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회계 톺아보기]고기능성 합성수지 SSBR, 금호석화 미래먹거리 될까유로7 대비 신제품 개발…3년 연속 수익 악화에도 연구개발비 증가세
김지원 기자공개 2024-12-26 08:33:54
[편집자주]
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 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금호석유화학이 미래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 신성장 사업 개발을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채택하고 연구개발(R&D)비용을 확대·유지한다.범용 석유화학 제품에서 수익을 보기 어려워지자 고기능성 합성고무 SSBR, 폐스티로폼을 재활용한 범용 폴리스티렌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제품 개발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3개년 연속 매출 및 영업이익 축소에도 R&D 투자를 강화해 갈 예정이다.
◇업황 부진 속 먹거리 찾아…고기능성 합성수지 SSBR 강화
금호석유화학은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미래 신성장 사업 개발'을 꼽았다. 주력 상품을 범용 석유화학 제품에서 고부가가치 상품,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중동 등이 범용 석유화학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업황 악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추세다. 매출은 2021년 연결기준 8조4618억원에서 지난해 6조3225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2021년 1조1473억원에서 지난해 359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른 석유화학 기업은 더 심각하다. 석유화학 빅4 중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한 기업들은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흑자를 냈지만 3년 연속 수익이 악화돼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주력 상품인 고기능성 합성고무 SSBR을 강화한다. SSBR은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에 활용되는 소재다.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의 매출 50%가 합성고무 부문에서 나왔다. SSBR이 이를 견인했다.
SSBR은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다. 유럽에서 도로교통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규제하는 '유로7'을 최종 채택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운행시 타이어나 브레이크 패드가 마모되면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유로7은 이르면 2026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내마모성이 강화된 SSBR 신제품을 개발한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하중을 많이 받기에 고기능성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런 강점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뜻이다. 또 레이싱 타이어용 SSBR은 상업화를 추진한다.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합성수지 부문에서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한다. 건축용 판물,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EPS에 폐스티로폼을 재활용한 범용 폴리스티렌을 개발한다. 개발된 범용 폴리스티렌은 향후 가전 포장재용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의 100% 자회사인 금호피엔비화학은 친환경 에폭시(열경화성 플라스틱)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술개발에 나섰다. 작년 한국재료연구원과 기술개발 계약을 체결한 후 풍력 터빈 블레이드용 에폭시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선박 구조물, 승용 및 대형 차량의 수소저장탱크용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주요 자회사인 금호미쓰이화학과 금호폴리켐도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금호미쓰이화학은 폴리우레탄의 핵심원료인 MDI 생산능력을 연산 20만톤 키우며 친환경 원료재생 공정기술을 도입한다. 금호폴리켐은 친환경 자동차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연구개발한다.
◇미래먹거리 찾는 금호석화, R&D도 증가세
이를 위해 금호석유화학은 수익성 악화에도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21년 575억원이었던 R&D비용(정부보조금 포함)은 다음해 590억원으로 늘어나더니 지난해 6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R&D비용 비율도 증가세다. 2021년 0.68%에서 2022년 0.74%, 지난해 1%로 늘어났다.
다만 올해는 R&D 비용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R&D비용은 432억원이다. 다만 전년 동기 444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다. 매출 대비 R&D비용 비중도 0.81%로 줄었다.
다만 R&D비용을 다시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분기별 R&D비용은 127억원, 155억원, 162억원, 186억원으로 점진적으로 늘어났다. 올해 1분기 다시 128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분기 139억원, 3분기 165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늘리는 분위기다.
석유화학 빅4(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금호석유화학) 기업 중에서는 지난해 기준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1.00%로 3위다. LG화학은 3.78%로 가장 높았으며 한화솔루션은 1.62%로 뒤를 이었다. 롯데케미칼은 0.61%다.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한 세 기업은 매출액이 10조원대다. 기업 규모가 큰 만큼 투자여력도 있다.
효성화학과 대한유화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각각 0.72%, 0.39%다. 두 기업 모두 매출 2조원대 기업으로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들 기업에 비해 규모가 큰 만큼 R&D 투자 비중도 큰 편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현재 석유화학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스페셜리티(Speciality)를 살려 남들이 못 만드는 제품을 만드는 일"이라며 "금호석유화학이 가진 강점을 살리기 위해 R&D를 계속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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