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오 속도 맞춘 정의선 회장, 사업 협력 물꼬 텄다 정 회장 "계속되길 기대"…아키오 회장 "한국 재방문 계획 있어"
용인=이호준 기자 공개 2024-10-28 09:03:1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7일 1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이 출발선에 나란히 정렬했다. 어느 한쪽이 먼저 앞서지 않고 서로의 페이스를 존중하며 달렸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뵈면 좋겠습니다"라는 말도 남겼다. 이번 만남이 두 거대 아시아 완성차 기업의 사업 협력으로 이어질 물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현대차와 토요타가 27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개최한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특히 이날 오후 5시10분경 진행된 짐카나 시상식은 양사의 협력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드라이버 시상을 마친 후 마이크를 잡은 정 회장은 "비 오는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토요타 가주 레이싱과의 협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드라이빙 팬들에게 꾸준히 만족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프닝 때와 같이 한국어로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넨 아키오 회장은 "2주 후 일본에서 WRC 재팬 랠리가 개최된다"며 "비록 개최지는 일본이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회사가 함께하는 경기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두 회장은 내내 거센 빗길에서도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특히 기념사진 촬영에서 비를 계속 맞으면서도 밝은 표정을 취했다. 현대 N, 토요타 가주 레이싱 드라이버들과 함께한 촬영 역시 정 회장은 브이 포즈로 활짝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공식 일정의 마지막 순서인 퍼레이드에선 두 회장의 조화가 가장 잘 드러났다. 아이오닉 5 N에 올라 먼저 출발 준비를 마친 정 회장은 아키오 회장의 정비와 속도가 다소 느린 것을 보고 출발선에서 2~4분여간 멈춰 섰다. 이후에도 서로의 간격을 최대한 비슷하게 유지했고 스피드웨이 두 바퀴를 돌고 퍼레이드를 마무리했다.
아키오 회장은 퍼레이드랩 순서가 끝난 뒤 한국을 또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레이스가 좋았다"라며 "한국은 또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는 양사의 협력이 한층 더 큰 규모로 확장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수소와 로보틱스 등 미래차 분야가 주요 협력 영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는 단순 수소차를 넘어 각 계열사의 역량을 모아 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전 과정에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경우 타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인프라 구축이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독자 행보로는 비용과 인력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1위 토요타를 든든한 파트너로 삼을 수 있다면 수소 생태계 구축에 강력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보틱스 분야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 중인데 올해 상반기에만 2000억원의 순손실을 냈을 정도로 손익 개선이 더디다. 이에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최근 토요타리서치의 거대행동모델(LBM) 학습 관련 전문지식을 활용해 협력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티켓 예매 사이트가 개설된 지난 8일 하루만에 관람석 전석이 매진되는 등 모터스포츠 팬들을 비롯한 수많은 고객들의 뜨거운 관심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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