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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현장 in]네이버, 다른길 걷는 '헬스케어 사업'…AI 접목한 'B2B'나군호 헬스케어연구소장 "사내 부속의원 활용, 네이버클라우드 협업"

한태희 기자공개 2024-11-05 09:07:31

[편집자주]

신약 그리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현장'이 있다. 연구소이기도 하고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기지 건립'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래가 달린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극히 '네이버'스럽게 시작했다. 밖에 가서 사업할 생각 말고 인하우스에서 제대로 해보자고 했다. 사내 병원을 통한 직원들의 경험을 서비스에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

SK, 카카오, 롯데 등 국내 대기업의 헬스케어 사업은 주로 B2C에 초점을 맞췄지만 네이버는 달랐다. SaaS형 구독 모델로 병의원 대상 B2B, 기관 대상 B2G 사업을 표방한다.

사내 부속의원을 운영하며 병의원에 실무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1만50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복지 혜택을 제공하며 이들의 경험을 녹여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내 별도조직과 협업을 통해 헬스케어 사업에 AI(인공지능) 기술력을 접목했다.

◇병의원 대상 B2B 사업 추진, 의료용 '클로바노트' 도입

네이버의 헬스케어 사업은 2021년부터 본격화됐다. 연세의료원에 위탁해 온 '네이버 홈닥터' 서비스를 대신해 본사 내 부속 병원의 독자 운영을 시작했다. 국내 로봇수술을 최초로 도입한 나군호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헬스케어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진료과는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재활의학과, 비뇨의학과, 건강 검진 상담 및 내분비내과 등 5개로 늘렸다. 컴퓨터공학과 출신 차동철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혁신의료센터장으로 합류했다. 2022년에는 경기도 분당 신사옥 '1784' 4층으로 사내 병원을 이전했다.

나군호 네이버헬스케어 연구소장.

네이버클라우드 내 AI 연구 부서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NAVER CARE(헬스케어연구소) 내 부속 의원을 통해 사내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성을 검토한다. 기존 강점 분야인 클라우드, AI에 헬스케어를 접목한 사업 전략이다.

대표적인 게 의료용 '클로바노트'다. 작년 11월 정식 출시한 AI 회의록 관리 서비스 '클로바노트'를 의사, 간호사가 병원에서 쓸 수 있는 용도로 개발 중이다.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진단명을 의학 영어로 추출한다.

나군호 네이버헬스케어 연구소장은 "의료용 클로바노트는 단순 대화의 요약이 아니라 EMR과 연동한 의무 기록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며 "종이로 된 의무 기록 차트를 사진으로 찍으면 스캐닝해 표로 만들어주는 기능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의료 전 과정 접목한 AI, 돌봄 서비스 '케어콜' 확장

병원 예약과 사전 문진, 진료까지 의료의 전 과정에 AI를 접목했다. 세부적으로 Smart Survey 솔루션, Patient Summary 등으로 구체화 됐다. Smart Survey 솔루션은 환자에 대한 병력 청취를 온라인으로 수행하면 AI 기술로 그에 따른 진찰 사항이 의료용어로 자동 변환돼 EMR에 기록되는 서비스다. 의사에게 추천 상병도 제안해 준다.

Patient Summary는 CLOVA OCR과 AI Summary 기술을 통해 서로 다른 형태의 과거 검진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항목들을 분류, 정리,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이력 관리와 더불어 적절한 검진을 추천한다.

사내 의원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Voice EMR, Patient Summary.

사내 부속의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던 서비스를 점차 병의원과 지자체로 넓히고 있다. 의료용 클로바노트는 삼성의료원과 협력해 실증 사업을 하고 있다. 당장 병의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질적 어려움을 해결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나 소장은 "SK, 카카오, 롯데 등 대기업들이 비슷한 결로 개별 유저에게 접근했지만 우리가 희망하는 건 병의원 단위"라며 "그들이 가진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고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테크 프로바이더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클로바 케어콜도 헬스케어와 AI를 접목한 대표적인 B2G 사업이다. 돌봄이 필요한 독거 어르신, 중장년 1인 가구에 AI가 전화를 걸어 일상적인 안부를 묻고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한다. 올해 9월 기준 전국 지자체 229곳 중 절반 이상인 128곳에 도입됐다.

네이버의 AI '하이퍼클로바' 기술을 활용해 정서적 공감이 가능한 '자연스러운 대화'와 과거 대화 내용을 활용하는 '기억하기' 기능을 적용했다. 향후에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일상 영역 외에도 치매 예방 대화, 만성질환자 관리 등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나 소장은 "일단 안에서 잘하고 밖으로 가자는 네이버의 원칙이 있다"며 "현재 임직원이 1만5000명 정도 되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성심성의껏 헬스케어 서비스를 하다 보면 좋은 솔루션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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