내년 1분기 중 상업 생산을 위해 현재 고객사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 중이면 테스트가 마무리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앞서 앱솔릭스는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유리기판 공장을 준공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 대비 표면이 매끄러워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기 용이하고 열과 휘어짐에 강해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개선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AI 반도체 같은 고성능 반도체 소재로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앱솔릭스는 지난 5월 반도체 소재사 중 최초로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 7500만달러(약 1000억원)를 확보했다. 전체 투자금의 25%에 달하는 금액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6월 말부터 이달 초 2주간의 미국 출장 중 앱솔릭스 공장을 방문해 유리기판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투자업계는 내년 상반기에 유리기판 초도 매출이 SKC 연결실적에 잡히면 주력 사업이 반도체 소재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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