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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대동, 농기계 완전 로봇화 '성큼'무인 농작업 트랙터 공개…온디바이스 AI 플랫폼 개발 속도

김제(전북)=김지원 기자공개 2024-11-17 12:02:41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7일 12: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동은 오랜 기간 시장에서 전통 농기계 제조사로 입지를 다져왔다. 2020년 '미래농업 리딩 기업'이라는 새 비전을 선포하고 농업 AI 전환을 추진하며 체질을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매년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농기계를 선보이며 2030년까지 완전 무인 농업을 완성한다는 목표에 한 발씩 다가가고 있다.

이달 지난해 충남 당진에서 자율주행 3단계 트랙터를 공개한 지 일 년 만에 한 층 진화된 자율주행 4.5단계 기술을 선보였다. 전북 김제에서 업계 최초로 온디바이스 AI 트랙터를 공개하고 자율주행 운반로봇, 데이터 수집 로봇을 시연해 '농기계의 완전 로봇화'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비전센서 기반 AI 기술 적용…실시간 모니터링 가능

"전방 카메라가 농경지를 인식하고 트랙터가 자동으로 주행하고 있죠. 관제 시스템을 통해 농기계가 어떻게 이동하고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오전 10시. 전북 김제 벽골제마을에서 열린 '2024 대동 미래농업데이' 현장에서는 무인 농작업 트랙터 시연이 한창이었다. 나영중 대동 P&Biz 부문장, 이광욱 대동 플랫폼사업본부장, 최준기 대동에이아이랩 대표, 장수용 들녘중앙회장이 현장에 참석했다.
대동 무인 농작업 트랙터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트랙터가 농지를 가로지르자 화면에 경로가 자동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트랙터 지붕에는 6개의 카메라가 달려 있었다. 트랙터는 비전센서 기반의 AI 기술을 바탕으로 스스로 농지를 설정하고 경로를 생성해 작업을 수행했다.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농민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주행과 작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날 시연에 사용된 트랙터는 대동의 플래그쉽 모델 'HX1400'이다. 국내 최대 마력 142마력으로, 해당 트랙터를 사용할 경우 약 3300㎡~4000㎡ 크기의 1필지 로터리 작업을 30분~1시간 안에 마칠 수 있다. 작업자의 조작 능숙도와 농경지 상태에 따라 작업 시간에 차이는 있다. 2025년 양산에 돌입해 2026년 런칭하는 게 목표다.

해당 트랙터는 자율주행 5단계 가운데 4.5단계에 해당한다. 로터리, 쟁기, 두둑 성형, 써레 등의 작업을 무인으로 진행할 수 있다. 대동은 경작지 맵핑, 경로 생성 자동 작업제어가 가능한 레벨2 양산화를 2019년 마치고 올해 전역 경로 생성, 안전 제어 기능이 추가된 레벨3 양산화까지 완료했다.

레벨4는 장애물을 인식해 멈추는 기능, 레벨5는 경작지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경로를 생성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춘 단계로, 대동은 2025년까지 5단계 기술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200시간에 걸쳐 DAQ 차량을 운행해 농작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기반 학습을 진행했다. 지난달 말 기준 약 260만장의 DB를 구축했다. 크게 △작업기 자동 인식 △경작지 자동 인식 △장애물 감지 등의 3개 기술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2025년 무인화 플랫폼 양산을 마치는 게 목표다.

박희범 대동 AI기술개발팀장은 "온디바이스 AI 플랫폼을 농기계에만 활용하는 게 아니라 로봇, 모빌리티에도 적용할 예정"이라며 "2025년 국내에서 무인 자율주행 환경을 만들고 내년부터 북미 실증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추종 기능 탑재…작업 효율성 증대

같은 날 오후에는 김제 벽산면 청하농원에서 자율주행 운반로봇과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로봇 시연이 진행됐다. 지난해 9월부터 체험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주 씨가 직접 자율주행 운반로봇과 기존에 사용하던 SS기(스피드스프레이)를 차례로 작동해 실제 수확 작업 시 효율성 차이를 보여줬다.

로봇에 부착된 유선 추종센서(TFS)를 당기자 운반로봇이 이 씨를 따라 움직였다. 줄의 길이가 늘어날수록 운행 속도가 빨라졌다. 로봇 앞에 부착된 라이다(LiDAR) 센서가 장애물을 감지하자 곧바로 멈췄다.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하자 로봇은 사전에 입력된 경로를 따라 직선으로 이동한 뒤 유턴해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울퉁불퉁한 농지에서도 무리 없이 작동했다. 이후 리프트와 덤프 기능을 통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트럭에 과일박스를 옮기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자율주행 운반로봇
이 씨는 "소음이 적고 매연이 없는 데다, 손가락으로 와이어를 당기기만 하면 직진, 후진, 좌우 조절이 모두 가능해 작업 시 피로도가 많이 줄었다"며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필요 없이 로봇만 있으면 원하는 위치에 가서 힘들이지 않고 과일을 실어 나를 수 있어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사용 소감을 밝혔다.

이날 대동이 선보인 자율주행 운반로봇은 'RT100' 모델로, 공차중량은 380kg, 최대 적재중량은 300kg이다. 최고 시속은 6km로, 리프트 높이는 520mm, 덤프 각도는 40.3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연속작업을 위한 교환형 배터리도 제공된다. 1회 충전으로 4시간 동안 연속주행이 가능하다.

자율 주행, 추종 주행, 수동 운전 등 3가지 모드로 작동이 가능하며 전동 리프트, 덤프 기능을 통해 수확한 농작물을 일반 차량에 쉽게 옮길 수 있다. 타이어 종류도 농업용, 산업용, 잔디용으로 나뉘어 용도에 맞게 활용 가능하다.

무매연, 저소음으로 설계돼 비닐하우스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운반용으로만 사용하기에는 금액적인 부담이 있는 만큼, 적재함을 들어내고 방제기, 분무기, 살포기 등을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해당 모델은 2025년 3월 출시될 예정이다.

탁양호 대동 로봇설계개발팀장은 "존 디어(JOHN DEERE)와 같은 대기업에서도 이같은 불특정 환경에서 자율주행하는 제품은 아직 시장에 선보이지 않고 있다"며 "대동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을 농가에 빠르게 보급하고, 원격 관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까지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로봇 시연이 진행됐다. 조작을 시작하자 카메라, GPS, 3D LiDAR 센서가 달린 무인 로봇이 과수원을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았다. 작업이 끝나자 로봇은 무선 충전기가 위치한 곳으로 돌아왔다.
대동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로봇
해당 로봇은 다목적 농업 로봇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제작됐다. △작물 생육·농경지 데이터 확보 △리모컨/관제 서버 기반의 로봇 원격 제어 기술 △Vision 기반 특정 작업자 판단·추종 기술 △3D Map SLAM 기술 △다중 로봇 관제를 통한 군집 운행 기술이 로봇 안에 모두 담겨있다.

대동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VCU(차량 제어 장치)가 해당 로봇에 탑재돼 있다. 대동은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로봇을 통해 다양한 농업 데이터를 수집해 농기계와 로봇의 자율 농작업을 가능케 하는 온디바이스 AI 플랫폼을 개발한 뒤 이를 다목적 농업 로봇에 탑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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