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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장 인선 예견된 '파행' [thebell note]

이재용 기자공개 2024-09-24 12:51:4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은행장 공개모집은 1차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수협 안팎에서 수협은행장 인선 파행은 예견된 수순으로 여겨진다.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 출범한 이래로 잡음 없이 마무리한 전례가 없다. 이번 인선에서 역시 한두 차례 파행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간 수협은행장 인선이 쉽게 결론 나지 않았던 이유는 정부 부처와 수협중앙회 대리전 양상을 띠는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 구성에 있다. 행추위는 모두 5명으로 기재부, 금융위, 해수부가 추천한 수협은행 사외이사 3인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위원 2인으로 구성된다.

정부 부처 관련 인사가 행추위의 다수를 구성한 배경에는 공적자금이 있다. 공적자금은 2022년 조기상환 처리됐으나 현금 상환이 아닌 국채 매입을 통한 상환 방법을 택했기 때문에 국채가 만기 도래로 실제 현금화될 2027년 이후에야 완전 경영 자율성이 확보될 전망이다.

수협은행장 후보자 가운데 최종 후보로 낙점되기 위해서는 행추위원 5명 중 4명의 동의와 지지가 필요하다. 각 진영이 원하는 인물을 행장 최종 후보로 선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상대측 위원을 설득해야 한다. 지지 인물이 서로 다를 경우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과거 인선을 돌아보면 정부와 중앙회 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파행을 겪어왔다. 2017년의 경우에는 모두 세 차례의 공모를 거쳤다. 이후 두 차례에도 이견이 조율되지 않으면서 후보 재공모가 진행됐다. 적임자를 선출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포장했지만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정부 부처 측 행추위원들이 원하는 관료 출신 외부 인사가 부재했기 때문에 재공모가 이뤄졌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수협 정상화를 위해 경영에 개입한다는 명분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초래됐다. 되레 파행의 상처를 남기고 원만한 경영을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 차례 공모가 진행된 2017년의 경우 승계 절차가 개시된 이후 최종 후보자 선임까지 걸린 기간만 8개월이 넘는다. 이원태 전 행장의 임기가 2017년 4월 만료됐지만 이동빈 전 행장이 선임된 건 10월이었다. 이 사이 비상임이사가 은행장 직무 대행을 수행하는 등 무려 6개월의 경영 공백이 발생했다.

이번 수협은행 인선 역시 파행이 예상된다. 지난 인선과 마찬가지로 외부 인사의 숫자가 부족한 탓이다. 수협 안팎에선 벌써 추후 2차 공모에 나설 후보자가 거론되기까지 한다. 세간의 예견대로 오명의 역사가 되풀이될까. 오는 24일 수협은행 행추위원들의 선택을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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