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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의 생존전략]'최다 가입자' KT엠모바일, MZ세대 덕에 이룬 반전④2015년 설립 후 7년간 적자…젊은층 노린 요금제로 1위 등극 '흑자 달성'

최현서 기자공개 2024-09-02 09:19:09

[편집자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업자 할당 취소를 확정했다. 이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카드로 알뜰폰이 지목된다. 하지만 알뜰폰 시장의 현실은 차갑다. MNO에서 MVNO로 번호를 이동하는 가입자가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사업자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어 시장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레드오션이 되어가는 알뜰폰 시장의 현주소와 플레이어들의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엠모바일은 알뜰폰 시장 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1위 사업자다. 지난해 11월 기준 150만명이 KT엠모바일을 이용하고 있다.

지금은 성공한 사업자지만 시작은 험난했다. 사업 시작 1년 만에 모기업 KT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수혈을 받을 정도로 위태로웠다. 다만 출범 첫해부터 이어오던 영업적자를 2021년 벗어나면서 독자생존 가능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KT엠모바일의 탈출구는 'MZ세대'였다. 동영상 시청 등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은 데이터를 쓰는 청년층이 알뜰폰을 이용한다. KT엠모바일은 이들의 취향을 노린 저가의 대용량 요금제를 내놓으며 분위기 반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도 MZ세대를 위한 결합형 요금제를 출시하며 성공 알고리즘을 강화하고 있다.

◇좋지 않았던 시작, 6년 연속 적자 고리

KT엠모바일은 2015년 4월 세워졌다. KT의 100% 자회사다. KT는 KT엠모바일 설립 이전에 케이티스(KTis)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었다. KT엠모바일이 설립과 동시에 KTis 알뜰폰 사업을 양수했다. 양수가액은 128억800만원이다.

당시 KTis는 알뜰폰 사업을 겨우 7개월 했다. KT엠모바일의 기원이 되는 'M모바일' 브랜드 출시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건 2014년 7월이다. KTis가 조기에 알뜰폰 사업을 넘긴 배경엔 저조한 수익성이 있다.

2014년 기준 알뜰폰 매출 규모는 59억원이다. 그 해 연결 기준 매출 4507억원의 1.3%에 불과했다. 당시 KTis는 알뜰폰 사업을 유통사업으로 분류했는데 이를 포함한 유통사업의 영업적자는 86억원이었다. 전년(-9억원) 대비 무려 10배 가깝게 적자가 늘었다.

KT는 알뜰폰 분야만 영위할 전문 법인의 필요성을 느꼈다. KTis의 전문 분야는 114로 대표되는 고객센터 운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본금 1000억원에 KT엠모바일 법인을 설립했다.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의 자본금은 403억원,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 SK텔링크 자본금은 65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해보면 KT의 사업 성공 의지가 어느 정도였는지 잘 보인다.

정작 알뜰폰 전문 자회사로 출발한 KT엠모바일은 설립 직후부터 영업적자 수렁에 빠졌다. 2015년 4월부터 그해 말까지 매출은 424억원, 영업적자는 376억원이었다. 이듬해에는 매출 1120억원을 올리며 첫 1000억원대 매출을 돌파했지만 영업적자는 전년 대비 10.4% 확대된 415억원이었다. 영업적자 행진은 2020년까지 계속됐다.

◇KT엠모바일 성공 방정식 'MZ세대 락인'

하지만 KT는 포기하지 않았다. KT엠모바일에 대한 '뚝심'을 보여줬다. 2016년 KT엠모바일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 자금을 지원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1000억원이다. 이를 통해 사업 초기 재무 건전성 훼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알뜰폰 사업이 '미운 오리 새끼' 신세를 벗어난 건 2021년부터다. 2021년 KT엠모바일은 매출 2041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1631억원) 대비 매출은 25.2% 늘었고 설립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익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 요금제 납부 등으로 발생하는 지속성 수익인 '서비스 매출'이 1874억원이다. 전년 1456억원 대비 28.7% 늘었다. 이 기간 휴대폰 판매와 같은 일시적 수익인 '상품 매출'은 16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4.5% 줄었다.

흑자 전환에는 'MZ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요금제의 '락인 효과' 기여도가 컸다. 한 번 재화를 구입하면 그 재화를 호불호와 관계 없이 지속적으로 쓰도록 이용자를 묶어둔다는 의미다.

KT엠모바일은 데이터 사용량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은 MZ세대 이용자를 노린 '데이득 프로모션'을 2021년 1월 내놓았다. 3만원대 요금으로 1년간 월 최대 171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상품이었다. 알뜰폰 이용자의 다수가 청년층인데 이들이 데이득 프로모션에 열정적으로 반응했다. 기간제 상품이었던 데이득 프로모션 판매 기간을 한 달 연장할 정도였다.

락인 전략을 앞세운 KT엠모바일은 그 해 말 알뜰폰 업계 최초로 1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가입자 수로 따지면 업계 1위 사업자로 등극한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알뜰폰 사업자 중 처음으로 150만 가입자를 넘겼다.


KT엠모바일은 2021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00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선을 돌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늘었다.

이런 가운데 KT엠모바일은 '성공 방정식'인 MZ세대 락인 효과를 강화하고 나섰다. 올 3월 밀리의서재과 결합한 요금제, 4월에는 지니뮤직과 연계한 요금제를 내놨다. 기존에는 대용량 데이터 제공에 힘을 줬다면 이제는 KT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양보다 질'에 보다 신경 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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