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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국감서 '금융위와의 엇박자' 해소할까 금융위 국감부터 '월권' 지적 쏟아져…'서울대 선배' 김병환 위원장과 의견조율 눈길

김보겸 기자공개 2024-10-16 17:16:4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의견 대립은 올해도 반복될까. 김주현 전 금융위원장과는 공매도 금지 등 굵직한 금융현안에서 견해차를 보여 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대 1년 선배' 김병환 금융위원장과는 의견조율이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월권' 논란을 뒤로 하고 금융위와의 엇박자 논란을 해소할 지 주목된다. 앞서 국감을 진행한 김병환 위원장이 "금융 컨트롤타워 역할은 금융위가 해야 한다"고 못 박은 만큼 이복현 원장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향하고 있다.

이 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앞서 지난 10일 진행한 금융위 국감에서 이 원장을 향한 여야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진 바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금융 부정대출 건과 관련해서 "금감원이 무소불위 권한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며 이 원장의 월권을 지적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계부채 대책 관련해 "금융권의 컨트롤타워는 어디인가"라고 질의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에 김병환 위원장은 "이복현 원장이 그때그때 상황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부각되다 보니 혼선이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며 "금융 컨트롤타워는 제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금감원의 '월권' 논란에 대응해 금융위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것이다. 이 원장 체제의 금감원은 김주현 위원장 당시의 금융위보다 한층 광폭 행보에 나서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시장 이슈에 금감원이 선제 대응하면 금융위가 제도를 보완하는 식으로 한발 앞서 나가면서다.

이 원장 취임 첫 해 국감에서의 장면이 상징적이다. 지난 2022년 10월 금융위 국감에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할 수 있냐는 질문에 김주현 당시 위원장은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반면 이 원장은 "어떠한 시장 안정조처라도 취할 수 있다"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시장은 이를 이 원장과 김주현 위원장의 공개 충돌로 해석했다.

하지만 김병환 위원장 체제에서는 이 같은 불화설이 빠르게 진화되는 모습이다. 이 원장과 김 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1년 선후배 사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양측 수장들이 학교 선후배 사이이긴 하지만 사석에서도 호칭은 '선배'가 아닌 '위원장님', '원장님'으로 상호 존대를 하고 있다"며 "김병환 위원장이 의견을 내면 이 원장이 조율하는 식으로 메시지를 관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도 이 원장과 김병환 위원장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김병환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데다 이 원장 역시 윤 대통령의 '적통자'로 통하고 있다. "금감원장 최초로 현 정부와 5년 임기를 함께 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의 '오복현'이라는 별칭까지 생길 정도다.

실제 김병환 위원장 취임 이후에는 금감원의 '패싱 논란'도 급격히 줄어든 모양새다. 김병환 위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있었던 지난 7월22일 이 원장은 자주 하던 브리핑마저 멈출 정도였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김병환 위원장이 항상 앞서가도록 이 원장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며 "청문회 당시 브리핑에 나서지 않은 것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금감원과 금융위가 한날 한시에 금융회사 CEO 간담회를 동시 소집하며 엇박자 논란을 키웠던 것과도 대비된다. 지난 2022년 11월 김주현 당시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그룹 회장들 간 간담회가 미리 예정돼 있었지만 이 원장이 같은 날 은행장과 증권사 CEO들을 긴급 소집하며 양 기관의 의견 대립이 표출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김병환 위원장의 "컨트롤타워는 금융위" 발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 "큰집이 큰집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과거에는 수장들의 대외적인 활동에서 금감원이 컨트롤타워처럼 비쳤다면 이제는 김병환 위원장이 현안에 대해 인터뷰도 나서고 10년 만에 정례 기자간담회도 나서는 등 방향 제시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금융위가 컨트롤러 역할을 하면 금감원이 이를 뒷받침할 것" 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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