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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그룹은 지금]'동서식품'에 기대는 사업구조, 둔화된 외형성장①그룹 전체 매출의 약 70%, 동서식품에 쏠려…최근 10년 연평균 1% 성장

윤종학 기자공개 2025-01-02 07:55:13

[편집자주]

동서그룹은 국내 믹스커피 시장 1위인 동서식품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다만 믹스커피 시장이 위축될수록 그룹 전체의 성장동력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해외진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글로벌 식품기업 몬델레즈와 공동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부딪혀 해외진출도 쉽지 않았다. 다만 최근 몬델레즈가 글로벌 커피사업을 철수하며 다시금 동서그룹의 해외진출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더벨은 시장의 재조명을 받고 있는 동서그룹의 현 상황과 재무상황, 해외진출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서그룹은 유일한 상장기업이자 지주사격인 동서 아래 비상장 계열사 동서식품, 동서유지, 동서음료, 미가방, 동서물산 등을 두고 있다. 다수의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동서식품에 기대는 구조다. 동서식품은 맥심, 카누 등 믹스커피를 제조하고 있으며 독보적인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던 2000년대 초반까지 동서그룹도 외형성장을 지속해왔지만 커피전문점의 확산과 믹스커피 소비감소 등이 이어지면 최근 10년간 외형성장도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캡슐커피'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성과가 가시화되기에는 시일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태생부터 분리된 지분구조, 동서식품 중심으로 연계된 사업형태

동서그룹은 1975년 설립된 동서가 지분구조상 그룹 전체의 실질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로는 동서식품, 동서유지, 동서물산, 동서음료, 미가방 등이 있지만 계열사별 보유지분이 상이해 모회사인 동서에 전체 매출이 잡히는 구조는 아니다.

예컨대 동서는 동서물산과 동서음료 지분을 각각 62.5%, 66% 보유해 자회사로 두고 있고, 이들 매출은 연결기준 동서 매출에 반영된다. 하지만 동서식품과 동서유지 지분은 50%에 그쳐 공동기업에 속한다. 이에 매출은 별도로 계상되며 동서 순이익에만 지분법이익이 반영되는 구조다.

동서그룹 계열사들의 지분구조가 나눠져있는 배경은 설립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서식품은 1968년 미국 크래프트푸드(Kraft Foods)와 합작을 통해 탄생했다. 지분은 50 대 50인 공동기업 형태였다. 동서식품 창업자가 작고한 이후 김재명 동서 명예회장이 동서식품을 인수하며 현재 동서그룹의 기틀이 마련됐다.

이후 동서식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동서그룹은 믹스커피 사업과 연관된 형태로 사업을 다각화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1975년 포장재 생산과 보온병 제조 회사인 아폴로보온병을 인수해 커피 뿐아니라 포장재 제조 등을 내재화한다. 아폴로보온병이 현재 지주사 역할을 하는 동서의 전신이다.

현재 동서는 식품사업부문, 제조부문, 구매수출부문 등을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다. 식품사업부문은 식품사업과 동서음료를 포함한 부분이다. 식자재와 수입음료, 유지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제조부문은 포장사업과 다류사업, 동서물산 등이 포함된다. 동서물산은 커피제품 포장 및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즉, 동서그룹은 동서식품을 중심으로 커피를 제조하고, 제품 포장과 커피원료 수입 등을 계열사를 통해 수행하고 있어 큰 틀에서 믹스커피사업에 그룹 전체가 달라붙어있는 셈이다. 이는 동서그룹의 매출구조에서도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난해 기준 동서와 동서식품, 동서유지 등의 단순매출 합계는 2조4134억원으로 집계됐다. 동서식품은 4896억원, 동서유지는 1684억원, 동서식품은 1조7554억원 등으로 동서식품이 전체 매출의 7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 성장세 둔화 지속, '캡슐커피'로 활로 모색

그룹 전체가 동서식품을 지원하는 사업구조는 믹스커피 사업이 호황이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외형성장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요건이었다. 실제 2000~2010년 사이 동서식품은 평균 매출 8.9%, 영업이익 14.1%, 순이익 15.6% 등이 매해 성장하는 시기를 보냈다.

다만 2010년 들어 믹스커피 시장이 둔화하자 동서그룹 전체 매출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4~2023년 동서그룹 매출(동서, 동서식품, 동서유지 등 단순합계) 추이를 보면 2014년 2조1581억원에서 2023년 2조4134억원으로 약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해 8%에 이르던 성장세가 1% 수준으로 둔화된 셈이다.

동서그룹은 시대적 변화와 사업 다각화 필요성에 대응해 캡슐커피 사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홈카페 문화의 확산과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2020년 216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4000억원까지 볼륨을 키웠다. 이에 동서식품은 지난해 '카누 바리스타 머신'을 출시하고 현재까지 총 13종의 전용 캡슐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다만 동서식품이 믹스커피 시장 80%를 점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캡슐커피 시장은 네슬레(네스프레소)가 80% 이상을 과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캡슐커피머신이 진입 허들로 작용할 수 있는 특성상 후발 주자인 동서식품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동서그룹 관계자는 "국내 내수만으로 믹스커피 수요가 급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홈카페 문화 활성화에 발맞춰 캡슐커피를 출시해 신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다만 네슬레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 후발주자로 참여해 아직까지 매출 등을 공개하기에는 이르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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