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IB 풍향계]KB증권, ABS 주관 막바지 '광폭 행보'빅딜마다 파트너 역할…할부채·PF 등 조달 창구

양정우 기자공개 2024-12-04 07:06:0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채자본시장(DCM)의 선두인 KB증권이 올해도 하반기 들어 굵직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딜을 싹쓸이하고 있다. 일반 회사채(SB) 시장에서는 NH투자증권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ABS 시장의 경우 압도적 경쟁 우위를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3분기에만 1조2000억원 가량의 주관 실적을 쌓았고 4분기에도 이미 1조2000억원이 넘는 딜을 마무리했다. 올해 다시 한번 DCM 선두 자리를 지키는 데 ABS 실적이 또다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캐피탈 ESG ABS, 대표 주관…엠캐피탈 조달 창구 '파트너'

2일 IB업계에 따르면 근래 들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ABS 딜엔 주관사 자리에 KB증권이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뉴스타브레인시티3 유동화전문회사가 발행한 3800억원 규모의 ABS를 단독으로 주관한 게 대표적이다.

대우건설과 중흥토건이 시공하는 경기 평택시 '브레인시티 3블록'은 최근 착공에 들어갔다. 시행사인 평택브레인시티3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는 KB증권과 3800억원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을 체결해 사업비를 조달했다. KB증권은 PFV에 3800억원을 대출하면서 이 대출채권을 기초로 뉴스타브레인시티3의 ABS를 발행하는 구조였다.

ABS는 HUG가 보증 의무를 제공해 'AAA' 신용등급을 받았다. 실질적 상환 재원은 브레인시티 3블록의 분양수입금이지만 투자 리스크는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보증사고(상환기일에 원리금 미상환)가 발생하면 HUG가 100% 금액에 대한 보증 의무를 짊어진다.


여기에 지난 10월 엠캐피탈의 ABS(엠캐피탈제십이차 유동화전문유한회사)에 다시 한번 대표 주관을 맡았다. 종목 수 10종에 총 1300억원 규모로 발행이 마무리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최대출자자인 엠캐피탈은 크레딧이 위축된 뒤로 조달 루트를 ABS로 전환했다. 대출과 할부약정, 리스계약에 따라 보유하는 각종 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ESG 인증을 받은 6000억원 규모의 ABS(현대오토펀딩이에스지 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도 발행 업무를 진두지휘(공동 대표 한국투자증권)했다. 이번 공모 ABS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ESG 인증을 받았던 딜이다. ESG 채권 발행 활성화를 추진 중인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수수료와 연 부과금을 면제받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ABS, 기초자산 리스크 절연 '강점'…KB증권 압도적 강자 '효자노릇'

PF를 제외한 국내 ABS 시장은 단말기할부대금채권과 자동차할부금융채권 등이 두 축으로서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ABS를 투자하려는 수요층의 저변도 넓지 않은 편이다. 일단 구조가 복잡하기에 ABS 포지션을 만들고자 경영진을 설득하는 게 번거롭다.

ABS엔 일반적으로 콜옵션이 붙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재투자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 일반 회사채처럼 만기까지 보유하려던 와중에 가격상 유리한 시점에 유통시장에서 매각하는 것과 사정이 다르다. 콜옵션 행사시 되돌려 받은 투자 원금은 다시 투자에 나서야 하기에 그 때마다 시장 변동성에 노출되는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그럼에도 ABS는 차별된 강점을 가진 증권이다. 무엇보다 기초자산과 보유기업(발행사) 간 리스크가 절연되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자산 본연의 캐시플로우와 신용도만 별도로 진단해 제값을 책정받을 수 있다. 크레딧이 위축 일로를 걷던 엠캐피탈엔 ABS가 구원 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조달 파트너를 자처한 KB증권 등과 머리를 맞댄 후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KB증권이 오랜 기간 DCM 시장의 선두로 자리매김하는 데 ABS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SB 등에서는 경쟁사가 주관 실적을 턱 밑까지 추격하거나 오히려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ABS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25% 수준에 육박해 매년 전체 주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