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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옵틱스 ‘그룹’을 앞두고 [thebell note]

성상우 기자공개 2024-09-24 10:13:15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정적인 삼성향 납품 물량을 바탕으로 2010년대 중반까진 견조한 성장을 이어왔다. 수백억원대에서 시작한 매출은 2016년 4000억원을 넘보기도 했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관련 대표주로 언급되던 시절도 있었다.

2020년대 들어서서는 성장세가 확 꺾였다. 외형은 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고 연간 수백억원대의 손실이 났다. 1~2년 전까진 사실상 존망이 불투명한 기업으로 분류됐다.

산업 성장 주기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자연스런 도태 과정이었다. 산업 호황기를 맞아 반짝 성장했다가 성숙기로 들어서면서 급격한 역성장을 맞는, 코스닥에서 종종 목격할 수 있는 전형적인 케이스다.

해성옵틱스도 이런 수순을 밟으면서 시장에서 물러나나 싶었다. 모두가 같은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지난 1년간 흑자 전환을 이뤄냈고 어느덧 그룹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1년간의 체질 개선은 뼈를 깎는 과정이었다. 마지막 결단으로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을 맡은 조철 대표가 총대를 맸다. 사업 구조조정부터 내부 업무 문화 개선에 이르기까지 DNA 자체를 바꿔놨다. 흑자 전환과 이익률 회복, 삼성향 납품 물량 확보와 신사업 자회사 인수 등이 그 결과다.

주목할 대목은 신사업 자회사들이다. 전장 부품 제조업체와 수(水)자원 사업 회사를 최근 인수했다. 전장 부품 자회사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GM, BMW 등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메이커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최근 개발을 마치고 양산에 돌입한 신제품으로 고객사향 물량을 몇 배로 키울 수 있는 초입 단계에 있다.

수자원 사업 자회사 역시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사업 성장 기대감이 높다. 이들의 인수 과정에선 기존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지오소프트)와의 시너지 여부도 고려됐다.

과거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단 취지다. 산업 주기 변화와 고객사의 흥망성쇠에 운명을 맡겨야했던 과거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확고한 의지기도 하다.

시장 한편에선 다소 섣부른 사업 확장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내부 관점에선 수익성 여부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여부 등을 고려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성숙기 산업에서 성장기 산업으로 재진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도전이기도 하다.

해성옵틱스 ‘그룹’은 출범이 임박했다. 사업 면면을 보면 상호 사업 리스크 분담이 가능한 수익 사업들을 포트폴리오에 적절히 배치하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제 관심사는 그룹의 연착륙 여부다. 또 하나의 걸출한 코스닥 그룹이 나올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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