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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뒷길 열어둔 MBK, 고려아연 인수 실패 안전판 '콜옵션'직접 지분 취득 아닌 권리 거래, 거래 실패 시 불필요한 비용 지출 절감

감병근 기자공개 2024-09-19 08:12:5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영풍과 손을 잡고 고려아연 최대주주 등극에 나섰다. 공개매수가 성사되면 콜옵션을 통해 영풍 측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구조다. 지분을 먼저 매입할 경우 공개매수가 성사되지 않았을 때 MBK와 영풍 모두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MBK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공개매수 규모는 144만5036주∼302만4881주다. 지분율로는 7~14.6% 수준으로 공개매수가는 66만원을 책정했다.

영풍과 특수관계자인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 지분 약 33%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성사되면 MBK는 주주간 계약에 포함된 콜옵션을 활용해 영풍 측 지분 일부를 매입한다. 이를 통해 MBK가 최대주주에 오르며 현재 고려아연 최씨 일가가 행사 중인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다.

MBK는 콜옵션을 활용해 지분 매입 시점을 공개매수 이후로 잡으면서 딜에 따를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먼저 영풍 측 지분을 일부라도 매입했다면 공개매수가 실패했을 때 매력이 크게 떨어진 소수지분을 다시 매각해야 하는 위험을 떠안을 수 있다.

이번 공개매수는 응모 주식 수가 최소 매수 예정수량에 미달할 경우 응모 주식을 매수하지 않는다. MBK 입장에서 보면 딜이 성사됐을 때만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로 딜이 무산됐을 경우 따로 져야 할 부담이 없는 셈이다.

영풍 측도 지분 양도 시점을 미루는 편이 변수 통제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이번 공개매수에 실패하더라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MBK에 지분을 넘겼다면 공개매수에 실패했을 때 이를 되찾아오는 불필요한 과정이 추가될 수 있다.

여기에 영풍은 최악의 경우 MBK가 확보한 지분을 제3자나 최씨 일가에 넘기는 상황도 고려했을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계약을 통해 영풍이 우선매수권을 확보하는 구조도 가능하지만 이 경우도 주식을 넘기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양도세 등 비용 지출만 늘리게 된다.

지분을 먼저 거래하는 것이 어느 쪽에게 유리할 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번 딜 구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개매수 경쟁이 붙게 되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하지만 결과가 나온 이후에는 분쟁 이전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많다. 공개매수가 성공한 이후 주가를 기준으로 거래해도 공개매수 이전과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딜은 지분 거래 시점을 뒤로 미룬다고 해서 당사자 한 쪽이 크게 이익을 보는 구조는 아닌 것 같다”며 "콜옵션 지분 매입단가가 공개매수가 이상이라면 MBK가 딜 무산 리스크를 헷지한 비용을 치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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