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지분격차 '21%p'…곧바로 나타난 '라데팡스 효과'18.97%p서 일주일만에 2.92%p 차로 확대, 우군이 주는 분명한 메시지 주목
이기욱 기자공개 2024-11-26 14:29:4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라데팡스파트너스를 우군으로 불러들이며 형성된 '4자 연합'이 단기간 내 영향력을 시장에 보여주고 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시장에 매각한 물량을 라데팡스가 사들여 양 진영의 지분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49.42%로 늘어나며 과반에 근접한 반면 임종훈·종윤 형제 측 지분율은 27.53%까지 낮아졌다. 약 일주일만에 지분 격차는 3%포인트 가까이 더 벌어졌다.
물론 아직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지분율 3분의 2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다만 소액주주를 비롯한 시장 전반 흐름에 유의미한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훈이 판 주식, 라데팡스가 블록딜 매입…4자연합 지분율 49.42%로
한미사이언스는 26일 공시를 통해 송영숙 회장 및 특수관계자 지분 변동 사실을 알렸다. 송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18인의 지분율은 기존 48.04%에서 49.42%로 1.38%포인트 확대됐다.
지분 변동의 주체는 '킬링턴 유한회사'다. 라데팡스파트너스가 만든 특수목적법인으로 이날 총 95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3만5000원으로 전일 종가 3만3900원 대비 3.2% 높은 가격이다. 총 거래금액은 332억5000만원이다.
해당 주식은 앞서 임종훈 대표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매각한 물량 중 일부다. 임 대표는 이달 14일 블록딜 방식으로 한미사이언스 주식 105만주를 주당 2만9900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 중 10만주를 제외한 전량을 라데팡스가 사들였다.
라데팡스는 보다 앞선 18일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과 주식매매계약을 맺으며 '송영숙·임주현·신동국' 3자 연합 측에 합류했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 가현문화재단으로부터 지분 3.68%, 총 249만911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이날 매입한 1.38% 포함 지분율은 5.06%가 된다.
◇이사회 우위 위해서는 3분의 2 확보 필요…국민연금 향방 등 주목
임 대표 측 지분이 라데팡스가 합류하며 이뤄진 4자 연합 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두 진영간 지분 격차는 단기간에 3%포인트 더 벌어졌다. 형제 측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29.07%에서 27.53%로 1.54%포인트 낮아진 반면 4자 연합 측 지분은 48.04%에서 49.42%로 1.38%포인트 상승했다.
라데팡스가 공식 합류한 18일 기준 18.97%포인트였던 지분 격차는 약 일주일만에 21.89%포인트로 2.92%포인트 확대됐다. 라데팡스 합류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모습이다.
물론 4자 연합 측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고 경영권 분쟁을 끝낼만한 지분율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28일로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4자 연합 측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임 부회장의 이사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둘 다 성공할 경우 현재 5대 4로 형제 측 우위에 있는 이사회 구도가 5대 6으로 3자 연합에 기울 수 있다. 다만 임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이사회 구성원을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을 수반해야 한다.
정관 변경 안건은 출석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 사안이다. 9월 말 기준 국민연금 지분율 6.04%, 소액 주주 지분율 23.25% 등의 향방이 정해지지 않아 20%포인트가 넘는 지분 격차에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라데팡스 합류 이후 빠른 지분 변동은 소액주주 등 시장 흐름에 유의미한 신호를 보낼 수는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임 대표는 지분매각을 통해 개인적 이슈를 해결하고 나선 반면 모녀는 우군을 끌어들이며 지분을 키우고 개인적 문제도 해결하는 묘수를 이뤄냈다는 점에 극명한 전략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분 방어를 누가 하고 있는지, 우군을 누가 확보하고 있는지가 분쟁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라데팡스의 행보는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라데팡스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겸허한 자세로 주주가치 훼손을 막고 뜻을 같이하는 주주들과 함께 하려한다"며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고 쉽지 않은 길이라 하더라도 한미약품그룹의 주주 가치 제고 및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약품그룹은 물론 과도한 상속세 및 개인부채해결에 어려움이 있는 임종윤, 임종훈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의 가치를 위한 길이라 믿어 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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