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리츠 지배구조 분석]ESR켄달스퀘어리츠, ESG경영 선도 '주주가치 제고'스폰서·AMC, 주주 참여로 '책임경영'…5인 이사회 '전문가' 위주 구성
정지원 기자공개 2024-11-22 07:35:16
[편집자주]
코스피에는 20개 위탁관리리츠가 거래되고 있다. 위탁관리리츠는 자산관리회사가 주주들을 대신해 리츠의 투자운용을 맡는다. 주주들의 이익을 옹호할 이사회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상장리츠 이사회가 자산관리회사와 스폰서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리한 신규자산 편입과 유상증자, 잇따른 운용상 이슈로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이 주주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상장리츠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글로벌 물류 부동산 회사인 ESR을 스폰서로 두고 있다. 국내 최초 물류 전문 리츠로 상장했다. 시가총액 9000억원대, 운용자산 규모(AUM) 2조5000억원대의 초대형 리츠로 19개 물류센터를 편입한 상태다.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90%에 달한다. 외국계 회사가 40% 이상 지분을 들고 있을 정도다. 스폰서인 ESR과 모회사 ESR켄달스퀘어, 자산관리회사(AMC)인 켄달스퀘어리츠운용 역시 10% 이상 지분을 보유 중이다. 책임 경영 일환으로 주가 안정성을 위해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기준 국내 2위 리츠이자 글로벌 영향이 큰 리츠로서 지배구조 건전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사회는 대표이사(사내이사) 1인을 포함한 총 5인으로 구성했다. 부동산 업계에 재직 중인 전문가 위주로 선임했다.
◇글로벌 투자사 ESR그룹 스폰서…기관·외국계 지분 90%
ESR켄달스퀘어리츠의 AMC는 켄달스퀘어리츠운용이다. ESR켄달스퀘어가 켄달스퀘어리츠운용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ESR켄달스퀘어는 국내 최대 물류 부동산 개발 및 운영회사로 ESR과 합작해서 만들어졌다. ESR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이자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상장 부동산 투자운용사다. ESR→ESR켄달스퀘어→켄달스퀘어리츠운용으로 리더십이 이어지는 셈이다.
디벨로퍼 스폰서형 리츠로 분류할 수 있다. 대기업 그룹의 스폰서 리츠가 그룹의 자산을 유동화한다면 ESR켄달스퀘어리츠는 ESR켄달스퀘어를 파이프라인으로 갖췄다. ESR켄달스퀘어가 개발 및 운용하는 우량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담는데 유리하다는 의미다. 최근엔 물류 투자운용 전문성을 살려 외부 자산을 편입하고 있다. 가장 최근 편입한 이천8 물류센터를 DWS자산운용으로부터 인수했다.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특히 크다.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기관 투자자와 법인이 44.38%의 지분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도 44.34%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 지분은 11.28% 정도로 계산된다.
최대주주는 CPP인베스트먼트다. 캐나다 공적연금을 운용하는 외국계 투자자로 캐나다 연기금의 100% 자회사다. ESR켄달스퀘어리츠 지분 24.85%를 갖고 있다. 수년간 리츠 주가 변동성이 컸지만 같은 지분을 유지 중이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주가를 관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국내 기관 중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들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있다. 각각 지분율 10.79%, 8.11%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를 통해 ESR켄달스퀘어리츠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TF의 포트폴리오 변동에 따라서는 다소 주가가 변동할 수 있다.
이 외 그룹사들도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주가를 뒷받침 중이다. 먼저 스폰서인 ESR그룹이 6.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SR켄달스퀘어와 켄달스퀘어리츠운용의 지분율은 각각 3.84%, 0.70%다. 그룹사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해 책임 경영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최초 ESG보고서 발간…이사회 다양성·전문성 '고평가'
상장리츠 중에서도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중 국내 상장리츠 중 처음으로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앞서 2022년 중에는 글로벌 ESG 대표 평가기준인 GRESB로부터 최고등급인 5성급(5-Star)를 획득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국내 상장리츠 최초 기록이다.
ESG 보고서는 지난해 리츠 설립 3년 차를 맞아 글로벌 스탠다드 준수를 목적으로 작성됐다. 이사회 독립성과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하고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 전 단계에서 ESG 요소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다만 올해는 ESG보고서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다른 상장리츠들이 뒤따라 발간한 사례도 아직은 없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이사회도 다수의 전문가로 구성했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배제돼 있다. 이에 통상적으로 대표이사를 겸하는 사내이사 1인과 기타비상무이사 최소 2인으로만 이사회를 구성한다. 이 가운데 ESR켄달스퀘어리츠는 1인의 사내이사와 4인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진을 꾸렸다.
부동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사진을 선임한 점이 눈에 띈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조주현 사내이사는 현재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춘웅 이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교수로 있다. 변호사인 조준우 이사는 법무법인 광장에서 사모투자, 부동산 및 자본시장 업무를 주로 담당해 왔다.
이사의 다양성도 고려했다. 상장 리츠 중 이례적으로 여성 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민주 이사는 건축구조엔지니어링그룹 엔아이에스텍 대표이사로 ESR켄달스퀘어리츠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황선호 이사는 국내 대표적인 기관투자자인 한국교직원공제회 팀장으로 40대다. 조준우 변호사는 30대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감사는 김태헌 회계사가 맡았다. 삼정회계법인을 거쳐 대교회계법인에 재직 중이다.
이사회를 전문가 위주로 선임한 만큼 일정 이상의 보수도 지급하고 있다. 대표이사는 월 300만원, 기타비상무이사는 월 20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고 있다. 감사는 월 50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올해 ESR켄달스퀘어리츠 이사진은 총 7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재무제표 및 영업보고서 승인, 위탁관리회사 보수 지급, 현금배당 결의, 자(子)리츠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 결의 등 상장리츠 운용을 위한 통상적인 회의가 대부분이었다.
7회차 회의에서는 신규 자산 편입을 결의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자리츠인 ESR켄달스퀘어에셋1호리츠를 통해서 이천8 물류센터(로지포트 이천)를 취득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연면적 4만3404㎡(1만3130평) 규모의 상온 100% 물류시설이다. 임대율이 100%다.
ESR켄달스퀘어리츠 주가는 11월 중순 4600~47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가총액은 9800억~9900억원 수준이다. SK리츠의 뒤를 이어 시가총액 2위 규모다.
지난달 이천8 물류센터 신규 편입으로 포트폴리오 자산이 총 19개로 늘어났다. 자산 취득가액 기준 AUM은 2조4458억원으로 집계된다. 최근 감정평가액은 2조7765억원에 달한다. 현재 시가총액은 자산 감정평가액의 3분의 1 정도로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매년 2회, 5월 말과 11월 말을 결산일로 하는 반기 배당 리츠다. 배당금은 우상향 기조를 유지 중이다. 제9기(23년12월~24년5월) 주당 배당금은 137원을 기록했다. 시가를 4600원으로 둘 때 연 환산 배당률은 5.9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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