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연 3년 성과평가]콘텐츠 사업 애매모호, 숏폼 클립·치지직 살리기 시급⑥신규 플랫폼 느린 론칭, 차별화 수익 모델·서비스 발굴 숙제
이민우 기자공개 2024-11-15 13:03:23
[편집자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부임한지도 어느덧 3년이다. 2021년 11월 내정자로 선임됐고 이때부터 이사회에 참여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3월 주총을 통해 재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가 그동안 보여준 성과는 어땠을까. 1981년 생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수장에 오르면서 조직에 다양한 변화를 줬다. 네이버 기업문화 회복과 신성장 기회 마련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는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과제도 다수다. 최 대표의 지난 3년간 성과와 미완의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콘텐츠 사업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 성과 평가에 있어 가장 애매모호한 영역이다. 네이버웹툰 미국 상장을 이끌었긴 했지만 웹툰 사업 성장 자체는 최 대표 부임 이전 확보된 동력의 지분이 크다. 웹툰 외 다른 신규 콘텐츠 사업 발굴 시점도 경쟁사 대비 늦었다.성과를 보완하기 위해선 웹툰 사업의 수익성 개선, 클립·치지직 같은 플랫폼의 빠른 성장이 중요하다. 웹툰은 미국 나스닥 상장 이후 분기 영업손실을 연이어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클립·치지직도 아직 사업 초반이라 차별화된 수익원, 서비스 방향을 더 탐색해야 한다.
◇빅테크에 뒤처진 숏폼·스트리밍 사업 론칭, 웹툰 수익성도 물음표
최 대표는 네이버웹툰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란 성과를 냈다. 웹툰 사업 실적도 크게 끌어올렸다. 문피아를 비롯한 콘텐츠 플랫폼 편입 효과가 주효했지만 2021년 기준 4900억원 규모였던 웹툰 사업 매출은 지난해 1조5031억원까지 늘었다.
다만 웹툰 사업은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의 발자취가 컸다. 과거부터 네이버 콘텐츠 사업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해왔던 영역이다. 일본 시장 진출이나 국내외 M&A처럼 현재 웹툰 사업 성장에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결정도 대부분 최 대표 부임 이전에 이뤄졌다. 미국 상장을 제외하면 최 대표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
최 대표가 주도적인 콘텐츠 사업 성과를 보여주려면 웹툰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리거나 신규 콘텐츠 플랫폼에서 성공을 거두는 게 시급하다. 특히 콘텐츠 사업 내 웹툰의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이라 다른 수익원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웹툰의 콘텐츠 사업 매출 비중은 91.6%다.
수익 구조를 보면 느린 성장세가 확연해 보인다. 최 대표가 네이버의 다른 콘텐츠 서비스인 클립(숏폼), 치지직(스트리밍)을 론칭한 시점은 지난해 하반기다. 네이버 콘텐츠 사업 확장이 느린 건 이미 기존 사업자가 시장 내 단단히 자리잡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도 꾸준히 성토를 받은 부분이다.
아울러 큰 매출을 낸 웹툰조차 실제 수익성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따라 붙고 있다. 웹툰 사업 지배구조 꼭대기에 있는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올해 3분기 109억원 영업손실을 냈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해 동기보다 20% 더 늘어난 손실이다. 스노우도 흑자를 거두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웹툰의 대규모 영업손실은 곧 네이버 콘텐츠 사업 전체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웹툰 체질 개선 필요, 이용자 유입 키울 클립·치지직 시너지 '주목'
최 대표가 재신임 이후 콘텐츠 사업 성과를 보강하기 위해선 웹툰 사업의 연간 흑자 전환, 신규 콘텐츠 플랫폼의 빠른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최 대표가 왓패드 같은 적자 웹툰 계열사 체질 개선을 완수하고 IP 등을 중심으로 추가 매출원을 확보해 외형 규모를 더 키우는 게 요구된다.
공략 지점은 미국 시장 매출 확대다. 웹툰엔터테인먼트 매출원 중 가장 큰 영역인 유료 콘텐츠 수익 영역에서 미국 시장의 비중이 아직 낮다. 한국은 32%, 일본은 56.1%인 반면 미국 시장은 세계 기타 시장에 포함돼 집계된다. 아직 별도로 분류할 만큼 미국 시장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숏폼 플랫폼인 클립은 지난해 8월 론칭한 이후 꾸준히 재생수, 이용자 유입을 키우고 있다. 9월 전후 재생수가 올해 초 대비 600%이상 증가했다. 네이버 포털 메인, 콘텐츠 탭을 중심으로 클립 콘텐츠 노출을 확대하고 신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확보한 덕분이다. 다만 아직 클립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클립 크리에이터 수익 보상 예산에 8억원을 배정했다. 통상 숏폼 플랫폼은 광고 기준으로 수익의 40~50% 배분한다. 네이버 클립 수익은 많아도 십수억대로 추산할 수 있는 셈이다. 숏폼은 짧은 특성 상 광고 삽입이 어렵다. 최 대표가 클립 수익을 늘리려면 현재의 정보스티커처럼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을 추가 발굴해야 한다.
운 좋게 트위치코리아의 포지션을 넘겨받은 치지직도 차별화가 필요하다. 치지직이 국내 경쟁 사업자인 숲(SOOP)에 대항할 수 있는 트래픽, 점유율을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과거 트위치코리아 시절과 큰 차이 없는 구독, BM모델과 아직 미비한 사용성 구축이 치지직에 꾸준히 지적된다.
최 대표와 네이버는 우선 치지직과 클립 간 연동성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앞서 10월에도 치지직 앱에서 클립을 별도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던 바 있다. 연내에는 클립 앱에서 치지직 기반 숏폼도 노출할 계획이다. 치지직과 클립 양 플랫폼의 동반 성장을 추구하는 셈인 만큼 어느 정도 수준의 시너지를 창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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