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블스톤운용, 퍼시픽타워 제값 받을 수 있나 매수자 우위 시장, 오버페이 지양 분위기 '관전포인트'
이명관 기자공개 2024-11-06 09:04:29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09:52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블스톤자산운용이 매각 중인 퍼시픽타워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퍼시픽타워가 속한 중심업무지구(CBD)에서 최근 거래되고 있는 오피스의 가격을 비교하면 괜찮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다만 최근 CBD에서 매물로 나온 중대형 오피스들이 상당수 있는 터라 가격 측면에 더해 거래 성사여부도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오피스 매매 시장은 매수자가 협상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페블스톤자산운용은 퍼시픽타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세빌스코리아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퍼시픽타워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에 자리하고 있다. 지하 7층~지상23층 규모로 연면적은 5만9500㎡ 정도다.
페블스톤자산운용은 2018년 페블스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를 통해 퍼시픽타워를 매입했다. 해당 펀드엔 주택도시기금이 단일 수익자다. 인수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주택도시기금 1900억원 자금을 유치했다. 이외 나머지는 담보대출로 충당, 총 4300억원에 인수했다. 평당 단가는 2385만원 정도다. 퍼시픽타워가 속한 중심업무지구(CBD)의 거래가격과 비교하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최근 CBD에서 거래된 대표 오피스는 돈의문 디타워다. 매도자는 마스턴투자운용, 매수자는 NH농협리츠운용이다.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핵심 임차인이 이탈하는 이슈가 발생하면서 다소 가격이 하락했지만, 그럼에도 평당 3500만원 선은 유지됐다. 평당 단가를 고려한 전체 인수가격은 9000억원 정도다.
만약 디타워 거래 수준에서 퍼시픽타워의 가격을 산정하면 6300억원 정도다. 시세차익으로만 2000억원 가량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원하는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시장은 매수자가 우위에 있다. 원매자들도 공격적으로 가격을 베팅하지 않고 있다. 자연스레 매수 호가가 낮아지곤 한다.
최근 CBD의 가격은 평당 3000만원 초중반대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랜드마크급이 돼야 3000만원 중반대까지 인정을 받고,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오피스는 3000만원을 방어하기 벅찬 곳도 있다.
더욱이 최근 중심업무지구(CBD)에 있는 오피스 빌딩들이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CBD의 랜드마크 빌딩으로 꼽히는 서울파이낸스타워(SFC)와 크레센도빌딩, KDB생명 타워 등이 매각 중이다. 모두 몸값을 보면 중대형급이다. 을지 파이낸스 센터, 을지로 센트럴 오피스 등 개발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도 매각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비교 우위에 있는 물건들로 원매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또 시장에 자금이 줄어든 것도 가격을 베팅하는 데 부정적인 요소가 될 전망이다. 최근 대형 매물이 잇따라 새주인을 찾아가면서 하반기 기관별로 대체투자로 향할 자금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언급한 디타워도 아직 재원 조달작업이 진행 중이다. 올해의 랜드마크 거래로 손꼽히는 더에셋도 삼성SRA자산운용이 자금조달을 진행 중이다. 더에셋의 몸값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
더에셋과 디타워 모두 랜드마크 빌딩들인 만큼 출자기관들로선 안전자산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든든한 금융계열사들이 앵커로 나설 예정이다보니 조달에선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꼬리표를 달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아무리 우수한 매물이라도 오버페이를 지양하고 있는 분위기다. 심지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탓에 에쿼티 투자자 유치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전반적으로 협상력 측면에서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우위에 있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매도자로선 거래 성사를 위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 최근 올해 상반기 클로징된 아크플레이스는 가격 조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최초 협의된 가격은 7600억원 정도였다. 그런데 인수자가 조달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결국 최종 매각가는 7000억원 정도도 낮아졌다. 평당 단가로 보면 400만원 정도가 할인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괜찮은 오피스 빌딩 정도만 거래가 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수송스퀘어, 아남타워, 케이스퀘어강남2 등 다수의 매물들이 조달 혹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랜드마크급의 매물들이 출회하자 몇몇은 아예 매각시기를 다시 잡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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