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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투자전문 VC 줌인/thebell interview]"대교인베, IP 제작 역량 갖춘 'K-콘텐츠' 기업 발굴할 것"⑥'28년 콘텐츠 외길' 노재승 전무, 문화 VC 토대 구축…"기술 융합 스타트업 투자"

유정화 기자공개 2024-09-09 07:57:15

[편집자주]

대교인베스트먼트는 '눈높이'로 유명한 국내 대표 교육업체인 대교그룹의 관계사다. 얼리 스테이지(early stage) 기업에 투자하던 대교인베스트는 2014년 문화콘텐츠 투자를 시작해 영화, 애니메이션, 콘텐츠 등 투자에서 독보적인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여기에 투자 분야를 문화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기업으로 점차 확대해 3년 내 AUM 5000억원 이상 중대형 VC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문화콘텐츠 전문 VC로 입지를 키운 대교인베스트의 성장 히스토리를 조명하고 투자전략과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09: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K-콘텐츠 성공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하려면 원천 지식재산권(IP) 제작 역량을 갖춘 콘텐츠 기업을 발굴하는 게 중요합니다. '스케일업'(Scale-Up)을 통해 글로벌 시장 성공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 우리나라가 글로벌 문화산업 리더로 도약하고, 투자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입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대교인베스트먼트 사옥에서 지난 1일 더벨과 만난 노재승 전무(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노 전무는 대교인베스트먼트가 문화콘텐츠 전문 VC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진 주역이다. 투자심사역과 영화·애니메이션 기업 임원을 넘나들며 폭넓게 커리어를 구축한 문화콘텐츠 전문가다. 대교인베스트에서 문화콘텐츠투자 본부장을 맡아 △부산행 △신과함께 △브레드이발소 등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다수 쌓았다.

노 전무는 문화콘텐츠 주류 투자로 불리는 영화를 비롯해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소외 장르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프로젝트 투자 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콘텐츠 제작사나 문화와 관련된 기술기업 등으로 투자 영토를 확장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문화콘텐츠 산업 베테랑, 영화·애니메이션 분야 투자 '두각'

1971년생인 노 전무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노 전무는 "신입사원 연수를 받던 중 당시 출범을 준비하고 있던 삼성영상사업단의 추진단으로부터 합류 제안을 받았고, 당시 문화산업이 크게 성장하다고 있다고 판단해 합류를 결정했다"며 "사업단에서는 영화사업부에 배치돼 해외 영화 유통권을 구매하는 등의 업무를 맡았다"고 말했다.

이후 IMF 여파로 1999년 삼성영상사업단이 해체하면서 처음 입사했던 삼성물산으로 복귀했다. 그는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갈증을 느꼈고, 한국종합기술금융(현 우리벤처파트너스)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변신했다.

노 전무는 1996년부터 28년간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에서만 쭉 커리어를 쌓았다. DR무비, CS브라더스, SK-PV뮤직 등 콘텐츠 전문 기업에서 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노 전무는 BMC인베스트먼트(현 산수벤처스)를 거쳐 2014년 대교인베스트에 합류했다.

대교인베스트에 합류하자마자 회사의 첫 문화콘텐츠 펀드인 '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펀드' 결성을 주도했다.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펀드 운용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대교인베스트에서만 총 1051억원 규모 5개 문화콘텐츠 펀드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노 전무의 콘텐츠 투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이다. △신과함께 △부산행 △라바 △로보카폴리 △브레드이발소 △쇼노트 △뽀로로극장판 등 150편이 넘는 영화 및 애니메이션 포트폴리오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노 전무는 축적된 노하우와 구축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문화콘텐츠 펀드를 지속적으로 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투자를 지속해 국내 콘텐츠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기업의 자생력을 기반으로 실현된 수익을 회수해 문화 산업에 재투자하는 식으로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K-콘텐츠가 세계의 표준이 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콘텐츠 제작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장기 계획에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화하는 콘텐츠 생태계, 프로젝트 대신 '콘텐츠 기업' 투자에 집중

최근 수년간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은 큰 변화를 겪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의 진출 및 코로나19를 계기로 영화, 드라마, 방송 시장이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됐다. OTT 기업은 자본을 앞세워 경쟁력 있는 IP를 선점했고, 극장을 찾는 관객도 크게 줄었다.

노 전무는 "해외 거대 OTT 플랫폼 기업의 국내 콘텐츠 기업 투자 확대와 성장에 따라 국내 콘텐츠 기업이 좋은 IP를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며 "국내 콘텐츠 업계의 '하청 기지화' 현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노 전무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투자 전략을 다시 세웠다. 그간 주력해 온 프로젝트 투자 방식 대신 지분투자를 통해 유망 콘텐츠 제작사를 직접 발굴,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원천 IP를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을 지원해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목표다.

노 전무는 "특히 최근에는 원천 IP에 진보된 융복합 기술을 접목한 기업이나, 신개념 콘텐츠 개발이 가능한 분야를 선정해 해당 유망 기업들을 중점적으로 발굴하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결성한 '대교콘텐츠융합펀드'도 이같은 노 전무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대교인베스트는 콘텐츠 민간제안 분야에서 회사는 자율적으로 콘텐츠융합 기업을 투자대상을 선정했고, 모태펀드 '콘텐츠 민간제안'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돼 모태펀드로부터 자금을 모집했다.

◇'스케일업 펀드'로 문화·기술 융합 스타트업 투자 확대

현재 대교인베스트의 문화콘텐츠 투자 주축이 되는 펀드는 '대교 K-콘텐츠 스케일업 투자조합'이다.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GP로 선정돼 지난해 8월 결성했다. 주목적 투자 대상은 프로젝트 투자를 주로 하는 다른 문화콘텐츠 펀드와 달리 조합 결성액의 최소 40% 이상을 문화산업 관련 벤처기업의 지분 인수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대교인베스트의 최근 문화콘텐츠 투자 전략과도 맞물린다. 노 전무는 "그간 문화콘텐츠 투자가 프로젝트 위주로 이뤄진 건 투자할 만한 기업들이 많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제작사들의 역량은 높아졌으나 영화 투자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콘텐츠 기업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고 말했다.

대교인베스트는 최근 해당 펀드를 통해 영상 콘텐츠 제작사 '이엔캐스트'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엔캐스트는 글로벌 콘텐츠를 기획, 제작, 배급하는 기업이다. △예능 프로덕션 △드라마와 교양, 다큐 프로덕션 △영화 프로덕션 등을 영위한다.

한 발 더 나아가 문화콘텐츠 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노 전무는 "웹툰과 웹스토리, 애니메이션과 더불어 K-POP과 버츄얼 휴먼, VFX, 확장현실(XR) 등 콘텐츠 제작에서 활용도가 커지고 있는 기술까지 포괄적으로 투자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3D 패션 디자인 소프트웨어 제작사 '지이모션'이 대표적이다. 지이모션은 디자인, 제조, 판매까지 패션 산업 전 단계에 활용할 수 있는 3D 기반 디지털 패션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이다. 모바일 기반 버추얼 스타일링 기술을 보유했다.

노 전무는 신기술이 빠르게 문화콘텐츠 분야에 녹아들고 있다고 봤다. 노 전무는 "인공지능 기술이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들고, 영상을 편집하는 등 등 문화콘텐츠 산업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며 "융합 콘텐츠 부문을 새로운 투자 포인트로 보고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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