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에스앤디 vs 엠에스씨]같은듯 다른 사업구조, '다각화 vs 집중'①K-푸드 열풍에 실적 개선 효과, 주력 사업 따라 갈린 성적표
윤종학 기자공개 2024-12-02 09:31:4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5: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앤디와 엠에스씨는 국내 대표 식품소재 기업이다. 식품소재는 완제품인 식품에 첨가되는 소재를 총칭하는 분야로 식품산업의 후방산업에 해당한다. 통상 식품소재 기업은 식품기업의 계열사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지만 에스앤디와 엠에스씨는 자체 경쟁력을 기반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과거 식품산업은 대표적인 내수산업으로 불리며 외형 성장을 꾀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K-푸드' 열풍이 불며 국내 식품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속도가 붙으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전반산업인 식품의 매출 증대는 에스앤디, 엠에스씨 같은 식품소재 기업들에게도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주력 소재 상이, 엠에스씨 매출 다각화 눈길
식품에 사용되는 식품소재는 수천가지가 존재하며 업체별로 주력하는 분야도 각양각색을 이루고 있다. 에스앤디와 엠에스씨도 조미소재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주력 소재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두 기업이 초기 생산한 소재의 시작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엠에스씨는 1974년 설립돼 수산물(해초)을 가공한 카라기난, 농수산물을 가공한 천연색소 및 각종 조미료 분말, 액상제품, 음료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롯데, 농심 등 식품 대기업과 해외 바이어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엠에스씨는 한천을 식품소재로 개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천은 청정해역에서 채취한 우뭇가사리 등의 홍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다. 젤리, 과자 등의 제조에 주로 활용된다. 이후 한천과 유사한 카라기난에 이어 색소, 소스, 시즈닝 등 조미소재로 사업을 확장했다.
반면 에스앤디는 조미소재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1998년 설립돼 2016년 12월 코넥스, 2021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약 160여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230여종의 식품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양식품, 일동후디스, 농심, 풀무원, CJ제일제당 등이 꼽힌다.
에스앤디는 일반기능식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소재를 제조하고 있으며 일반기능식품이 조미소재사업에 해당한다. 분말액기스와 액상액기스를 모두 생산하고 있으며 식품에 육류, 해산물, 야채, 유가공 등의 맛과 향미를 추가하는 소재들이다. 이후 감태추출물, 미강주정추출물 등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
모태 생산소재의 차이점은 두 기업의 매출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엠에스씨는 카라기닌 등 수산연소재와 조미소재의 매출 비중이 유사하다. 올해 3분기 기준 수산연제품의 매출(532억원)은 총매출의 37.5%에 해당한다. 조미소재는 60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의 43.65%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음료(8.23%), 식용색소(9.30%) 등 매출 다각화를 이뤄내고 있다.
반면 에스앤디는 조미소재의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다. 올해 3분기 치킨향분말과 그릴농축액 등 일반기능식품소재의 매출액은 714억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의 87%에 해당하는 수치다. 건강기능식품소재 매출 비중은 11.1%에 그쳤다. 다만 2016년 6억원에 불과했던 규모가 2023년 133억원까지 볼륨을 키우며 매출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소재는 원재료 가격 등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는 만큼 매출 다각화는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엠에스씨는 음료OEM 사업 등으로 식품소재 외의 사업까지 진출해 매출 다각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미소재 호실적 견인, 에스앤디 성장세 '압권'
에스앤디와 엠에스씨는 최근 몇년 동안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K-푸드 열풍에 라면 수출이 늘며 두 기업의 조미소재 매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매출 구성 차이에 따라 조미소재 비중이 큰 에스앤디의 실적 성장세가 단연 눈에 띈다.
에스앤디는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매출액 규모를 늘려왔다. 2014년 12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88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매해 20% 안팎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도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앤디 매출 증대의 1등 공신은 '불닭볶음면'이다.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의 효자 상품으로 북미 등 해외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단일 브랜드 최초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앞서 에스앤디는 삼양식품 연구소와 협업으로 불닭볶음면 오리지널, 치즈, 까르보, 크림까르보 등의 핵심 원료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에스앤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불닭볶음면 조미소재 매출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닭볶음면의 판매 확대가 엠에스씨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이유다.
엠에스씨도 불닭볶음면 호황에 조미소재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2019년 650억원이었던 조미소재 매출은 매년 6%가량 성장해 2023년 808억원까지 불어났다. 다만 에스앤디보다 조미소재 매출 비중이 낮은 만큼 전체 실적을 견인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엠에스씨 매출은 2020년 1460억원, 2021년 1620억원 2022년 2043억원, 2023년 1890억원으로 집계돼 변동성을 나타냈다.
엠에스씨 관계자는 "불닭볶음면 등 삼양식품에 조미소재를 공급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체 매출 규모를 좌우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며 "조미소재 매출 증가분 대비 가공육류 등에 들어가는 카라기난 매출이 감소하며 전체 실적이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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