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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의 변신, 그래디언트의 바이오]GBCC의 PDO 차별화 'NGS', 조력자에서 혁신신약 '확장'⑤이진근 대표 "유일 체계적 뱅킹 플랫폼 확보, 신규 타깃 후보물질 발굴 속도"

한태희 기자공개 2024-12-27 13:25:44

[편집자주]

국내 최초로 전자상거래 개념을 도입한 인터파크. 그래디언트라는 새로운 사명과 함께 유통이 아닌 바이오로의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여행과 공연 등 기존 이커머스사업부를 야놀자에 매각하고 항암신약 개발기업 '테라펙스',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업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완전히 바꿨다. 이기형 회장을 필두로 추진하는 그래디언트의 바이오 사업은 어떤 스토리가 있을까. 더벨은 그래디언트 바이오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물들을 만나 구체적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류가 마우스(쥐)의 암을 정복했다는 업계 농담이 있다. 안전성 문제로 동물로만 비임상 연구를 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인류가 암을 정복하지 못한 배경으로도 꼽힌다. 인체를 잘 모사하는 모델을 비임상에서 활용하면 본임상에서도 높은 효능을 재현할 수 있다."

인체 모사성이 높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DO)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인체 대상 실험의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꼽힌다. 타깃 바이오마커 발굴이나 비임상 단계의 약효 평가에 PDO를 접목하면 약물의 효능을 미리 확인해 신약 연구개발을 가속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아직 초기 기술로 사업성을 입증한 곳이 많지 않다.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이하 GBCC)는 자체 PDO 뱅킹을 활용한 플랫폼 사업과 신약 개발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벨은 이진근 GBCC 대표(사진)를 만나 구체적 사업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동물실험 보완 '오가노이드' 주목, NGS 데이터 확보 경쟁력

이 대표는 전 인터파크, 현 그래디언트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회사에 합류한 인물이다. 이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전신인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으로 동아에스티 신사업기획팀장, 휴젤 전략기획실장을 거쳤다.

2020년 초 인터파크홀딩스로 입사해 바이오 사업부 기획을 담당했다. 그래디언트그룹이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현 테라펙스)를 설립하면서 연구소장을 맡았다. 이후 인적분할로 신설된 GBCC의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이진근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대표.

GBCC가 추진하는 사업의 핵심 자산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DO)'다. 오가노이드는 인간의 생체 조직이나 장기의 일부 특성을 모방하는 3차원 구조의 세포 집합체다. 이를 신약개발 과정에 활용하면 인간 장기나 조직의 생물학적 특성과 기능을 재현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비임상 연구에서 동물실험의 주된 목적은 본임상에서 투여할 약물의 용량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다만 안전성 외에도 효능 검증을 위해서는 동물보다 인간 생체 환경을 잘 모사한 비임상 평가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의 안전성을 고려할 때 오가노이드가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인체 모사성이 높은 오가노이드를 적절히 잘 활용하면 동물실험과 교차검증을 통해 약효 평가, 후보물질 스크리닝, 바이오마커 발굴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이 대표는 "약효를 평가하거나 타깃 바이오마커를 발굴할 때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하면 좋은데 인체 대상 실험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며 "인체를 모사하는 생체 외 플랫폼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니즈를 충족하는 게 바로 오가노이드"라고 말했다.

GBCC는 신약 개발의 동반자를 자처하면서 국내외 제약사 또는 바이오텍을 대상으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암 오가노이드 외에도 치매 환자로부터 유래한 뇌 오가노이드 기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오가노이드 하나가 환자 한 명을 대표한다면 오가노이드를 많이 확보할수록 더 많은 환자 집단을 대변하는 셈"이라며 "특히 항암 신약 개발에 대한 수요가 높으므로 암 오가노이드를 많이 확보하면 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발굴, AI 모델 접목한 밸류체인 구상

GBCC는 2017년 전신인 인터파크 사내 연구소를 시작으로 약 7년 간의 연구를 통해 800여 종에 달하는 PDO 데이터와 NGS 분석 정보를 통합한 체계적인 뱅킹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활용해 신약 개발사를 대상으로 약물의 효능·안전성 평가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대표는 "환자와 오가노이드의 NGS 데이터를 함께 확보해야 환자의 유전적 특성을 잘 대변하고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다"며 "이같이 체계적으로 뱅킹을 구축한 업체는 우리밖에 없고 이러한 특장점을 토대로 계약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독성평가 플랫폼 등 매출을 통해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길은 혁신신약 개발이다. PDO 뱅크와 자체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융합한 신규 타깃 발굴 플랫폼을 결합해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자체 AI 모델로부터 신규 타깃을 발굴해 이를 저해하는 초기 물질을 오가노이드에 처리해 약효를 검증하는 구조다. 오가노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환자의 유전학적, 생물학적 특성을 반영한 항암 타깃 발굴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대표는 "타깃을 저해하는 초기 물질을 오가노이드에 처리했을 때 기존 블록버스터 약물의 내성을 극복하는 효과를 확인했다"며 "해당 물질에 대한 개선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고 내년 AACR(미국암연구학회)에서 초록 제출을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GBCC의 조직은 오가노이드 관련 PDO 사업부와 타깃 사업부로 구분된다. 타깃사업부 산하에는 기획팀과 의학생물팀을 비롯해 인공지능팀에 10명 내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외 사업개발 확장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실을 신설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분야가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 개발"이라며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활용한 신규 타깃 후보물질 발굴에 속도를 내고 신약 개발을 통한 조기 사업화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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