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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대동, 정밀농업으로 경제적 효과 '1조' 자신들녘경영체와 실증 진행, 2029년까지 전체 농가 4% 대상 서비스 제공

익산(전북)=김지원 기자공개 2024-11-17 12: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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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7일 12: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동의 가장 큰 장점은 타 AI 기업들과 달리 기술뿐만 아니라 기술을 탑재할 제품(농기계)이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가 보유한 상품에 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동의 AI 사업은 실패하지 않을 공산이 굉장히 큽니다."

감병우 대동로보틱스 대표는 이달 13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익산지사에서 진행된 2024년 정밀농업 실증 결과 발표 현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동은 농기계 제조 기업을 넘어 농업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국내 농업의 AI 대전환'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전열도 재정비했다. 올해 상반기 대동애그테크 산하에 AI 로봇 전문 회사 대동에이아이랩을 신설한 데 이어 이달 초 KIRO(한국로봇융합연구원)와 지능형 자율 로봇 회사 대동로보틱스를 설립해 계열사로 추가했다. 대동로보틱스가 AI 로봇의 하드웨어를 만들고 대동에이아이랩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구조다.

◇관행농업 전 과정 디지털 전환 '생산성 극대화'

대동의 플랫폼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광욱 본부장(사진)이 이날 발표회의 첫 번째 연사로 나서 올해 정밀농업 수행 성과를 공개하고 2025년 정밀농업 서비스 전략, 중장기 정밀농업 보급 목표를 밝혔다.

정밀농업은 농업 전 주기에 걸쳐 생산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농업경영을 의미한다. 크게 모니터링→처방→농작업→결과분석 4단계로 이뤄진다. 정밀농업 솔루션 서비스는 기존 경험기반의 관행농업 전 과정을 디지털전환(DX)해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이광욱 대동 플랫폼사업본부장
이 본부장은 "정밀농업 솔루션은 내비게이션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며 "주변 교통 상황을 비롯한 여러 데이터를 쌓아 최적화된 주행 경로를 만들듯이, 대동도 농작업 지도를 만들고 각 단계에 최적의 농기구를 투입하는 과정을 하나씩 밟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동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각지에서 정밀농업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토양분석, 드론 생육 모니터링, 수확 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행 대비 비료 투입량이 8.4% 감소하고 수확량이 19.2%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대동은 플랫폼 기반 정밀농업 서비스를 실증하고 이를 농가에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 1월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이하 들녘경영체)와 3개년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들녘경영체는 농업의 규모화, 조직화를 통한 공동 경영을 목표로 하는 단체로, 대동은 들녘경영체의 운영 목적과 대동 정밀농업 서비스의 목표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올해 들녘경영체 회원 농가의 보유 필지와 작물을 검토한 뒤 김제, 상주, 이천, 장성 등 4개 지역 12개 농가의 159개 필지(59만5107㎡)에서 정밀농업 기술 개발 실증을 마쳤다. 토양 성분에 기반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필지당 10회의 드론 촬영을 거쳐 국내 최초로 드론 변량 시비를 진행한 뒤 수확량 예측 AI 개발과 학습까지 마쳤다.

정밀농업 솔루션을 적용한 결과 관행 필지 대비 비료사용량 7% 감소, 수확량 6.9% 증가, 단백질 함유량 0.82% 감소 효과가 있었다. 단백질 함량이 낮을수록 품질이 높다.

올해 실증에 참여한 조희제 들녘경영체 경북도연합회 회장은 "이전까지는 병해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방제 작업을 진행해야 했으나 대동의 정밀농업 시스템으로 드론을 띄워 작황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니 훨씬 효과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반 농가와 대규모 전문 농가를 대상으로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친 만큼 대동은 정밀농업 솔루션을 고도화에 속도를 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계획이다. 해당 솔루션 적용 시 10ha 미만 일반 농가의 경우 농업소득이 24%, 10ha 이상 대규모 농가의 경우 16.2%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논 농가로 확대 시 약 1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대동은 2025년 농가의 VoC를 기반으로 정밀농업 기술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관련 서비스 상품을 출시해 정밀농업 대규모 보급 사업을 진행한다. 2030년까지 전체농가의 10%에 정밀농업을 보급한다는 농림부 정책에 맞춰 2029년까지 전체 농가의 4%에 정밀농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후 2026년과 2027년에는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을 활용해 국내 정밀농업 서비스를 선도하고 2028년 이후에는 적용 작물을 확대하고 개인농가 보급 확대를 본격화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2029년까지 정밀농업 서비스 매출을 전체 매출의 2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쉽고 전문적인 농업 지향 'AI 선순환 궤도 안착'

다음 발표자로 나선 최준기 대동에이아이랩 대표이사(사진)는 AI의 관점에서 대동의 비전을 설명했다. KT AI 사업본부장 출신의 최 대표는 대동이 농업 AI와 로봇 S/W 개발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지난 9월 영입한 인물이다.

최 대표는 "대동은 AI를 통해 더 쉽고 전문적인 농업을 지향하고 있다"며 "쉽게 하는 AI는 로봇 기술, 전문적으로 하는 AI는 정밀농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로봇기술의 경우 Vision AI를 활용해 타 기업과의 차별성을 확보했다.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LiDAR의 경우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해상도가 낮고 근거리만 볼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대동은 농경지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장애물 감지, 종류 구분까지 가능한 Vision AI를 통해 자율 농작업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 전용 농기계도 활용하고 있다. '대동 DAQv2'를 통해 올해 11월까지 해남, 창녕, 화성 등에서 2200시간에 걸쳐 운행 데이터를 확보했다. 대동에이아이랩은 해당 농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문가 수준의 분석·판단 결과를 제공하는 AI 플랫폼과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최준기 대동에이아이랩 대표이사
최 대표는 "대동은 AI의 선순환 궤도에 올라탔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대동의 제품과 서비스가 고도화돼 더 많은 고객이 정밀농업 서비스를 이용하면 데이터의 질적·양적 수준도 자연스레 높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의 경우 트랙터 자율주행에서 로봇 자율주행을 거쳐 다목적 농업로봇으로 진화하고, 정밀농업은 수도작 정밀농업에서 밭·과수 정밀농업, 영농 대행 서비스 순서로 진화할 것"이라며 "더 나은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농민들이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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