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4000억 CB 재발행 성공 주가 하락 불구 투자자 몰려, 3년 전 대비 발행조건 개선…BTS 복귀 기대감
이지혜 기자공개 2024-10-21 11:13:1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 등 각종 이슈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CB를 순조롭게 발행했다. 하이브의 성장잠재력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눈에 띄는 점은 하이브의 CB발행조건이다. 주가가 떨어지고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는데도 오히려 CB 발행 조건은 과거 대비 개선됐다. 하이브의 협상력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BTS) 복귀와 위버스 플랫폼 성장 등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기 전 CB 조기 발행으로 ‘상환 리스크’ 해소
하이브가 17일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사채의 권면총액은 4000억원이다. 하이브는 조달한 자금을 모두 채무를 상환하는 데 쓴다고 밝혔다.
하이브가 상환해야 할 채무는 2021년 발행한 CB다. 하이브는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인 11월 5일 만기 5년짜리 CB를 4000억원 발행했다. 당시 조달한 자금은 두나무의 신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다.
하이브가 만기 도래 전 CB를 부랴부랴 발행한 이유는 당시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구가 빗발쳐서다. 하이브 주가는 2021년 40만원대를 넘어섰지만 현재 18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에 따라 당시 하이브 CB를 매입했던 투자자들이 원금상환을 요구,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 행사 비율이 사실상 100%에 이르렀다. 결국 2021년 발행한 CB 4000억원을 11월 5일까지 모두 갚아야 하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혹자는 하이브가 CB를 발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021년과 이번 CB 발행을 주관하는 미래에셋증권을 우려하는 시각마저 나왔다. 미래에셋증권이 3년 전과 달리 수천억원짜리 하이브의 CB 폭탄을 떠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기우가 됐다. 하이브는 2021년보다 좋은 조건으로 CB를 발행해서다. 심지어 상환일보다 약 20일 가까이 일찍 자금을 확보해 두면서 유동성을 확보해 리스크를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다음 달이 돼야 CB를 발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오히려 조기에 자금을 조달했다”며 “조달 조건도 양호했다”고 말했다.
◇리픽싱 없는 20% 할증 CB…주가 상승 기대 반영
하이브는 2021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CB도 표면이율은 0%로 설정됐다. 눈에 띄는 점은 할증률이다. 2021년에는 기준주가 대비 10% 할증해 전환가액이 설정됐지만 이번에는 20% 할증해 전환가액을 정했다. 즉 투자자들이 이번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때 더 높은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가치가 올라야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다.
또 이번에 발행하는 CB에는 리픽싱 조항도 없다. 리픽싱(refixing)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전환가액을 낮추는 조정 장치를 말한다. 리픽싱 조항이 없으면 하이브 주가가 떨어져도 전환가액은 고정된 채로 유지되기에 투자자에게는 불리해도 하이브는 주식가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번 CB 발행의 주요 특징은 과거 대비 개선된 조건이다. 현 주가 대비 20% 할증된 가격으로 전환가액이 결정되었는데, 이는 2021년 3회차 CB 발행 당시 10% 할증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표면금리와 만기이자율은 모두 0%로, 3회차 CB와 동일한 조건을 유지했다. 최근의 금리 상승 환경에도 불구하고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 것이다.
또한 주목할 만한 점은 리픽싱 조항의 부재다.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이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조치로 해석되며, 회사의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조건 개선은 하이브의 시장 내 위상과 협상력이 강화되었음을 시사한다.
발행한 CB는 미래에셋증권이 39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이 100억원가량 총액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캐피탈이 해당 CB를 순조롭게 셀다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하이브의 이번 CB 발행은 최근 불거진 거버넌스 이슈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시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그러나 CB 발행에 성공하면서 하이브가 자본시장에서 영향력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히 주요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BTS의 원전체 활동을 가정하면 하이브의 2025년 영업이익은 약 4000억원이 될 것”이라며 “올해 기준으로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의 합산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하이브의 주가 전망도 밝다고 판단했다. 그는 “4분기부터 실적 컨센서스 하향 흐름이 마무리되는 것이 확인된다면 주가도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50% 이상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하이브를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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