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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의 생존전략]바람 일으킨 금융권 사업자, 더 치열해진 경쟁③자금력 무장 국민은행, 캐시백 활용 토스…부수업무 지정 '터닝 포인트'

최현서 기자공개 2024-08-22 13:03:54

[편집자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업자 할당 취소를 확정했다. 이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카드로 알뜰폰이 지목된다. 하지만 알뜰폰 시장의 현실은 차갑다. MNO에서 MVNO로 번호를 이동하는 가입자가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사업자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어 시장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레드오션이 되어가는 알뜰폰 시장의 현주소와 플레이어들의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뜰폰 시장 플레이어는 중소 사업자와 통신3사 자회사, 그리고 금융권 사업자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금융권 사업자 수는 두 곳에 불과한 절대 소수다.

하지만 금융권 알뜰폰 사업자의 파급력은 막강하다. KB국민은행은 곳간에 쌓인 넉넉한 실탄을 무기로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비교적 고가의 5G 망 활용 요금제를 내놨다. 최근에는 전국 은행점을 활용한 오프라인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캐시백과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한 승부를 보고 있다. 토스도 기세가 만만찮다.

금융권이 알뜰폰 시장에 적극 뛰어든 이유는 새 고객 확보의 접점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용자를 모집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올해 4월 금융위원회가 알뜰폰 사업을 공식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는 판례도 제공하면서 다른 금융사의 알뜰폰 진출도 적극 이뤄질 전망이다.

◇단 두 개인 금융 출신 알뜰폰 사업자…파급력은 막강

이달 기준 알뜰폰 사업자는 70개에 이른다. 이 중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금융권 알뜰폰 사업자는 KB국민은행과 토스 둘뿐이다.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건 2019년 10월이다. 브랜드명은 '리브모바일(Liiv M)'이다. 출시 이전부터 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 진출에 공을 들였다. 앞서 2019년 4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제1호로 꼽히도록 했다. 출시 한 달 전인 9월 서울전파관리소로부터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치는 등 준비를 해왔다.

KB국민은행이 서비스하는 리브모바일은 넉넉한 자금을 앞세워 서비스를 신속히 전개했다. 사업 개시 한달 만에 알뜰폰 사업자 중 최초로 5G 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반적으로 5G 망 도매단가는 LTE보다 더 비싸기 때문에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LTE 중심의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었다.

또 KB국민은행은 이달 14일부터 전국 지점을 통한 리브모바일 잠재 고객 모집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6월 말 기준 전국 KB국민은행 지점은 703곳에 달한다.

이는 상당한 이점이다.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은 오프라인 유통점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그 비용을 아껴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아 사업을 전개했다. 잠재 고객과의 접점은 사실상 온라인뿐이었다. 일부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우체국을 오프라인 판매 창구로 활용했지만 우체국 방문율 자체가 저조한 편이라 큰 효과를 볼 순 없었다.

토스는 2022년 10월 알뜰폰 법인 '머천드코리아'를 120억원에 인수했다. 머천드코리아 지분 100%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갖고 있다. 토스는 머천드코리아를 '토스모바일'로 변경하고 지난해 1월부터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토스는 KB국민은행과 달리 실탄이 넉넉하진 않았다. 그런 이유로 토스모바일의 요금제는 리브모바일 대비 비싼 편이었다. 대신 캐시백을 적극 활용했다. 토스 앱으로 통신료를 결제한 금액의 일부를 돌려줬다. 또 기본 데이터 제공량 중 남은 만큼을 캐시백으로 치환했다.

◇알뜰폰, 본업 강화 수단…"금융권 사업자 더 늘어날 것"

금융권 사업자들이 알뜰폰 사업에 발을 들인 이유는 알뜰폰이 신규 고객 유치의 마중물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알뜰폰 사업으로 모은 고객들에게 금융과 연계된 혜택을 제공해 본업인 금융 사업에 이득이 되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가령 리브모바일의 경우 사업을 시작하던 2019년 10월 아예 리브모바일 가입자가 사는 유심(USIM)에 KB 모바일 인증서를 탑재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했다. 현재도 이용자가 리브모바일과 제휴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통신비를 할인하는 유인책을 쓰고 있다.

리브모바일이 상시 진행하고 있는 카드 연계 통신비 할인 행사/출처=리브모바일 홈페이지

토스도 같은 이유로 자사 플랫폼을 통한 통신비 결제를 하도록 유도한다. 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 증권 등 모든 기능이 하나의 앱으로 통합한 '슈퍼앱'에 더 가까이 가도록 하는 수단으로도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알뜰폰을 통해 고객 획득 비용(CAC)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CAC는 새 이용자 확보를 위해 쓰인 비용을 전체 신규 이용자 수로 나눈 값이다. 광고비, 고객 확보 프로세스 운영비, 인건비 등이 CAC 계산에 포함된다. 금융권은 CAC를 통상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로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알뜰폰을 통해 이 금액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4월을 계기로 금융권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금융위원회가 리브모바일을 은행의 정식 부수업무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은행도 알뜰폰 사업을 개시할 수 있다는 사실상 '판례'로 작용했다.

우리은행이 금융권 알뜰폰 시장 러쉬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쐈다. 지난 6월 LG유플러스와 우리은행은 알뜰폰 업무 협약을 맺었다. LG유플러스가 양사의 공동 태스크포스(TF)에 알뜰폰 사업 담당 인력을 파견하고 망 도매 제공, 알뜰폰 요금제 개발 등을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올해 중으로 알뜰폰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알뜰폰 사업을 정식 부수업무로 지정한 이후로 소위 '간'을 보던 금융권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며 "금융권 전체적으로도 알뜰폰 시장에 관심이 높은 편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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