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통가 리포트]'전방산업 수혜' 함께 웃은 'ODM'사[뷰티]③인디브랜드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고공행진', 성장 모멘텀은 '여전'
김혜중 기자공개 2025-01-02 14:39:45
[편집자주]
올해 유통가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K-컬처 인기로 식품사나 화장품 ODM 기업들은 해외에서 훨훨 날았으나 내수경기 침체로 이커머스와 패션회사들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 2025년에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 간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더벨은 유통산업 내 섹터별로 기업을 분류한 후 올해 한 해 흐름을 정리하고 전망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뷰티 열풍을 일으킨 인디브랜드의 약진은 한국판 화장품 밸류체인의 형성 덕분이다.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이 화장품 내용물을 생산하고 패키징 역시 용기제조업체를 통한다. 인디브랜드는 이미지 관리와 마케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최근 인디브랜드 성장세에 대해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되면서 ODM사의 주가도 함께 주춤했다. 다만 인디브랜드는 여전한 수출실적으로 걱정을 불식시켰다. ODM사는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장 증설까지 나서면서 성장세 유지를 위한 투자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실적 ‘우상향’, 인디브랜드 수혜 한 몸에
올해 K-뷰티의 열풍을 이끈 건 인디브랜드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SNS를 타고 퍼진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미국과 동남아시아,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인디브랜드의 수요로 이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4년 11월까지의 화장품 수출액은 93억달러로 역대 최대고 연말까지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디브랜드의 선전에는 품질의 우수성이 기반이 된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인디브랜드는 한국콜마나 코스맥스, 코스메카 등의 화장품 ODM 기업을 통해서 제품을 생산한다. 내용물을 담는 용기는 펌텍코리아나 연우 등의 업체를 통해서 제공받는다. 철저한 분업 하에 인디브랜드는 개발 생산능력 없이도 제품을 전개할 수 있다.
인디브랜드의 약진에 따라 자연스럽게 ODM사 실적도 동반 상승했다. 한국콜마는 2020년 코로나19로 잠시 외형 성장이 주춤한 이후 5년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1조3221억원이던 매출액은 2023년 2조1557억원으로 늘었다. 2024년 3분기 기준 매출액은 1조86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코스맥스도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1조3829억원이던 매출액은 2023년 1조7775억원으로 늘었다. 2024년 3분기 기준 매출액은 1조60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35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의 공통적인 성장 배경으로는 역시 인디브랜드 수주 증가가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주요 판매 채널이 재편되며 온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하는 인디브랜드들의 비중이 확대됐다”며 “이에 신속한 제품 개발 및 공급 능력을 보유한 대형 ODM 선호현상이 나타난 점이 성장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피크아웃 우려는 불식, 성장 동력도 '여전'
다만 주가도 실적과 함께 우상향 추세를 그리진 못했다. 2024년 4분기에 접어들어 인디브랜드 수요의 피크아웃 우려가 시장에 퍼진 영향이 컸다. 그동안의 실적은 인디브랜드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였기에 앞으로의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주가도 떨어졌다.
특히 11월 7일 종가 기준 6만6500원이던 한국콜마의 주가는 11월 12일 단숨에 5만58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12월 9일 종가로 4만9800원을 기록했지만 인디브랜드 성장성이 꺾이지 않았다는 점이 수출액 지표를 통해서 입증되면서 12월 27일 종가로 5만3900원을 기록했다. 코스맥스 역시 2020년 6월 14일 20만8000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11월 이후 한국콜마와 비슷한 주가 추이를 보였다.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시설 증설에 나서면서 다가오는 2025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아시아 최대 규모 공장인 세종1공장 증설에 나선 상태로, 증설 완료 후 연간 생산 가능량은 4억5000만개에서 8억9000만개로 확대된다.
미국에도 펜실베이니아주에 제2공장을 짓고 있으며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공장 효과로 현지 생산 능력이 기존 1억8000만개에서 3억개로 증가한다. 향후 연간 총 생산 능력을 기존 14억8200만개에서 20억4200만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코스맥스도 내년 초까지 생산능력을 20%가량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 법인은 공장 가동률이 75%에 달하는 상태다. 화성과 평택 공장 증설을 통해 국내 기준 월간 생산 목표를 7000만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10월 기준 국내 월간 생산량은 5200만개였다. 여기에 인도네시아와 태국 법인에서 신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확보 및 투자가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인디브랜드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건 ODM사의 기술력으로, 생산능력 확장에 따른 추가 성장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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