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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기술은 지금]모기업·자회사 뒤집기, IT보다 금융 중심 그룹사로②키움증권 금산분리 피하려 다우데이터 '꼭대기' 배치, IT기업 색채 '증발'

최현서 기자공개 2024-12-30 10:17:28

[편집자주]

다우기술은 1세대 IT 벤처 타이틀을 갖고 있다. 역사가 40년으로 상당하다. 외산 소프트웨어(SW)의 한글화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키움증권이란 '금융'을 메인 사업으로 한다. 그룹 내에서 설 자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근본 사업 IT 부문은 내부거래를 통한 성장 외에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다우기술은 그룹의 경영권 계승을 위한 중간다리 역할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다우기술의 현재와 향후 지배구조 및 사업의 재편 방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은 다우기술 대표 시절부터 벤처 기업가 정신을 강조해왔다. 도전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다양한 회사를 만든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가 '제임스 클라크'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같은 도전 정신으로 만든 게 지금의 키움증권이다. 문제는 키움증권의 지분 가치 상승이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키웠었다는 점이다.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지주사 체제로 바뀌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다우기술이나 키움증권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했다.

다우기술 지배구조에 과거 급격한 변화가 생긴 건 이런 배경 때문이다. 지주사 강제 전환을 피하기 위해 다우데이터를 최대주주로 두는 '모회사와 자회사 뒤집기'가 이뤄졌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만 원조 IT회사로서의 면모는 그만큼 희석됐다.

김 전 회장은 2000년 1월 키움증권을 출범했다. 키움증권 지분 68.97%를 출자한 최대주주로 다움기술을 내세웠다. 출자금은 345억원이다. 김 전 회장은 이후 2000년 3월 다우기술 대표에서 물러나 키움증권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다우기술 설립 14년 만이었다.

SW 사업 성공을 발판으로 다우기술의 몸집이 점차 커지고 있던 때다. 벤처 기업 육성을 외치던 김 전 회장 소신에 따라 자회사도 크게 늘어나고 있었다. 2000년 말 기준 다우기술의 자회사 수는 16개다. 1998년 8개였던 자회사 수가 2년만에 2배 늘어났다.

2000년 이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계열사를 늘렸다. 소액 출자로 자회사를 설립하는 대신 지분 인수 방식을 동원했다. 2005년 11월 지분 61.8%를 확보한 지앤지피플이 대표적이다. 현재 '사람인'으로 이름을 바꾸고 동명의 구직 플랫폼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꾸준한 확장 정책과 자회사 성장이 맞물리자 2000년대 후반 들어 시장에서는 다우기술의 '지주회사 전환설'이 돌기 시작했다. 특히 발단은 핵심 자회사인 키움증권의 유상증자 계획 발표였다.

2007년 5월 키움증권은 보통주 183만9270주(1053억원)를 신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주주배정 증자 방식이었다. 2006년 말 당시 다우기술은 키움증권 주식 731만7000주(59.67%)를 갖고 있었다. 예정대로 증자를 마치면서 주식수가 841만4492주까지 늘었다.

지주회사 강제전환 조건이 발생했다. △자산 총액 1000억원 이상 △모기업 자산 총액 중 자회사 주식가액 비율 50% 이상이 기준이다.

2006년 말 기준 다우기술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 평가액은 1360억원으로 당시 자산 총액(2729억원)의 49.8% 수준이었다. 당시 키움증권 지분 평가액은 892억원이었다. 키움증권 유증을 마친 뒤에는 그 평가액이 1795억원까지 늘었다. 2007년 말 기준 다우기술의 전체 자회사 지분 평가액은 2334억원으로 자산 총액 4133억원의 56.5%를 차지했다.

다우기술에게 지주회사 전환은 치명적이었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비금융회사 지주사는 금융회사의 지분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주사가 아닌 기업집단은 은행업을 제외한 증권사, 보험사 등 법인을 보유할 수 있다. 다우기술이 키움증권을 자회사로 둘 수 있었던 배경이다.

지주회사 요건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게 '최대주주 바꾸기'였다. 김 전 회장에서 자회사 중 하나였던 '다우데이타'로 최대주주를 갈아탔다. 다우데이터를 지배구조 꼭대기에 올리며 지주회사 요건을 피해가는 돌파구를 택한 셈이다.

키움증권 유증이 이뤄진 후에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의 계열사였던 다반테크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다우기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07년 초 4.15%였던 다우데이타의 다우기술 보유 지분율은 그해 말 29.81%까지 늘었다. 당시 다우데이타의 최대 주주도 김 전 회장(43.81%)이었다.

다우데이터는 2007년 다우기술의 최대주주 역할로 올라선 뒤 50% 이상 지분을 취득하지 않았다. 자회사의 지분 가치가 모회사 자산 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면 지주회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다우기술 지분 45.2%를 다우데이타가 갖고 있다. 지분 가치는 1633억원이다. 다우데이타의 총 자산액(4736억원)의 34.5%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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