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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K-금융 빌드업]'외환시장 선진화' 선봉에 선 시중은행 런던 지점①거래시간 연장 발맞춰 조직 세팅 분주…중장기 목표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런던(영국)=최필우 기자공개 2024-09-02 12:38:45

[편집자주]

한국 금융사 런던 지점이 날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최소 유지 인원인 15명 안팎을 유지하던 과거와 달리 50명을 웃도는 인력을 갖춘 지점이 다수다. 외형이 커지면서 자금 조달, 기업금융, IB 투자 등 분야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에 발맞춰 자금센터를 세팅 중이다. 글로벌 금융 허브 런던에서 한국계 금융사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국 런던은 미국 뉴욕, 싱가포르, 홍콩과 더불어 글로벌 금융 허브로 꼽힌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규모를 자랑하는 런던 외환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외환시장 선진화 일환으로 한국 외환시장 거래 시간을 익일 새벽 2시까지로 늘린 것도 런던 금융시장 거래 시간에 문을 열어두기 위해서다.

정부 외환거래 선진화 행보에 발맞추기 위해 국내 시중은행 런던 지점도 분주해졌다. 국내 본점과 런던 외환시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지 딜링룸 구축해 외환거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또 눈높이를 한단계 높여 본점 수준의 자금운용 역량을 갖추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서울-런던' 자금센터 연계…TF 운영 한창

시중은행 외환 거래 담당 조직은 올 하반기 큰 변화에 직면했다.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외환시장 구조 개선 정책에 따라 거래 마감 시간이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날 오전 2시로 연장되면서다. 이와 연동돼 글로벌 외환 거래 시장 한복판에 있는 런던 지점이 관련 기능을 보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런던 금융지구 시티오브런던 소재 영란은행

옛 외환은행 인수로 외환 거래 분야 강자로 꼽히는 하나은행도 조직 세팅에 나섰다. 올 상반기 본점에 자금센터 역할을 하는 '하나 인티니티 서울'을 구축한 데 이어 하반기 런던 지점에 '하나 인피니티 런던'을 구축해 24시간 외환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런던 자금센터 인력을 대폭 늘리며 서울 자금센터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신한은행도 글로벌자금시장센터(GCM, Global capial market center) 설립을 위한 TF를 출범시키고 런던 지점에 인력을 파견했다. 현재는 GCM 데스크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센터로 출범할 예정이다. 올해는 센터 출범을 준비하면서 기본적인 외환 거래 기능을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국민은행 런던 지점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런던지점에 딜링룸을 구축해 명맥을 이어온 곳이다. 2018년 양국 감독당국의 승인을 얻었고 2019년 운영을 시작했다. 긴 업력을 바탕으로 마켓 메이킹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현지에 구축해 놓은 미들·백오피스를 통해 거래 확인과 리스크 점검을 수행한다.

우리은행은 본점 자금시장그룹 소속 인력 2명을 런던 지점에 파견했다. 또 런던 지점이 자금시장그룹의 런던 FX 데스크 설치를 위해 시장 동향 파악과 현지 규제 검토를 지원하고 있다.

◇중장기 목표 '본점급' 자본시장 역량 구축

시중은행은 사별로 다른 런던 지점 운영 방침을 세우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기능을 확대 보강하려 하고 있다. 5년여 전만 해도 행별로 15명 안팎에 불과하던 런던 지점 인력이 최근엔 40~50명 수준까지 늘어났다. 특히 자금센터 역할을 하는 조직을 중심으로 인력을 늘려가는 추세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 눈높이를 맞추려는 의도도 있으나 시중은행 런던 지점은 근본적인 글로벌 자본시장 역량 강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현지 딜링룸을 통해 외환 거래 시간을 늘리고 원달러 FX 거래를 취급하는 것 만으로는 글로벌 자본시장 플레이어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에 런던 지점에 구축한 자금센터 조직을 확대 개편하면 트레저리(Treasury)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트레이딩은 물론 단기자금운용, 고유자산운용이 가능하고 자금 조달 측면에서 기여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런던 지점이 글로벌 금융시장 허브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본점 수준까지 늘어나는 것도 가능하다.

한 시중은행 런던 지점 관계자는 "원달러 거래 시간을 연장하는 것 만으로는 런던 지점의 기능과 수익성이 강해진다고 보긴 어렵다"며 "외환시장 선진화에 맞춰 조직과 인력을 투입한 것을 계기로 런던 지점의 기능을 추가적으로 보강하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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