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기술은 지금]사라진 해외 진출 본능, 초라한 성적표에 발목초창기 의욕 보였던 미국 법인 '청산' 결말, 일본 법인 커지는 적자
최현서 기자공개 2025-01-08 07:40:36
[편집자주]
다우기술은 1세대 IT 벤처 타이틀을 갖고 있다. 역사가 40년으로 상당하다. 외산 소프트웨어(SW)의 한글화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키움증권이란 '금융'을 메인 사업으로 한다. 그룹 내에서 설 자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근본 사업 IT 부문은 내부거래를 통한 성장 외에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다우기술은 그룹의 경영권 계승을 위한 중간다리 역할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다우기술의 현재와 향후 지배구조 및 사업의 재편 방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은 1986년 다우기술 설립 직후부터 해외에서 개최된 각종 기술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소프트웨어(SW) 선구자들의 제품과 개발 상황을 몸소 경험한 김 전 회장은 다우기술의 주요 수익원을 SW로 잡고 해외 시장 진출을 동시에 시도했다.하지만 그 의욕이 사라진지 오래다. 훗날 진출한 금융업을 제외하고 본업인 정보기술(IT) 사업의 해외 진출 소식은 2018년을 끝으로 들리지 않고 있다. 미국 법인은 없앴고 일본 법인은 최근 역대급 적자를 내며 '경고음'을 냈다. 금융사 중심 매출에 집중하면서 IT 본연 사업의 해외 시장 확장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 모양새다.
◇선 미주 시장, 후 아시아 진출 전략 수립
다우기술은 1986년 설립 직후부터 해외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김 전 회장이 직접 해외의 전시장을 찾아다니며 사업을 물색했다. 김 전 회장의 잦은 해외 출장으로 당국이 다우기술에 대한 조사를 하러 나올 정도였다.
국외로 눈을 돌린 이유는 당시 해외 SW 시장이 국내보다 훨씬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시장 규모 자체도 더 컸다.
다우기술도 SW 제품 생산과 소비가 활발한 미국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펼쳤다. 국내에서 외산 SW의 한글 번역으로 성장을 맛본 후인 1996년 미국지사를 세웠다. 이후 1999년 5월에는 '큐리오(Qrio)' 법인을 세웠다. 다우기술이 개발한 통합 메시지 서비스 사업을 미국에서 전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큐리오에 대한 기대는 남달랐다. 김 전 회장은 큐리오의 나스닥 상장까지 준비했다. 다른 서비스에 비해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했다.
당시 미국 내에서 큐리오와 경쟁했던 서비스인 '원박스'는 음성 메시지만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큐리오는 전화를 통해 이메일을 주고 받거나 팩스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미국에서 통합 메시지 서비스 기술력과 사업성을 검증한 뒤 아시아 시장으로 확장할 전략을 세웠다.
2008년 실천에 나섰다. 그 해 2월 36억원을 들여 다우홍콩을 세웠다. 7월에는 아카이빙·웹메일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던 '테라스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다우재팬을 세웠다.
다우재팬은 테라스테크놀로지 일본 법인의 후신으로 지금도 현지에서 메일 솔루션 사업을 펼치고 있다. 훗날 키움증권을 품에 안고 덩치를 불려 발족한 다우키움그룹은 다우재팬을 교두보로 삼아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도 짰다.
◇꺼진 영역 확대 동력, 그룹사 중심 매출 집중 전망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성과는 그다지 양호하지 않았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IT 서비스를 성공한 뒤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는 큰 그림은 별다른 소득 없이 지워졌다. 미국에 1996년 만든 지사, 1999년 법인으로 발족한 큐리오는 청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된 손실이 원인이다.
큐리오는 설립 원년부터 2003년까지 적자만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500만원에서 2억원 정도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2004년 처음으로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05년부터 구체적인 수익은 공개되지 않았다. 2008년 상반기 큐리오는 청산됐다. 이후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우기술의 자회사는 없다. 나스닥 상장 구상은 뜬구름이었던 셈이다.
아시아에서 벌이고 있는 IT 사업은 그나마 선전했지만 수익이 그다지 많지 않다. 다우재팬과 다우홍콩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글로벌 금융 위기로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2011년부터는 순이익을 내는 해가 많아졌다.
다우홍콩의 경우 2010년부터 2023까지 14년 연속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다만 지난해 순이익 규모가 13억원에 불과하다. 이외에 2018년 12월에 세워진 법인 '다우키움이노베이션(베트남)'도 이익을 내고는 있으나 같은 기간 그 규모가 11억원에 그친다.
특히 다우재팬은 최근 실적 약세가 뚜렷하다. 2022년 3억원이었던 순손실이 지난해 10억원까지 늘었다. 2008년 설립 이후 가장 큰 규모 적자다. 일본 시장 내 메일 솔루션 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끼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역시 주요 글로벌 SW 시장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뼈아픈 대목이다. 성과가 미미한 만큼 다우기술은 당분간 별도의 해외 신규 시장 진출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IT 서비스를 그룹사 위주로 제공하고 있고 그로 인한 매출이 상당 규모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특수관계자 매출 거래 규모는 824억원이다. 이는 다우기술 별도 기준 3분기 누적 매출(2355억원)의 29.6%를 차지한다.
다우기술은 3분기 보고서를 통해 "그룹 내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반면 그룹 외 시장에서는 다수의 참여자간 치열한 경쟁으로 수주 확보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며 "그로 인해 수익성에 변동이 있을 수 있으며, 당사의 서비스는 그룹사 위주로 제공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솔루엠, 디지털 사이니지에 'AI' 결합…리테일 도약 나섰다
- [IR Briefing]와이즈넛 "AI 업계 유일 흑자 기업, 성장 자신"
- [i-point]휴마시스, 코로나19·HIV 진단 제품 성능 개선
- [Red & Blue]'HBM 기대주' 워트, 새 장비 테스트 단계
- [LS 상장후보 점검]신사업 둔화 속 빛나는 IPO 카드 에식스솔루션즈
- [유동성 풍향계]넥센타이어, 운전자본 첫 '1조' 돌파…부채 증가세 뚜렷
- [i-point]배터리솔루션즈, 전기차 LFP 배터리 전처리 시설 완공
- [i-point]노을, CES 2025서 미국 시장 본격 공략
- [i-point]제이스코홀딩스, 중국 국유기업과 MOA 체결
- 에이피알, 600억 규모 자사주 소각 결정
최현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다우기술은 지금]사라진 해외 진출 본능, 초라한 성적표에 발목
- 카카오의 '조명가게'
- 우아한형제들, 김범석 대표 신규 선임
- 티몬에 놀란 NHN페이코, 결제전문가 정승규 대표 선임
- 와이어블, 신규 매출 확장 디딤돌 '유·무선 라우터'
- [다우기술은 지금]모기업·자회사 뒤집기, IT보다 금융 중심 그룹사로
- [다우기술은 지금] IT로 내디딘 첫 발, 금융으로 발걸음 이동
- 가비아, 후이즈 인수 잔금 조기납부 '공정위 벽 넘을까'
- [2024 이사회 평가]'활동성 우수' KT스카이라이프, 평가체계·실적 '발목'
- [2024 이사회 평가]LG헬로비전, 균형 잡힌 이사회 '약점'은 경영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