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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보험회계 개선안]무·저해지 해지율 예외모형 불허…"대주주 면담할 것"금감원, 예외모형으로 실적 악화 감춘다고 봐…사실상 원칙모형 강요

이재용 기자공개 2024-11-13 12:34:59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1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추정 시 예외모형 선택을 사실상 금지했다. 금감원은 당장의 실적 악화를 감추려는 보험사가 예외모형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이런 우(愚)를 범하지 말라는 강경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럼에도 예외모형을 적용한 회사는 대주주와 직접 면담까지 진행하겠다고 압박했다. 만약 예외모형 적용 회사 중 원칙모형과의 보험계약마진(CSM) 차이가 크다면 내년도 우선 검사 대상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검사할 방침이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감원은 11일 손해보험협회에서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주요 보험사(삼성·교보·한화생명,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롯데손보, 생·손보협회) 및 회계법인 보험업 최고책임자와 간담회를 열고 보험개혁회의에서 발표한 보험회계 및 재무건전성 개선방안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당부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무·저해지상품 고유의 특성과 계약자 행동의 실질을 반영할 수 있는 해지율 산출 방법론을 도입했다. 아직 경험 통계가 부족한 만큼 해외사례와 산업통계를 이용해 완납 시점 해지율 0%에 수렴하는 모형 중 실무상 수렴점 0.1% 이하인 로그-선형모형을 원칙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계약자 관점에서 납입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는 반면 완납 시 장기 보장 서비스 제공 또는 환급금 증가라는 기대이익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 각 사의 경험통계 등 특수성으로 선형-로그모형(완납시점 수렴점 0%) 또는 로그-로그모형(완납시점 수렴점 0.1%)에 한정해 일부 예외도 허용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금감원은 원칙모형으로 제시한 로그-선형모형만을 쓰도록 압박했다. 일부 회사가 단기 실적악화를 우려해 예외모형을 선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당장의 실적악화를 감추고자 예외모형을 선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저해지상품 해지율 추정에 대한 예외모형 허용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금감원은 그럼에도 예외모형을 선택하는 보험사의 경우 필요시 대주주와 직접 대화에 나설 방침이다. 개별 보험사로서는 예외모형을 선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상 원칙모형 사용만을 강요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개별 보험사가 임의로 예외모형을 선택한 이후 금융당국 등의 사후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재무제표를 수정하면 시장에 큰 혼선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예외모형 선택의 적정성에 대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예외모형을 적용했더라도 원칙모형과의 CSM 차이가 큰 회사는 현미경 검사 대상이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기실적 경쟁을 위해 비합리적 계리가정을 적용하는 회사를 내년도 우선 검사 대상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검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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