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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현물이전 시행, 10월 말로 늦춘다 오전 긴급간담회 개최, 은행권 준비 부족 반영

황원지 기자공개 2024-10-10 15:15:26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의 시행시기를 10월 말로 연기한다. 당초 15일로 시행이 예정돼 있었으나 은행권 중심으로 시스템 준비가 늦어지면서 결국 시행을 늦추기로 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퇴직연금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금융감독원은 이 자리에서 이달 15일 예정돼 있던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 시기를 이번달 말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

은행권의 준비가 늦어진 영향이 컸다. 지난주와 이번주 초 금융감독원이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15일 오픈 가능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은행권과 중소 증권사, 일부 보험사들이 기한을 맞출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한글날 연휴 전날인 8일 이들 은행을 불러들여 현재 상황을 파악했고, 15일 시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시기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간담회에 참석한 퇴직연금 업계 관계자는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현물이전 시스템 준비가 늦어졌고, 이들 은행이 내년에야 시스템이 준비된다고 통보하자 금융감독원이 부랴부랴 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15일 시행을 강행하겠다고 했으나 입장을 선회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2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일부 사업자들이 늦어지더라도 준비가 된 곳들을 중심으로 15일에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준비가 미흡한 사업자들이 예상보다 많은 데다, 먼저 시행하는 사업자들이 손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기한을 30일로 늘린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는 가입한 상품 그대로 퇴직연금 계좌를 옮길 수 있는 제도다. 이전까지는 가입자가 계좌를 A증권사에서 B은행으로 옮기려면 보유 상품을 모두 현금화 해야했다. 하지만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 이 과정 없이 바로 사업자를 이동할 수 있다. 전환이 쉬워지면서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경쟁을 통해 고객 수익률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기대와 달리 실제 시스템 준비가 늦어지면서 업계에 일대 혼란이 일었다. 퇴직연금 현물이전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각 사업자의 시스템과 한국예탁결제원 시스템이 합을 맞춰 작동해야 한다. 사업자들 사이에서 계좌 데이터를 중개해주는 게 예탁결제원이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에서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예행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오류와 충돌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이에 사업자들 사이에서 시행 기한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모든 사업자들이 참가해야 의미가 있다고 봐서다. 15일 시행 이후 일부 사업자들이 준비 미흡으로 현물이전이 불가능한 결과가 나오면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특히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증권업계에서는 은행업권이 준비 미흡으로 기한을 맞추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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