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통가 리포트]뜨거운 'IPO·M&A' 열기, '블루오션' 입증[뷰티]④급성장 속 넥스트 스텝, '외형 확장·외부 매각'
김혜중 기자공개 2025-01-03 14:38:11
[편집자주]
올해 유통가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K-컬처 인기로 식품사나 화장품 ODM 기업들은 해외에서 훨훨 날았으나 내수경기 침체로 이커머스와 패션회사들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 2025년에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 간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더벨은 유통산업 내 섹터별로 기업을 분류한 후 올해 한 해 흐름을 정리하고 전망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13: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디브랜드가 불러온 K-뷰티 호황기 속 시장에서도 뷰티 섹터에 주목하고 있다. 빠른 매출성장률을 기반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브랜드사도 있는 한편 경영권을 매각하는 경우도 빈번했다.아직 K-뷰티가 블루오션이라는 판단 하에 구다이글로벌은 올해에만 브랜드 세 곳을 사들였다. 단일 인디브랜드를 넘어 몸집을 불려 추가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8000억원 규모 서린컴퍼니 매각도 진행 중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진 2024년 뷰티 업계였다.
◇시장 관심 집중된 '인디브랜드'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 ‘달바’를 운영하고 있는 달바글로벌은 지난 11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내년 상반기 중 상장이 목표다. 당초 코스닥 상장을 노리고 있었지만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설립된 달바글로벌은 ‘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9년만해도 2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21년 692억원, 2022년 14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008억원으로 최근 5년새 폭발적인 성장을 거뒀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2137억원을 기록하면서 이미 2023년 매출액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464억원으로 안정적인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수출 실적이 전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한다. 올해 3분기 기준 달바글로벌의 수출액은 931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중 43.6%에 해당한다. 2023년 전체 수출액이 443억원, 수출 비중이 22%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파른 상승세라는 평가다.
이러한 상황 속 시장에서는 달바글로벌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이 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와 안정적인 수익성이 담보되고는 있지만 최근 증시상황 전반이 악화됐고 달바글로벌 또한 파생상품평가손실로 인해 올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24억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장애물이다. 물론 이를 제외한 조정수치로 밸류에이션을 진행하는 방향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바글로벌 외에도 ‘넘버즈인’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비나우 역시 증권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인디브랜드의 약진 속 비나우도 2023년 매출액 1145억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93.4% 증가했다. 이에 올해 9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기업가치는 1조원~2조원이 거론되고 있다.
업황이 호황기에 접어든 상황 속 뷰티 섹터 전반의 주가 호조로 달바글로벌과 비나우 역시 이러한 기업가치를 상장 밸류에이션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M&A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한 ‘뷰티’
상장 외에도 높은 기업가치를 책정받고 경영권을 매각한 사례들도 있다. 올해 인수합병의 포문을 연 건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의 스킨이데아 인수다. 스킨이데아는 메디필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회사로, 전세계 50여개국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당시 기업가치는 15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조선미녀’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구다이글로벌은 타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2016년 설립된 구다이글로벌은 본래 화장품 유통사였다. 2019년 독점으로 중국에 유통하던 조선미녀 브랜드를 인수했고, K뷰티의 약진과 함께 기업 규모도 키웠다. 2021년 117억원이던 매출액은 2023년 1396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진행한 인수합병만 세 건이다. 지난 5월 티르티르 경영권을 1500억원에 인수했고 6월에는 라카코스메틱스 지분 88%를 425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컨소시움을 형성해 ‘스킨1004’ 브랜드를 보유한 크레이버코퍼레이션 지분 85%와 경영권을 사들였다. 거래 금액은 2000억원 중반대다. ‘조선미녀’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매출 구조를 안정화함과 동시에 아직 성장성이 충분한 해외 무대에서 선전하고 있는 브랜드를 확보해 미래 성장 동력을 함께 찾고자 하는 의도였다.
이러한 인수합병은 화장품 대기업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미국을 주요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취득했고, 잔여 지분 취득을 위한 콜옵션을 2023년 10월 행사했다. 이에 따라 2024년 4월 30일 6321억원을 투입해 코스알엑스 주식 24만9500주를 취득하고 86.7% 지분율을 확보했다. 코스알엑스는 2020년만 해도 매출액이 8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1233억원, 2022년 2044억원, 2023년 4862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을 거듭했다. 해외에서만 매출액의 90% 이상이 발생할 정도로 성장성도 높다.
아직까지도 인수합병 시장은 뜨겁다. ‘라운드랩’ 브랜드를 전개하는 서린컴퍼니 매각이 진행 중이다. 8000억원 가량의 몸값이 거론되는 가운데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영국계 PEF운용사인 CVC캐피탈이 선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대급 호황기를 보낸 뷰티 업계를 향한 시장 관심도 뜨거웠다”며 “아직까지 해외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중소형 브랜드사 등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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