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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 'CCTV 기록 강자' 아이디스, 성공적 지주사 체제 '우뚝'①김영달 대표, 미국생활 시절 넓힌 안목…지배력 강화·덩치 키우기 '일석이조'

최현서 기자공개 2024-10-25 13:05:56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달 아이디스홀딩스 대표는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의 애제자 중 한 명이다. 이 총장이 KAIST 전산학과 교수였던 시절에 밑에서 수학했다. 이 총장의 제안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넘어가 원자 현미경 제조업체인 'PSI'에서 교환 연구원을 경험했다.

굴지의 IT 기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목격한 게 사업 초석이 됐다. 김 대표는 '내 분야에서 글로벌 1위가 되자'는 결심을 이때 했다고 한다. 2년 뒤 국내에 돌아와 '아이디스'를 세웠다.

아이디스가 내놓은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기술은 아날로그로 폐쇄회로화면(CCTV)을 기록하던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쓰일 보안 장비 유통권을 따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인 영상 보안 업체로 발돋움한 계기가 됐다.

◇'글로벌 1위 꿈' 출범, DVR 기술 바탕으로 '순항'

김 대표는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때 맺어진 이 총장과의 인연으로 1995년 미국에서 PSI 교환 연구원을 할 수 있었다. 더 넓은 세상을 보라는 이 총장의 뜻을 따랐다.

이 총장은 '괴짜'로 유명하다. 교수 시절 학생들에게 자신의 컴퓨터를 해킹하도록 시험 문제를 낸 일화가 있다. 이 총장은 유명세를 타 2000년에 방영된 드라마 '카이스트' 속 특이한 전산과 교수의 실제 모델로 차용될 정도였다.

이 총장이 갖고 있는 또 다른 별명은 '벤처의 아버지'다. 학문, 사업 등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1등이 돼야 한다는 게 이 총장의 지론이었다. 김 대표를 비롯해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신승우 네오위즈 창업자 등이 그의 교육 철학을 따른 제자들이었다.

이 총장의 의도대로 글로벌 IT 기업의 운영 방식을 체감한 김 대표는 2년 뒤인 1997년 아이디스를 세웠다. 김 대표가 몸 담은 분야에서는 세계 1위가 되겠다는 각오와 함께 아이디스의 문을 열었다.

생각으로만 끝난 게 아니다. 김 대표는 아이디스 설립 직후 DVR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1990년대 말 CCTV는 비디오테이프로 영상을 녹화하고 있었다. 비디오테이프를 보관할 공간 확보도 문제였지만 녹화를 거듭할수록 영상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DVR은 CCTV가 찍은 영상을 디지털 파일로 저장해주도록 하는 기술이었기 때문에 화질이 열화되지 않았다.


세간의 주목을 끈 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였다. 올림픽 주체 측과 보안 장비 공급 계약을 단독으로 맺었다. 1999년 매출 23억원, 영업이익 5억원이었던 실적이 시드니 올림픽 직후인 2001년 매출 161억원, 영업이익 64억원으로 뛰었다. 2년 만에 매출은 약 8배, 영업이익은 13배가량 급성장했다. DVR이 매출의 95% 이상을 차지하며 아이디스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성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200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10년 아이디스가 차지하는 국내 DVR 제작 총 생산액(2000억원)의 50%는 아이디스가 차지할 정도로 입지를 굳혔다.

◇지배력 약화로 아이디스홀딩스 설립, 적극적 M&A 눈길

아이디스 역사에서 가장 큰 변곡점은 2011년 7월 진행된 지주회사로의 변환이다. DVR 생산, 유통, 판매 등의 사업을 인적분할해 '아이디스'를 세웠다. 존속법인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아이디스홀딩스'가 됐다.

당시 김 대표 중심의 취약한 지배력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 배경이 됐다. 201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디스의 특수관계자 지분은 19.92%에 불과했다. 최대주주는 17.21%의 지분(172만4630주)을 갖고 있던 김 대표였다. 창업 멤버인 류병순 전 아이디스홀딩스 공동대표(1.78%, 17만8730주), 정진호 전 아이디스 부사장(0.92%, 9만2470주)도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안정적인 지배력을 구축하는 데에 역부족이었다.

반면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외부 세력은 많았다. 2008년 18.57%(185만9893주)였던 외부 지분은 2010년 말에는 39.23%(393만6972주)까지 확대됐다. 김 대표와 친했던 김정주 전 회장의 NXC 지분 9.58%(96만6007주)를 제외해도 5% 이상 외부 지분은 특수관계자 지분을 훌쩍 넘는 29.65%(297만965주)였다.

아이디스홀딩스를 기반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덕에 아이디스의 지배력을 굳힐 수 있었다. 2011년 말 기준 아이디스홀딩스는 아이디스 지분 15.61%(48만4931주)를 확보했다. 그 해 아이디스의 특수관계자 지분은 아이디스홀딩스와 김 대표를 포함해 35.87%(111만4487주)까지 늘었다. 백기사 NXC가 보유한 지분까지 합치면 46.87%다.

시간이 흘러 특수관계자의 변동은 있었지만 올 상반기 기준 김 대표와 지주사 중심의 지배구조는 공고하다. 이 기간 아이디스 특수관계자 지분은 46.66%에 달한다.

지배력 안정화를 위해 택했던 지주회사를 통해 몸집 불리기도 꾸준히 진행했다. 아이디스홀딩스는 2012년 산업용 디스플레이 제조사 '코텍' 인수를 시작으로 2021년 KT로부터 국내 1위 무전통신사 'KT파워텔(현 아이디스파워텔)'을 사들였다. CCTV 보안에서 다른 IT 부문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까지 블랙박스 시험 업체 '링크제니시스', 미국의 CCTV 시장 점유율 6위 업체 '코스타 테크놀로지'까지 새 식구 맞이했다.

2011년 말 7개에 불과했던 계열사는 올해 상반기 기준 30개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 아이디스홀딩스의 연결 자산총계는 1756억원에서 1조1897억원까지 늘어났다.

아이디스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추가적인 M&A 계획은 없는 상태"라면서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M&A가 필요한 분야는 있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마다 자금 여력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M&A 계획은 없지만 매년 2~3개 정도의 회사를 M&A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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