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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K-금융 빌드업]기회의 땅, 폴란드를 주목하는 이유③시중은행 4곳 모두 진출…국내 기업 진출 앞으로도 늘어날 것

브로츠와프(폴란드)=조은아 기자공개 2024-09-30 12:47:26

[편집자주]

국내 기업에게 유럽은 업종을 불문하고 난공불락의 시장으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수십 년 전부터 끊임없이 도전해온 건 그만큼 매력적이고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을 따라 은행권에서도도 유럽 시장을 꾸준히 두드려왔다. 독일과 폴란드, 헝가리 등 유럽 현지 시장을 들여다보고 국내 기업의 유럽 진출을 현지에서 돕고 있는 금융사들의 생생한 얘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기업들의 폴란드 진출이 활발하다. 과거 주변 강대국들의 침략이 끊이지 않았던 비운의 국가가 어느덧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폴란드의 지리적 이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등이 한국 기업들을 끌어당겼다.

최근 몇 년 사이엔 기존 가전과 자동차 부품, 전기차 배터리를 넘어 방산, 철도, 원전 사업 등 한국 기업의 진출 영역도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국내 금융권도 바삐 폴란드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럽 최대 배터리 클러스터 위치…최근엔 방산도 주목

폴란드는 어원 그대로 '평평한 대지'를 뜻한다. 실제로 폴란드는 우리나라와 달리 산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폴란드가 동유럽에서 각종 산업의 생산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이노텍이 브로츠와프에, LG전자가 므와바에 각각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LS그룹의 LS전선도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부품 생산법인과 통신 광케이블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HL그룹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 만도는 2014년 일찌감치 폴란드에 생산공장을 지었다.

폴란드는 2004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외국기업의 직접 투자가 폴란드의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약 400개의 한국 기업이 투자 인센티브 정책을 활용해 폴란드에 진출했다.

앞으로도 한국 기업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 정부의 법인세 감세 혜택, 지리적 이점, 상대적으로 한국과 비슷한 노동 문화 등의 영향이다.

폴란드는 균등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기업 규모 이외에도 투자 지역에 따라 법인세 면제 비율에 차등을 두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모여 유럽 최대의 배터리 클러스터를 형성한 브로츠와프의 경우 대기업은 최대 20%의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대 50%까지 감세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지리적으로도 유리하다. 유럽의 중심에 있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등 서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용이하다. 현대차 공장이 있는 체코, 기아 공장이 있는 슬로바키아까지 차로 1시간∼1시간 반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물류 관련 인프라 역시 잘 갖춰져 있다.

선진국에 비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노동 문화 역시 다른 유럽 국가와는 다르다. 현지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폴란드 국민은 한국과 국민성이 비슷하며 전쟁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어 한국인과 정서적 유대감도 상당한 편"이라며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장시간 근로도 기피하지 않고 힘든 일 역시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전경.

◇최근 2년 사이 기업·하나·국민은행 진출

한국 기업들을 따라 국내 은행들도 하나둘 폴란드에 진출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에는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이 사무소를 두고 있다. 코리아데스크를 준비하고 있는 KB국민은행까지 더하면 시중은행 4곳이 모두 자리잡았다.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최근 2년 사이 진출했다. 사무소를 넘어 지점 전환, 법인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곳도 여럿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열었다. 당초 2018년 사무소를 개소하려 했으나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연되면서 지난해 5월에야 사무소를 열 수 있었다.

기업은행은 현재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이 기존 2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으며 바르샤바와 브로츠와프롤 오가며 법인 전환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폴란드에 유럽법인을 세우는 곳은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2014년 LG그룹의 생산공장들이 밀접한 브로츠와프에 현지 사무소를 열었고 우리은행도 2017년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열었다. 카토비체는 아래로 현대차 공장이 있는 체코와 가깝고, 삼성SDI가 진출해 있는 헝가리와도 접근성이 좋다. 우리은행은 기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위치는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다. 전환이 마무리되면 한국 은행권 최초의 폴란드 은행 지점이 된다.

하나은행도 올해 바르샤바에 사무소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국민은행도 폴란드 진출에 첫발을 내디뎠다. 폴란드 페카오은행(Bank Pekao)과 코리아데스크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 페카오은행은 폴란드 현지 2위(자산기준) 은행이다.

2023년 5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폴란드 사무소 개소식'에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사진 왼쪽 여섯번째)이 주요 인사들과 함께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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