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영원무역, 고른 평가 속 '평가제도' 약점255점 만점 중 148점, 홀딩스 대비 ‘경영성과·평가개선프로세스’ 낮은 점수
김혜중 기자공개 2024-11-18 07:53:0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13: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등 브랜드의 의류를 생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이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영원무역은 현재 방글라데시,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등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글로벌 경영체제를 확립했다.이사회 평가에서는 대부분의 항목이 3점대 중반을 기록하면서 양호한 평가를 받은 가운데 평가개선 프로세스에서는 2점이라는 아쉬운 점수를 거뒀다.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에서는 평가제도가 잘 마련돼 3.9점을 받았다는 점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3점대 평점 다수 포진, '정보접근성·참여도' 좋은 평가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영원무역은 255점 만점에 148점을 받았다.
먼저 ‘구성’ 항목을 살펴보면 45점 만점에 20점을 받았다. 평점으로 따지면 5점 만점에 2.2점이다. 총 10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절반인 5명이 사외이사지만, 이사회 의장은 창업주인 성기학 회장이 맡아 점수가 차감됐다.
총 4개의 소위원회(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경영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경영위원회는 오너일가는 성래은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도 2명의 사내이사가 배치돼 독립성이 떨어졌고 이사회 역량 구성표가 부재한 점도 감점 요소였다.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건 ‘정보접근성’이다. 이사회 활동 내역을 외부에 얼마나 잘 공개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항목이다. 35점 만점에 21점으로 평점으로 따지면 5점 만점에 3.5점이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주주에게 충실하게 공개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의 사외이사 추천 경로에 있어서는 추천자에 관한 사항이 공개되지 않으며 1점을 받아 점수가 일부 깎였다.
‘참여도’ 항목에서도 비슷한 평점이 나왔다. 총 40점 만점에 27점으로 평점 5점 만점에 3.4점이다. 공시대상기간 15회 개최된 이사회에서 이사진 평균 출석률은 96.4%다. 2023년 감사위원회도 7번 개최되면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다만 의무설치 대상 이외 소위원회 활동은 지속가능위원회 2회에 그치면서 1점을 받았다. 또한 내부감사팀, 내부회계지원팀, 회계팀이 감사위원회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감사위원회 교육은 연 1회에 그쳤다.
◇‘평가 제도’ 개선 의지 피력, 우량 재무구조 ‘눈길’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건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이다. 35점 만점에 14점으로 평점 5점 만점에 2점이다. 이사회 및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기에 이를 공개하지도 않으며, 평가 결과를 개선에 반영할수도 없어 해당 항목들에서 연달아 1점을 받았다. 모회사이자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는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점, 그 평가를 재선임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과 대비된다.
다만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은 B등급으로 4점을 기록했다. 사회적 물의 및 상법 이슈에 연루된 임원이 이사회에 포함되지도 않으면서 5점을 챙겼고 평점을 끌어올렸다.
‘견제기능’ 항목에서는 45점 만점에 31점으로 평점 3.4점을 기록했다. 감사위원회가 3인 이상 사외이사로 구성됐고 그중 1인은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해 감사업무에 관한 전문적 식견을 갖췄다. 부적격 임원 방지에 대한 승계정책도 마련됐으며 접근성도 우수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은 마련은 되어있으나 내용 확인이 어려워 감점됐다.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별도 회의가 부재하고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기반한 보수체계를 택하지 않아 각각 항목에서 1점을 받아 점수가 깎였다.
패션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 속 영원무역도 경영성과 내 매출·영업이익성장률 항목에서 1점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감소한 점이 마이너스 요소였다. 다만 우량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경영성과 전반 평점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총점 55점 중 35점을 기록했고 평점은 3.2점이다.
경영성과는 KRX 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가운데 지표값 상·하위 10% 기업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기준 수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경우 만점(5점)으로 채점했다.
특히 2023년 말 기준 영원무역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47.64%, -0.94, 20.5배를 기록하면서 KRX 300 평균치 91.96%, 1.12, 9.72배를 크게 상회했다. ROE와 ROA도 각각 15.91%, 10.87%를 기록하며 5점을 챙겨갔다. 다만 PBR이 0.62배로 자산 대비 주가가 부진하다. 타 기업 대비 밸류를 높게 인정받지 못한 만큼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에서도 1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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