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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글로벌 네트워크]외국인 문호 연 한화그룹, 배경엔 김승연 회장 미국 '인맥'㈜한화·오션, 미 정계 사외이사 선임…트럼프 2기, 대미 대응력 기대

김동현 기자공개 2024-12-03 14:40:08

[편집자주]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의 다양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는다. 회사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에 글로벌 시각을 이식하는 역할도 하며 전세계를 무대로 뛰는 국내 기업들이 하나둘 이사회 구성원으로 외국인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2.0' 시대로 전환하며 글로벌 인맥을 갖춘 인물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벨이 재계에 분포한 외국인 이사진을 살펴보며 사업과의 연관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미 정·재계의 가교 역할을 맡은 대표적인 국내 인사다. 2000년 한미 민간 채널인 한미교류협회 초대 의장으로 활동한 이력 외에도 미국 정재계와 깊은 유대감을 쌓아왔다. 트럼프 1기 대통령직인수위원으로 활동한 애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40여년간 친분을 이어왔다.

그 인연으로 김 회장은 국내 재계에서 유일하게 당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20여년 전인 2001년에도 미국 43대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아 직접 참석한 바 있다.

김 회장의 넓은 인맥은 그룹 계열사 이사회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2020년 처음으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가문의 아만다 부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이어 ㈜한화(애드윈 퓰너), 한화오션(조지 P. 부시) 등도 미국 정계의 인물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2020년대 들어 외국인 사외이사 4명 선임

현재 한화그룹 상장사 10곳(한화리츠 제외) 중 이사회에 외국인 구성원을 선임한 회사는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오션 등 3곳이다. ㈜한화와 한화오션은 미국 국적의 사외이사를 보유 중이며 한화솔루션에는 일본 국적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애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은 2022년 11월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만찬을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승연 회장, 퓰너 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사진=한화그룹)


이들 중 가장 먼저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한 곳은 한화솔루션이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아만다 부시 세인트오거스틴캐피털파트너스 파트너(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당시 시마 사토시 전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실장(당시 일본 타마대학 객원교수)을 함께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사토시 전 실장은 아이치현 3선 중의원의 일본 정계 출신이자 소프트뱅크 대표이사(CEO)의 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한화그룹의 미국 국적 소유자 영입 포문을 연 부시 변호사는 미 공화당의 유력 정치 가문인 부시 가문 출신이다. 남편은 미국 41대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의 장남인 조지 P. 부시 마이클베스트앤드프리드리히 LLP 파트너다.

남편은 텍사스주 토지 집행관(Texas General Land Office Land Commissioner)으로 8년간 활동한 정치 경력 보유자이기도 하다. 아내인 부시 변호사는 임기(2년 연임)를 마치고 올해 초 한화솔루션 사외이사직을 내려놨지만 남편은 지난해 한화오션의 사외이사로 합류해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화의 외국인 사외이사는 김 회장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있는 애드윈 퓰너 회장이다. 퓰너 회장은 1980년대 초부터 김 회장과 친분을 이어오며 기회가 되면 방한해 한·미 현안과 국제 경제 전반을 나누고 있다. ㈜한화 사외이사로 선임되기 4개월 전인 2022년 11월에도 한국에 들어와 김 회장 및 그의 세아들(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과 2시간 동안 만찬을 가졌다.



◇한화 외국인 사외이사 조건, 글로벌 네트워크·정책 대응

재계뿐 아니라 정계에도 깊은 유대 관계를 쌓아온 김 회장 덕분에 한화그룹 계열사는 유력 정재계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수 있었다. 한화그룹은 이들 사외이사의 선임 배경으로 공통되게 글로벌 네트워크 보유 및 정책 대응을 꼽는다.

우선 김 회장과 가장 맞닿은 인물인 퓰너 회장이 속한 ㈜한화는 한화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한화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아니지만 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퓰너 회장은 지난해 선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이사회 100% 참석률을 나타내며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미국을 핵심 사업 지역으로 선정하고 투자를 진행 중이다. 태양광 시장의 성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인 만큼 폴리실리콘(자회사 REC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소재·제품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사업도 병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쟁자였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한화솔루션의 조지아주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오션은 이사회 진용을 새로 짜면서 부시 파트너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정치 경력을 보유한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업계에선 한화오션의 본격적인 미국 현지 진출을 점쳤다. 폐쇄적인 미국 조선산업의 다리 역할을 할 인물로 부시 파트너를 꼽은 것으로, 실제 한화오션은 올해 현지 필리조선소 인수 완료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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