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에스앤디 vs 엠에스씨]삼양식품 주가흐름 추종 '유사', 주주환원 '상이'②전방산업 연계된 주가흐름, 에스앤디 주주가치제고 '두각'
윤종학 기자공개 2024-12-03 07:59:55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식품소재기업인 에스앤디와 엠에스씨의 올해 주가흐름은 고객사인 '삼양식품'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삼양식품 실적 호조의 1등 공신인 '불닭볶음면' 소스를 제공하고 있어 시장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다만 일시적 주가변동 이후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에스앤디와 엠에스씨의 기업가치에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가치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선 에스앤디 주가는 급증한 반면 엠에스씨 주가는 연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미소재' 동반성장 기대감 반영, 삼양식품 주가 연동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이후 나온 에스앤디와 엠에스씨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해보면 두 기업 모두 'K-푸드' 성장에 대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담겨있다. 특히 라면이 이끄는 조미식품의 성장세를 긍정 평가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에스앤디과 엠에스씨가 각각 총매출의 80%, 40% 이상을 라면 등에 사용되는 조미소재에서 거두고 있는 만큼 라면 매출 증대가 에스앤디와 엠에스씨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초부터 해외판매가 급증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소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삼양식품 주가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내수시장에 국한됐던 라면시장의 해외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매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됐다"며 "특정 브랜드(불닭볶음면) 상품이 수출을 주도한 만큼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가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삼양식품 주가는 올해 초 23만원대에서 시작해 6월 중순 70만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주가는 6월18일 71만2000원으로 고점을 찍고 내려오며 11월 들어 50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올해 초 1만8300원에서 시작된 에스앤디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 6월18일 5만2400원을 고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며 3만원대로 빠졌다. 에스앤디 대비 삼양식품 매출에 기대는 비중이 적은 엠에스씨도 변동폭에 차이는 있지만 흐름은 유사하게 진행됐다. 5260원을 시작으로 상승세를 보이다 6월21일 7400원을 터치한 후 5000원대로 다시 밀려났다.
앞으로도 에스앤디와 엠에스씨의 주가흐름은 삼양식품 주가와 연계돼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삼양식품은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밀양 2공장 착공을 결정했다. 밀양 2공장은 미주 시장 수출 물량을 주로 담당할 계획이다. 에스앤드 역시 올해 하반기 증설라인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삼양식품 증설에 맞춰 캐파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엠에스씨도 올해 초 약 1300억원을 투자해 양산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조미식품 및 음료 제품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엠에스씨 관계자는 "현재는 잔업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향후 생산량을 더 키우기 위해 양산 인근에 공장설립 추진 중"이라며 "조만간 공장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며 해당 공장에서는 수출 제품 중심으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갈린 기업가치, 추가 계획은 미지수
에스앤디와 엠에스씨의 주가흐름에 또 하나의 변수는 주주환원 정책이다. 앞서 에스앤디와 엠에스씨 모두 연초 이후 6월중순까지 상승 곡선을 타다 일부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을 보인 셈인데 주가가 안착된 지점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 주가는 올해(1월2일~11월25일) 23만4500원에서 52만1000원으로 올라 122% 급등했고 같은 기간 에스앤디도 1만8300원에서 3만200원으로 오르며 주가가 65% 뛰었다. 반면 엠에스씨는 5260원에서 5770원으로 9.6% 상승하는데 그쳤다.
에스앤디와 엠에스씨는 오랜 기간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구간에 머물며 실제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9~2023년까지 에스앤디 PBR은 1.65배, 2.69배, 1.13배, 0.82배, 0.80배 등으로 낮아졌으며, 엠에스씨도 동기간 1.2배, 0.8배, 0.9배, 0.8배, 0.7배로 저평가 구간에 머물렀다.
당초 두 기업 모두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곳은 아니었다. 에스앤디의 현금배당수익률은 2021년까지 1%를 넘지 못했고 2022년과 2023년 배당성향을 확대했음에도 배당수익률이 2.88% 수준이었다. 엠에스씨도 2022년까지 매해 주당 60원을 배당해 배당수익률 1% 안팎에 그쳤다.
에스앤디가 올해 들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에스앤디는 3월5일 총 350억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 계획을 내놨다. 당시 주가(1만7850원) 대비 68% 높은 3만원에 공개매수에 나선 만큼 주가가 급상승했다. 또한 자사주 공개매수로 주가를 견인한 상황에서 곧장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며 주가 부양에 힘을 실었다. 반면 엠에스씨는 배당 외에 특별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은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다만 에스앤디도 추가 주주환원 정책 실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초 350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한 만큼 추가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배당 확대 여부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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