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케이브는 지금]1년새 부채 '2배로', 재무 부담 늘어난 배경은②매출 확대와 함께 운전자본 부담 증가, 오프라인 진출 위한 대규모 투자도 차입 일조
김혜중 기자공개 2024-11-18 07:59:04
[편집자주]
1세대 캐주얼 브랜드로서 온라인 패션 시장의 확대와 함께 성장한 비케이브가 종합패션기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패션을 넘어 코스메틱 시장에 진출했고 최근엔 오프라인 사업 확장을 위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더벨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비케이브의 사업 전략 및 재무구조, 향후 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케이브는 온라인 플랫폼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매년 두 자릿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브랜드와 판매 채널 확장, 신규 사업 진출, 부동산 매입 등에 나섰다.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창출되고 있지만 이를 상회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졌다. 2023년 말 기준 비케이브의 자산 2000억원이 대부분 부채와 차입금으로 이뤄져 있다. 자연스럽게 이자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재고 비축 등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영업이익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재무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외형 확대과 함께 차입금도 '급증'
비케이브는 2023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929억원, 27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28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5년이 지난 2023년 10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21년부터 매년 200~300억원 수준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자산 규모로 보더라도 비케이브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다. 2023년 말 기준 비케이브의 자산총계는 20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7.3% 증가한 수치다. 본격적으로 재무제표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9년 말 비케이브의 자산은 346억원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곳간을 책임질 CFO도 영입했다. 2023년 초 이창우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재경그룹장을 영입해 CFO로 임명했다. 이 CFO는 한영회계법인에서 시작해 현대증권과 SPC삼립을 거쳐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서 재무총책임자로서 활동했다.
이 CFO 영입과 함께 비케이브는 외부 차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2023년 말 자산 구성을 보면 총 자산 2083억원 중 부채총계가 1105억원을 차지한다. 자본총계는 97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13% 수준이다. 아직까지 안정적인 수준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2022년 72.6% 대비 40.4%p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단기차입금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기존 비케이브의 단기차입금은 185억원에 불과했으나 2023년 말 기준 705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동안 비케이브의 부채는 매입채무나 미지급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57% 수준으로 차입금 비중이 높지 않았지만 2023년 말 기준 전체 부채의 66%를 차입금이 차지하고 있다.
차입금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자비용도 늘어났다. 2022년 비케이브가 지출한 이자비용은 3억원에 불과하지만 2023년에는 28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불했다. 물론 이자보상배율은 10배로 채무상환 능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운전자본 부담에 대규모 투자까지, 충당 방법은 '차입'
비케이브의 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은 외형 확대에 따른 지출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선 영업이익 자체도 매출액 증가세에 비해 더딘 증가폭을 보였다. 2023년 비케이브의 매출액은 29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4% 증가에 그쳤다.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 속 신규 채널과 브랜드 등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 증가율은 63.8%에 달했다.
여기에 늘어나는 매출액을 감당하기 위한 운전자본 관리에 들어가는 현금도 많아졌다. 비케이브의 재고자산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147억원 수준이던 재고자산은 2023년 말 기준 832억원으로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재고자산은 매출 규모에 비례해 늘어난다. 다만 재고자산은 판매해서 대금을 받기 전까지는 현금이 묶이기에 재고자산의 증가는 곧 현금의 유출로 이어진다. 2022년에는 재고자산 증가로 인해 426억원이, 2023년에는 108억원이 유출됐다.
여기에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등의 운전자본으로 인한 추가 현금 유출도 발생했다. 2023년 기준 매출채권 증가로 21억원이, 매입채무의 감소로 99억원의 현금이 나갔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211억원이었지만 실질적인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03억원에 불과했다.
2023년 비케이브가 투자활동으로 지출한 금액은 모두 479억원이다. 그중 443억원은 토지 및 시설장치 취득 과정에서 발생했다. 서울시 마포구 일대에 매입한 토지 및 건물로, 오프라인 영토 확장을 위한 신규 시설 투자로 예상된다. 다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03억원에 불과했기에 차입금을 늘릴 수밖에 없었고 2023년 비케이브는 단기차입금을 520억원 늘렸다. 이에 재무활동 현금흐름도 527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비케이브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의류 브랜드를 전개해왔기에 별도의 자본적 지출은 발생하지 않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익 잉여금을 착실히 쌓아 왔다. 다만 최근과 같이 판매관리비 지속 증가 및 오프라인 영토 확장, 신규사업 진출 등으로 투자가 단행될 경우 차입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외부 자금 유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업 공개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우리기술, 원전 독점기술 기반 SMR 분야 '첫 수주'
- 금양인터, 펜폴즈 설립 180주년 기념와인 출시
- [Company Watch]큐알티, 'HBM·TEM' 효과 실적 회복세
- [i-point]휴마시스, 짐바브웨 리튬 함유 페크마타이트 광상 스케치 착수
- [i-point]한컴, B2B·B2G 대상 실증사업 박차
- [2024 이사회 평가]SNT다이내믹스, 경영성과에 못 미치는 이사회 기능
- [2024 이사회 평가]후성, 사외이사 단 1인…사내이사 중심 '견제기능' 미비
- [2024 이사회 평가]세아제강지주, 이사회 투명성 확보 위한 평가체계 마련 시급
- [i-point]크라우드웍스, 라이선스 확보한 고품질 데이터셋 유통·판매 개시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LG CNS, 클라우드·AM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
김혜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note]홈쇼핑 블랙아웃과 '젠트리피케이션'
- 파리크라상, 황재복 대표 사임…김성한 단독대표 체제
- [비케이브는 지금]1년새 부채 '2배로', 재무 부담 늘어난 배경은
- 무산된 '강남e스퀘어' 유동화, 이랜드리테일 영향은
- [2024 이사회 평가]영원무역, 고른 평가 속 '평가제도' 약점
- [비케이브는 지금]패션 넘어 화장품까지…거침없는 '영토 확장'
- [식자재유통시장 쟁탈전]아워홈, 식재시장 확장 키워드 '간소화'
- [2024 이사회 평가]하이트진로, 이사회 참여도 '눈길'…아쉬운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신세계, 활발한 이사회 속 아쉬움 남은 '경영성과'
- [식자재유통시장 쟁탈전]사조그룹, '푸디스트 인수' 계열사 시너지에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