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⑤실적·재무 등 정량평가 우수, 연임으로 성과 평가…펀더멘털 강화, 미래 청사진 제시 성과
고설봉 기자공개 2024-11-22 09:17:38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은 창립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확고한 톱3 지위를 굳히는 한편 미래차 시장을 주도할 톱티어로 주목받았다. 실적과 재무, 브랜드 평판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올해 성과평가와 보상도 역대급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더 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고 그에 대한 보상체계를 명확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 더벨은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거둔 성과를 측정하고 내부 보상체계에 근거해 CEO들의 성과를 평가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규석 사장이 이끄는 현대모비스의 2024년은 ‘다각화’ 초석을 다지는 원년으로 평가된다. 과거부터 꾸준히 중장기 과제로 거론돼 왔던 다각화는 최근 그 방향성과 의미가 조금 더 명확해 지고 있다. 이 사장은 미래차 시장에 대비한 전동화부품 확대와 전장사업 기술력 확보, 비 현대차그룹 물량 증대를 통해 글로벌 톱3 부품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뚜렷한 비전을 향해 나아갈 기초체력은 올해 한층 더 강화됐다.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R&D), 증설 등 과정에 수반되야 하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창출력 강화와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재무관리 역량을 갖추면서 미래지속가능 성장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미래 교두보…글로벌 톱3 부품사 청사진 제시
전통적으로 현대모비스 CEO는 현대자동차 출신의 기술적 경험이 풍부한 엔지니어나 재무역량을 갖춘 CFO 등이 주로 맡아왔다. 이규복 사장은 이러한 공식을 깬 사실상 첫 CEO다. 그는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을 역임하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공급망 안정화를 달성한 인물이다.
완성차의 구매본부장은 부품사 입장에선 고객이다. 부품사가 생산한 부품을 평가하고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완성차 맞춤 부품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완성차와 부품 양 파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다. 이 사장이 현대모비스 CEO로 발탁된 이유도 이러한 전문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전세계 완성차 가운데 가장 고도화된 수직계열화를 갖춘 브랜드다. 완성차에 필요한 핵심 소재와 부품 등을 자체적으로 생산할수 있는 만큼 생산 체계 내에서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품질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낮추는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현대모비스다. 그룹 외 부품사에서 생산하는 부품이 완성차에 바로 공급되기도 하지만 현대모비스에 납품돼 모듈화한 뒤 다시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되는 구조가 최근 더 많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사업영역이 모비스의 모듈사업부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수익성 톱티어로 올라선 배경에도 이러한 부품 단계에서부터의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협업 덕분이다 현대모비스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면서 완성차 생산의 안정성도 동반 상승했다. 수직계열화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일에서 이 사장의 역할은 한층 더 돋보였다.
이 사장의 또 다른 성과는 미래 비전을 한층 더 명확히 한 부분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단순한 완성차 제조 기업이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겠단 청사진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와 UAM, 자율주행, 수소 생태계 비전 등 미래형 모빌리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역할도 단순한 부품사를 넘어 전장과 전동화 부품 생산 및 공급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맞춰 이 사장은 현대모비스의 중장기 비전으로 전장과 전동화 사업을 꼽았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미래 모빌리티 프로젝트의 밑거름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미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탑재되는 배터리 시스템(BSA)과 구동시스템(Electric Drive Unit), 통합충전시스템(ICCU) 등을 생산해 공급 중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배터리 시스템 등 전동화 핵심 기술을 UAM과 로보틱스 등 신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사장의 또 다른 목표는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비 현대차그룹 매출은 10% 수준이다. 이 사장은 글로벌 2033년까지 부품제조부문 글로벌 완성차 고객 비중을 4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2033년 ‘글로벌 톱3' 자동차 부품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수한 정량평가 지표…현대차·기아 호황기 낙수효과 비판도
이 사장의 성과는 정성평가와 정량평가 지표에서 고르게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모비스는 사내이사 연봉 책정기준을 기본연봉(BASE-PAY)과 역할연봉(ROLE-PAY)으로 구성한다. 직급, 직책, 전문성, 수행업무, 회사기여도 등을 성과평가해 최종 결정한다. 회사기여도 등은 정성평가 요소지만 직급과 직책, 수행업무, 전문성 등은 명확한 정량평가다.
성과급 책정을 위한 성과평가는 정량지표가 더 많이 반영된다. 매출 및 영업이익 등 사업실적을 기반으로 경영진으로서의 성과 및 기여도, 대내외 경영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한다. 연봉의 0~100% 내에서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 1월 취임한 이 사장은 정량평가 지표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호실적에 연동해 우호적 영업환경에서 손쉽게 이익을 누린 것이란 평가를 지울 수는 없다. 수년째 비 현대차계열 물량이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 3분기 누적 현대모비스 매출은 42조52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4.83% 가량 감소했다. 다만 수익성이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15.10% 늘어난 1조7721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소폭 증가한 2조7719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지표 개선세가 눈에 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원가율은 86.48%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5% 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판관비율이 1.52% 포인트 증가한 7.10%를 기록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현대모비스 영업이익률은 4.91%로 지난해 동기 대비 0.93%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은 6.54%로 0.32% 포인트 상승했다.
자본활용성 측면에선 지난해 보다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올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93%로 지난해 말 대비 0.49% 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총자산이익률(ROA)은 5.52%로 지난해 말 대비 0.33% 포인트 저하됐다.
재무구조 안정화는 명확한 성과다. 올 3분기 말 부채비율은 43.72%로 지난해 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 15.67%로 무차입경영 기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이 사장 취임 이후 사채 및 장기차입금 위주 자금조달을 통해 장단비율을 개선했다. 올 3분기 말 총차입금에서 단기차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34.15%로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 비율은 2018년 60.79%에서 지난해 말 60.54% 등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았지만 올해 뚜렷하게 개선됐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으면 회사의 현금흐름에 부담을 줘 재무안정화를 저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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