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자전문 VC 줌인]대교인베, 그룹 '눈높이' 지원에 '콘텐츠' 입지 구축②강영중 회장 일가가 지분 100% 보유…출자엔 적극적, 경영은 자율성 보장
유정화 기자공개 2024-08-28 09:03:19
[편집자주]
대교인베스트먼트는 '눈높이'로 유명한 국내 대표 교육업체인 대교그룹의 관계사다. 얼리 스테이지(early stage) 기업에 투자하던 대교인베스트는 2014년 문화콘텐츠 투자를 시작해 영화, 애니메이션, 콘텐츠 등 투자에서 독보적인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여기에 투자 분야를 문화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기업으로 점차 확대해 3년 내 AUM 5000억원 이상 중대형 VC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문화콘텐츠 전문 VC로 입지를 키운 대교인베스트의 성장 히스토리를 조명하고 투자전략과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교인베스트먼트는 교육그룹 대교가 전략적으로 만든 벤처캐피탈(VC)이다. 설립 직후 문화콘텐츠와 바이오·IT 두 분야를 중점 투자영역으로 꼽았다. 대교그룹의 콘텐츠 부문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고 투자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대교인베스트는 설립 4년차인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화콘텐츠 펀드 결성에 나섰다. 국내 4대 메이저 배급사로 꼽히는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지분 투자로 대박을 터트린 직후다. 한국모태펀드와 대교그룹 계열사로부터 지속적인 출자를 받으며 영화,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를 단행했다.
대교그룹은 적극적으로 출자하지만 VC 출신 전문경영인의 자율 경영을 보장하고 있다. 이황상 초대 대표에 이어 경영을 맡은 진성태 현 대표(사진)는 문화투자전문 VC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기대감 안고 출범…'NEW' 투자로 '잭팟'
대교인베스트는 강영중 대교 회장이 70억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를 가질 수 없어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과 그의 두 아들인 강호준·강호철 형제 등이 주주로 나섰다. 강영중 대교 회장은 71.4%, 2세인 강호준·강호철 형제가 각각 7.2%, 오너 2세의 개인 회사인 크리스탈원이 14.3%의 지분을 보유했다.
대교인베스트는 당시 대교의 신사업 발굴에 대한 기대를 듬뿍 받으면서 2011년 출범했다. 강 회장에게는 그룹 포트폴리오가 교육 사업 일색이라는 점이 항상 고민거리였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흐름을 감안했다. 학습지 판매, 공부방 운영을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취지였다.
대교인베스트는 초대 대표로 이황상 전 CKD창업투자 대표를 영입하면서 출범을 알렸다. 설립 후 얼마되지 않아 문화투자 부문에 강점이 있는 소빅창업투자(현 유니온투자파트너스) 출신 손석인 전 상무를 영입해 문화콘텐츠 투자 역량을 강화했다. 두 사람은 대교인베스트가 문화콘텐츠 전문 VC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대교인베스트가 발굴한 대표적인 콘텐츠 기업은 4대 메이저 영화 배급사로 성장한 NEW다. 대교인베스트는 2011년 설립 첫해 110억원 규모로 창업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대교신성장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는데, 투자 재원 중 20억원을 NEW에 투자했다. 투자를 검토할 당시 영화 배급사의 수익성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다.
그러나 대교인베는 국내 영화시장의 성장성과 NEW의 '영화 고르는 능력’을 믿고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투자금이 약 5배의 수익으로 돌아왔다. NEW는 '7번방의 선물', ‘변호인’, ‘신세계’ 등 배급하는 영화마다 줄줄이 히트작의 반열에 오르면서 2014년 성공적으로 코스닥시장 입성했다.
NEW 투자로 성과를 거둔 대교인베스트는 문화콘텐츠 펀드 결성에 속도를 냈다. 2014년 설립 이래 첫 문화콘텐츠 펀드인 '대교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투자조합'(250억원)을 결성하면서 본격적인 콘텐츠 투자를 시작했다.
◇문화콘텐츠 펀드 결성에 계열사 역할 '톡톡'
현재 대교인베스트가 운용하는 문화콘텐츠 관련 펀드(청산 포함)는 총 5개다. 규모는 1051억원 수준이다. 문화콘텐츠 펀드 결성에는 모태펀드와 대교그룹의 도움이 컸다. 대교홀딩스, 대교, 대교CNS 등 주요 계열사들은 대교인베스트가 신규 조합을 결성할 때마다 출자자로 참여했다. 덕분에 비교적 손쉽게 펀드를 만들 수 있었다.
가령 첫 결성한 대교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투자조합에는 250억원 가운데 대교 계열사가 출자한 금액은 55억원에 달한다. 대교 32억원, 대교홀딩스 4억원, 대교CNS 2억원을 비롯, 대교인베스트도 GP 커밋을 12억원을 투입했다.
대교인베스트는 펀드 결성에 있어선 대교그룹의 도움을 받지만, 투자와 회수 전반에서는 자율성을 보장받고 있다. 오너 2세인 강호준·강호철 형제는 모두 등기이사로 경영에 참여하지만 제한적으로만 역할한다. 장남 강호준 대교 대표는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해외 사업 지원에 주력한다. 차남인 강호철 전무는 사내이사로 상근하지만 투자심사가 아닌 경영기획 부문만을 총괄한다.
설립 14년차를 맞은 대교인베스트는 3명의 인물이 대표이사직을 거쳤다. 먼저 초대 대표인 이황상 전 대표가 2020년 말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이 전 대표가 떠난 뒤 강호철 전무가 5개월간 잠시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2021년 6월 진성태 대표를 영입하면서 곧장 대표자리를 넘겨줬다.
1967년생인 진 대표는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한 이공계 출신 심사역이다. 1990년대 LG화학, 삼성코닝 등 산업계에서 몸담았다. 2002년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사로 둥지를 옮기며 VC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IDG벤처스,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 DS벤처스, 동훈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쳤다.
진 대표는 문화컨텐츠 투자 전문 심사역 출신은 아니다. 다만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길러온 대교인베스트먼트의 전통을 고려해 취임 이후 문화콘텐츠 부문에 힘을 싣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결성한 대교 K-콘텐츠 스케일업 펀드 결성 당시 LP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우수한 심사역을 확보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2022년 합류해 현재 문화콘텐츠 본부에서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원순재 수석팀장 등이 대표적이다. 원 수석팀장은 스튜디오 인빅투스, 실크우드 등 콘텐츠 제작사에서 재직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진 대표는 콘텐츠 프로젝트 위주 투자에서 그치지 않고 콘텐츠 기업 자체 육성에 힘을 주며 투자의 변주를 꾀한다. 자체 보유한 지적재산권(IP)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기획·개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국내 제작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한 그는 지분 투자를 통해 유망 제작사를 직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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