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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240억 수혈 지오릿에너지, 리튬 추출사업 잰걸음미국 현지 입찰 가속도,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 투자 참여 눈길

조영갑 기자공개 2024-08-21 08:50:49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염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지오릿에너지'가 24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해 리튬 직접채굴(DLE)을 본격화한다. 주력 사업이었던 지열, 수열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2차전지 리튬 소재사업이 회사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변모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달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이 CB 투자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오릿에너지는 6회차, 7회차 CB를 발행하고, 총 24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한다. 6회차 CB는 200억원, 7회차 CB는 40억원 규모다. 보통주 전환시 총 1570만주 가량의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 총 주식수 대비 약 10%에 이르는 물량이다. 전환가액은 1528원이다. 최근 가중산술평균주가에 소폭의 할증을 붙은 걸로 보인다.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9월 9일부터 2027년 8월 9일까지다.

조건은 6회차와 7회차가 거의 유사하지만, 이자율 등을 고려했을 때 6회차가 다소 투자자 친화적으로 발행됐다는 평가다. 6회차 CB의 표면, 만기이자율은 3%, 7회차 CB는 2.9% 수준이다. 양 CB 모두 풋옵션은 존재하지만, 콜옵션이 없다. 주가 추이를 보고, 풋옵션을 청구해도 '남는 장사'다. 전환가액 조정은 70% 선에서 가능하다.

눈에 띄는 점은 6회차 CB의 인수자다.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 6회차 CB 전량을 인수하면서 200억원을 투자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은 원성준 씨가 100% 출자한 회사다. 원성준 씨는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의 최대줄자자는 원성준, 대표이사는 원영식으로 기재돼 있다. 사실상 가족회사와 다름 없다. 투자 자문업 및 투자 일임업으로 업종이 분류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9억9000만원, 자산총계는 275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9억4400만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손실이 92억원 발생했다. 부채총계는 7억원 가량으로 재무구조가 안정된 편이다.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 CB 투자에 나선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원 전 회장의 '자본시장 복귀'와 연관지어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원 전 회장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이후 초록뱀그룹에 대한 경영에서 손을 떼는 한편 핵심 계열사인 초록뱀미디어의 매각을 추진했는데, 이번 전환사채 투자가 원 전 회장의 복귀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초록뱀미디어는 국내 주요 PEF(사모펀드)인 큐캐피탈의 품에 안겼다.

최근 지오릿에너지의 주가 흐름이 하향세인 것을 감안하면 신사업 전개 국면에서 효율적인 투자를 진행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일단 전환가액 자체가 주가 흐름상에서 저점에 형성돼 있다. 비상용발전기 제조사 지엔씨에너지의 자회사였던 지오릿에너지(옛 지엔원에너지)는 2022년 엔투텍으로 대주주 손바뀜을 겪은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해 4월 장중 7153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완만하게 하락해 현재 1468원 선을 기록하고 있다. 저점 구간을 지나고 있는 상황이라 신사업 모멘텀이 위력을 발휘한다면, 향후 보통주 전환을 통해 차익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원 전 회장 부자 역시 이런 판단을 한 걸로 보인다. 40억원 물량인 7회차 CB는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펀드인 '글로리 신기술조합 제59호'가 인수했다.

지오릿에너지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미국 염호 리튬직접추출(DLE)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금의 용처 역시 '해외 자회사 신규사업 관련 운영자금 지원'으로 분류했다. DLE는 염수를 증발 시켜 리튬을 정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염수에 흡착제를 넣어 직접 리튬을 추출하는 공법이다. 초기자본이 투입되지만, 생산효율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지오릿에너지는 이 염호 본 입찰에 참여하고, 현지 염호 개발에 뛰어들기 위해 지난해 미국 100% 종속회사인 'Global Lithium Energy Corporation'을 설립, 개발 프로젝트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이번 조달한 자금은 전량 미국 종속회사의 운영자금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DLE 사업의 본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데, 가시적인 성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유타주 그레이트솔트호 현지에 리튬추출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리튬 생산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캐즘(수요정체)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어 캐즘 국면이 기업가치와 공급로 개척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지오릿에너지의 최대주주인 엔투텍 관계자는 "이번 CB 투자에 참여한 투자자의 면모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현재 미국 염호 사업이 상당 부분 진척되고 있어 해당 투자금은 전량 현지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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