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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SUN&L에 인생 걸었다…내년 1분기 흑자전환 목표"이윤규 대표, 매출 2000억 달성 목표 제시…목재 중단 후 뷰티 용기 제조사 탈바꿈

최현서 기자공개 2024-10-16 07:49:19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곳을 인천에서 가장 멋진 곳으로 만들고 싶다. 어떤 임원은 퇴직금을 털어서 SUN&L 주식을 샀다. 이곳에 인생을 걸었다."

최근 인천 중구 SUN&L 본사에서 만난 이윤규 대표(사진)는 SUN&L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기존 사업인 목재 제조업을 접고 생활용품·화장품 용기 제조 전문업체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SUN&L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자신한다는 의미다.

올해 초 부임한 이 대표는 이른 시일 내에 별도 기준 연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목재 제조업으로 빠진 매출을 채움과 동시에 내년 초에 흑자 전환을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생활용품·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인수로 기술력 확보

1959년 10월에 세워진 SUN&L의 근간은 목재였다. 창립자인 정해수 전 회장은 자신의 아호를 따 '선창산업'으로 간판을 걸었다. SUN&L은 사세가 커지며 합판에서 가구 제조업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1990년대까지 인기를 끌던 가구 브랜드 '썬퍼니처'가 대표작이다. 가구를 만들다 보니 실내 인테리어로 눈을 돌려 2003년 12월 인테리어 전문 법인 '선창ITS(현 SUN&L인테리어)'도 물적분할했다.

그러던 SUN&L은 2021년부터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그해 4월 지금의 사명으로 탈바꿈했다. 선창산업의 영문명 'SUN'과 생활방식 제고(Lifestyle Level up)의 'L'을 따왔다. 지난해 말에는 SUN&L의 바탕인 MDF와 제재 제조 중단을 선언했다. SUN&L이 포함된 국내 합판 시장 점유율 상위 3개 기업 중 가장 빠른 결정이었다.

대신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생활용품·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사업으로 먹거리를 재편하고 있다. 이윤규 대표가 올해 1월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후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이 대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애경의 수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

이 대표는 "대표 부임 당시 SUN&L은 비유하자면 덩치는 큰데 근육이 하나도 없고, 뼈는 여기저기 부러진 상태였다"며 "뼈를 맞춰 골격을 세우고 근육을 붙여야 했는데 '다린'을 인수한 게 지금 보면 전략적 선택이 됐다"고 회상했다.

생활용품 중 펌프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삼는 다린은 2015년 SUN&L에 인수됐다가 2021년 초 SUN&L에 흡수합병됐다. 다린에 이어 SUN&L은 올해 6월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이루팩 지분 20만주(지분율 66.7%)를 취득했다.

이 대표는 이루팩 인수를 예상보다 빨리 진행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SUN&L이 가보지 않은 방향에 대해 빨리 알려주고 싶었다"며 "이제 SUN&L의 성장축은 화장품과 생활용품으로 바뀐다는 메시지를 빨리 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루팩의 기술력과 SUN&L이 갖고 있는 다린의 노하우의 선순환을 노리고 있다. SUN&L은 이루팩을 통해 그동안 화장품 용기에 적용하지 않았던 다린의 기술력을 투입한다. 또 이루팩의 특장점 중 하나인 이중 사출(한 기계 내에서 두 가지 색을 한번에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해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다린은 생활용품 펌프가 주력이고 이루팩은 화장품 용기가 메인이기 때문에 두 기술을 융합하면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며 "일반 사출을 잘하는 업체는 많지만 이중 사출을 무리없이 할 수 있는 곳은 드물기 때문에 이루팩을 인수한 것도 있다"고 했다.

◇해외 시장·M&A로 별도 매출 2000억 정조준

이 대표는 별도 기준 연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우선 SUN&L은 사업의 핵심이었던 목재 생산을 중단하면서 발생한 매출 공백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SUN&L은 올 반기 별도 기준 매출 789억원, 영업적자 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1306억원)은 39.6% 감소했다. 영업적자 폭이 같은 기간(146억원) 대비 72.7% 줄어든 점은 위안이 됐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SUN&L은 지난달 철제로 된 용수철을 플라스틱으로 교체한 '올플라스틱 펌프'를 미국에 수출하며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대표는 "철 스프링의 복원력을 플라스틱으로 구현하는 게 어려운데, 이를 경쟁력있게 만드는 곳은 전 세계에서 사실상 SUN&L뿐"이라며 "현재의 올플라스틱 펌프 용량을 더 키운 뒤 저변을 넓히면 연간 300억원까지 수출 규모를 늘릴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M&A 카드도 고민하고 있다. 연 2000억원 매출이라는 목표를 빠르게 달성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구상 때문이다.

그는 "내년 중 머릿속에 생각하는 목표 회사, 분야가 다 정해져 있다"며 "인수 물망으로 오른 업체의 대표와 인수 의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목재에서 생활용품·화장품 용기 업체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는 SUN&L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연결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 4분기 중 손익분기점(BEP) 달성, 내년 1분기 중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나도 지난달에 SUN&L 주식을 샀다. SUN&L이 반드시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한때 SUN&L 공장에 3000명이 있던 과거의 영광을 다시 갖고 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주주들에게도 즐거움과 행복을 나눠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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