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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사업재편 5년 SKC, 재무부담 경감 화두로①SK넥실리스 인수 등 현금출자액 1.8조 상회…순차입금 증가·투자여력 포화

이민호 기자공개 2024-10-02 08:09:57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08: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2020년 SK넥실리스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에 매진해왔다. 약 5년이 지난 현재 SKC는 SK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반도체 소재, 친환경 소재 사업 중심의 유력 중간지주사로 변신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은 동시에 재무 부담을 가중시켰다. 지난해부터 현금창출력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순차입금이 4년 반 만에 1조1000억원 넘게 늘었다. 이중레버리지비율도 140%를 넘겨 자회사 출자여력이 포화 상태를 넘어섰다.

◇2020년부터 대대적인 사업재편…4년 6개월간 현금출자 1.8조

SKC는 2019년까지만 해도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프로필렌글리콜(PG)을 제조하는 화학사업이 중심이었다. 그룹 지주사 SK의 자회사 중에서도 지분율이 40.64%로 지배력이 비교적 높은 자회사로 분류됐지만 2014년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인수를 제외하면 이종산업 투자 통로로서의 활용도도 미미했다.


SKC가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것은 2020년부터다. 그해 1월 이차전지 동박 제조사 KCFT(현 SK넥실리스) 지분 100% 인수에 1조200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한 것이 그 시작이다. SKC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5200억원이 넘는 돈을 출자한 데 이어 6900억원의 빚(신디케이트론)을 졌다.

SKC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이어지면서 막대한 돈이 소요됐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년 반 동안 SKC가 별도 기준으로 자회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현금출자한 총액은 1조8602억원에 이른다. △2020년 5239억원 △2021년 3215억원 △2022년 3459억원 △지난해 6179억원으로 2018년 659억원이나 2019년 55억원과 비교하면 급격히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만 보면 특수관계자에 대한 현금출자액이 510억원으로 숨을 고르는 듯하지만 이번달 SK넥실리스 모회사(지분율 100%)이자 특수목적법인(SPC)인 SKCFT홀딩스에 대한 7000억원 출자가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연간 출자액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이 기간 SKCFT홀딩스에 대한 출자액이 873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반도체 테스트 소켓 제조사 ISC 5255억원, 미국 반도체 유리 기판 제조사 앱솔릭스(Absolics) 1281억원, 생분해 플라스틱(PBAT) 제조사 SK리비오(옛 에코밴스) 610억원, 미국 반도체 패키징 회사 칩플렛(Chipletz) 208억원 등 출자가 두드러졌다. 일본 투자회사(SK Japan Investment) 1002억원과 영국 투자회사(NEX Investment) 514억원 등 출자 사례도 포함됐다.

SKC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계획은 2021년 9월과 지난해 7월 잇따라 발표한 중장기 성장전략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SKC가 계획하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세 가지 축은 △이차전지 소재(동박·실리콘 음극재) △반도체 소재(유리 기판) △친환경 소재(생분해 플라스틱·생분해 라이멕스)다. 이를 위해 SKC는 2020년 2월 핵심 사업인 화학사업부문을 SK피아이씨글로벌로 물적분할한 데 이어 2022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을 인정받았다.

◇EBITDA 적자전환 현금창출력 위축…4년 6개월간 순차입금 1.1조 증가


공격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은 재무 부담도 가중시켰다. 모회사인 SK로부터의 자금 지원(출자)이 없었던 만큼 SKC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재원을 직접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마이너스(-) 437억원으로 적자전환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513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현금창출력에 위기를 맞았다. 반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9년말 1조6055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올해 상반기말 2조7467억원으로 4년 반 만에 1조1000억원 넘게 늘었다.

이 때문에 SKC가 재무 부담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SKC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중장기 성장전략에 따르면 2027년말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세 가지 축인 이차전지 소재, 반도체 소재, 친환경 소재 사업에 합산 6조원 안팎의 투자가 예정돼있다. 다만 올해 비주력 사업 정리로 확보한 현금을 재무건전성 제고에 주로 이용하면서 투자금액은 향후 수정될 가능성은 있다.

SKC의 지분투자 여력은 이미 수용 범위를 넘어선 상태다. SKC의 별도 기준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은 올해 상반기말 2조4816억원으로 4년 반 만에 1조4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이 때문에 지주사의 자회사 출자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021년 100%를 넘겼고 올해 상반기말 141.2%에 이르렀다. 2019년말 69.0%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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