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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펴는 CJ바이오, 파이프라인 우선순위 '전열' 다진다 [현장줌人]15개 파이프라인 중 추린 7개, '면역항암·IBD·파킨슨' 주력

김성아 기자공개 2024-10-31 09:17:0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대표주자 CJ바이오사이언스가 2021년 CJ그룹 품에 안긴지 3년여가 흘러 전열을 다듬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해 파이프라인을 대거 사들이며 공격 확장 전략을 예고한 뒤 행보가 우선순위를 정하는 가지치기였다.

현재 CJ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한 파이프라인은 총 15개. 이 중 절반가량인 7개 파이프라인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내세웠다. 사업의 영속성을 위해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방침이다.

◇CJ그룹 품에 안긴 지 3년여, 정중동 행보 지나 파이프라인 조정 단계

CJ바이오사이언스의 모태는 천랩이다. 천종식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가 창업한 회사로 대표적인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텍으로 꼽힌다.

2021년 CJ그룹에 안기면서 CJ제일제당이 보유한 유산균 노하우 등과 시너지를 내며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성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수년간 행보는 정중동. 주가는 2021년 6만원대에서 현재 1만원대로 급전직하한 상황이다.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사그라든 건 물론 이렇다 할 글로벌 약물도 탄생하지 못했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CJ그룹과의 시너지도 사실상 요원하다는게 수년간을 지켜본 시장의 평가였다.

하지만 작년들어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며 주목받았다. 면역항암 타깃 신약후보물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계획을 승인받은 데 이어 영국 4D파마로부터 마이크로바이옴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기도 했다.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 확보, 기술수출 2건을 통해 '글로벌 1등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현재 CJ바이오사이언스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29일 서울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2024 KoNECT-MOHW-MFDS 인터내셔널 컨퍼런스'에서 더벨과 만난 최정식 CJ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팀장(사진)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파이프라인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약 1년 전 CJ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팀에 합류했다. 페링제약, 일라이 릴리 등 빅파마를 거쳐 SK바이오팜·이뮨온시아의 사업 개발을 담당한 인물이다.

◇여전히 '마이크로바이옴' 주력, 라이선스 아웃 작업도 병행

CJ바이오사이언스의 파이프라인은 4D파마로부터 도입한 11개 파이프라인 포함해 총 15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발표된 건 7개다. 자체 파이프라인 4개, 4D파마 도입 파이프라인 3개다. 그렇다고 나머지 8개 파이프라인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일각에서 파이프라인 재편을 매각으로 이해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연히 모든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개발할 수는 없으니 현재 주력해야 하는 파이프라인 위주로 우선순위를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머크의 PD-1 블록버스터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인 경구용 면역항암제 ‘CJRB-101’이다. 현재 병용요법을 기반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1/2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임상은 연내 마무리 예정으로 내년 2상 진입 계획 중이며 미국 임상은 환자 모집 단계에 있다.

그 다음 주력 파이프라인은 염증성장질환(IBD) 타깃 CJRB-201과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PD) 타깃 CJRB-302다. 두 물질 모두 비임상 단계다.

CJRB-302의 경우 미국신경과학회에서 동물실험모델에서 파킨슨병 주요 인자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축적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이 크게 줄고 운동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개선됐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6년까지 이들 3개 파이프라인을 라이선스 아웃하겠다는 계획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특장점이 굉장히 안전하다는 것”이라며 “임상 1상은 안전성 평가이기 때문에 무난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팀장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전 세계적으로 신약 개발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오텍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파이프라인에 대한 조기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강의를 했다.

그는 “이미 많은 질환에 대한 치료제가 시장에 나온 상태고 대체 치료제 시장 역시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며 “회사마다 각자 기준에 따라 파이프라인의 우선순위를 정해 전체 파이프라인의 밸류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팀장이 제시한 최적화 기준은 △파이프라인 간 다양성 확보 △인력·비용 측면의 효율성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과 외부 도입 파이프라인의 적절한 비율 조정 등이 있다. 각 파이프라인의 가치보다는 전체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데 있어 회사 자원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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