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김환식 한중엔시에스 대표 "트럼프 시대 ESS 산업, 새로운 기회 열릴 것"차세대 수랭식 냉각 시스템 강자, 게임 체인저 등극
김혜란 기자공개 2024-12-02 08:31:34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이차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새 정부가 화석연료 산업 부흥을 강조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산업 침체와 ESS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거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반면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배터리와 ESS 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릴 거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ESS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 김환식 한중엔시에스 대표는 "ESS 산업은 앞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중엔시에스는 삼성SDI에 ESS용 수랭식 냉각 시스템을 구성하는 칠러(Chiller)와 쿨링 플레이트(Cooling Plate), 에이치백(HVAC), 소화시스템,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 모듈은 ESS용 배터리 열을 제어해 안전성을 끌어올리는 냉각·소화·공조시스템 기술의 집약체다.
김환식 대표(사진)는 지난 25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글로벌 ESS 시장의 강자는 중국 기업이었으나 미국이 대중 경제제재로 (중국 기업에) 고강도 관세가 부여된다면 삼성SDI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중엔시에스가 중국 기업에 한발 앞선 차세대 수랭식(배터리 주변에 물이 흐르는 관을 설치해 열을 식히는 방식) 냉각 시스템 강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시장 주류였던 공랭식(공기를 통해 열을 식히는 방식) 보다 수랭식이 훨씬 효율성이 높고 안전한 냉각 방식이라 ESS 산업 내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공랭식 위주로 사업을 하던 중국 기업도 일부 수랭식 시장에 진입하긴 했지만 우리는 중국 기업에 한발 앞선 차세대 기술로 승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체 생산라인, ESS용 전환 무드
전 세계적으로 수랭식 냉각 시스템을 탑재한 ESS 인클로저(외함)를 생산하는 곳은 중국 CATL과 삼성SDI뿐이다. ESS 인클로저는 ESS용 배터리와 공조·소방 설비를 담은 특수 컨테이너를 말한다. 한중엔시에스는 삼성SDI의 ESS 인클로저 브랜드인 'SBB(Samsung Battery Box)'에 들어가는 수랭식 냉각 모듈을 납품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앞으로 ESS 시장은 계속 커질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최근 나오는 보고서를 보면 전기자동차 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며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해 증설해 놓은 생산 라인을 ESS 쪽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에너지 정책이 화석연료 중심으로 옮겨진다고 해도 유럽에선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강조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으로 가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외에 유럽과 대만, 일본에도 SBB를 수출하고 있다. 한중엔시에스도 ESS 사업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회계기준 매출이 1215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이미 1219억원을 넘어섰다.
ESS는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게 해주는 장치다. 김 대표는 "전기는 피크전력 관리가 핵심이다. 전력예비율을 표준 10%로 관리해야 하고 그 미만으로 떨어지면 비상 발전에 들어가야 한다"며 "ESS가 있으면 전력예비율이 떨어졌을 때 (ESS에서) 자동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SS 산업은 어쩌면 전기차 배터리보다 더 커질 수 있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한중엔시에스는 내년부터 독일 태양광 인버터 기업 SMA에 수랭식 냉각 모듈 양산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삼성SDI에만 공급했다면 거래선이 다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SMA는 삼성SDI의 ESS용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삼성SDI 배터리에 맞춰 개발된 수랭식 냉각 시스템이기 때문에 삼성SDI 배터리를 쓰는 관련 밸류체인 기업이라면 한중엔시에스가 협력사가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ESS용 수랭식 냉각 시스템, 기술적 우위 확보
한중엔시에스는 글로벌 ESS 밸류체인 중에서도 안전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가로 길이 6m의 SBB에는 100여개의 ESS 배터리 모듈이 탑재된다. 여기에서 핵심은 수많은 배터리 셀의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특히 ESS는 사막이나 해안가, 산꼭대기 등 험지에 조성되는 경우가 많다. 발열이 심한 배터리를 냉각해 주고, 온도 차가 극심한 환경에서 결로를 방지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기술이 한중엔시에스의 수랭식 냉각 시스템에 집약돼 있다.
한중엔시에스는 배터리 모듈과 랙(선반), 충방전기, 인클로저 구조물을 제외한 나머지 배터리 팩 모듈과 쿨링 플레이트, 매니폴드, 칠러, 에이치백 등을 생산한다. 칠러는 냉각수의 온도를 관리하는 장치다. 에이치백은 인클로저 내부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제어해 결로를 방지한다.
쿨링 플레이트는 배터리 팩 내부에 들어가 있는데 물이 흘러가는 길(유로)을 탑재하고 있다. 칠러에서 일정한 온도로 냉각된 물은 알루미늄 유로를 따라 각 배터리 팩으로 흘러 들어가 열을 식혀준다. 매니폴드가 물을 안배하는 역할을 한다. 칠러에서 냉각된 물은 순환하며 쿨링 플레이트를 따라 돈다. 에이치백이 배터리 팩 100여개를 순환하는 냉각수가 똑같은 온도로 유지되도록 조절한다.
김 대표는 "매니폴더의 제어 기능, 쿨링 플레이트의 유로 설계 기술뿐만 아니라 칠러가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각 모듈이 제각각 기능하는 게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삼위일체가 돼 작동했을 때 냉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이 배터리 내부에 스며드는 순간을 감지해 시스템을 다운시키는 제어 기술도 탑재했다. 또 배터리 팩 모듈에도 일정 온도가 올라가면 감지하는 센서가 장착돼 자동으로 소화액을 분비해 열폭주를 방지한다. 중국 기업과 비교해 확실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하는 건 이 기술 덕분이다.
ESS배터리도 고용량화되면서 열 관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공기로 냉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만약 배터리 셀이 폭발하더라도 공랭식 시스템에선 전체로 불이 번지는 걸 제어하기 어렵지만, 한중엔시에스의 제품은 자동 제어 시스템이 작동해 배터리 모듈 1개만 빼내면 된다.
김 대표는 "만약 수랭식 시스템에서 배터리 모듈 1개에 문제가 생기면, 냉각수를 모두 빼내고 배터리를 교환한 뒤 냉각수를 다시 주입해 재가동하는 데 경쟁업체 기술로는 5시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우리는 커넥터만 빼내면 물이 양방향 차단되고 다시 꽂으면 바로 물이 흘러가는 글로벌 특허 기술을 갖고 있다" 이어 "수랭식을 말로는 누구든지 할 수 있지만 제대로 할 수 있는 업체는 우리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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