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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기 전선업계 톺아보기]'ROE 44%' HD현대일렉트릭, 주가 훨훨 날았다⑨실적 개선·순이익률 상승…주가 1년 새 408.1%↑

유나겸 기자공개 2025-01-09 13:11:53

[편집자주]

한 줄의 전선에도 다양한 기업들의 기술이 담겨 있다. 전선 한 줄이 완성되는 과정에는 원자재부터 설비에 이르기까지 복수 기업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전선 기업들은 최근 몇 년 새 최대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노후 전력망 교체 이슈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덕분이다. 국내 전선 기업의 강점과 기회 요인을 비롯해 전선 생산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기업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이 해외 시장 확장과 전력기기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실적과 재무 구조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북미와 중동 지역에서의 안정적인 성장세와 수주잔고 확대가 시장 신뢰를 이끌며 주가 상승을 만들었다.

특히 일 년 만에 주가가 400% 이상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줬다. 주요 주식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도 피어그룹을 압도한다. 이는 HD현대일렉트릭이 전력기기 시장에서 보여준 높은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다.

◇해외 시장 호조…수주 잔고 39.2%↑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4월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사업부의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으며 같은 해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 회전기 등 전력기기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력기기는 전체 매출의 55.1%를 차지하며 HD현대일렉트릭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발전소, 변전소, 송배전망 등에서 사용되는 '발전용 고압 전력기기'가 HD현대일렉트릭의 주요 제품군으로 꼽힌다. 이는 기술 수준과 품질 요구가 높은 고부가가치 품목이다. 특히 맞춤형 설계와 유지보수 시장에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수익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높은 진입 장벽이 더해지면서 관련 시장에서 HD현대일렉트릭의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HD현대일렉트릭의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2조5066억원으로 2023년 동기(1조9055억원) 대비 3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5027억원으로 전년 동기(1906억원) 대비 163.7% 급증했다.

특히 해외 시장의 호조는 HD현대일렉트릭의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북미와 중동 지역에서 노후 전력망 교체, 재생에너지 확산, 전력망 안정성 강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변압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회사의 수익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8년 미국 생산 법인에 약 1300억원을 투자해 선제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충하며 북미 시장 성장에 대비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 매출은 1조791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했다. 주요 매출처로는 사우디전력청과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AEP)가 있다.

미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수주잔고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7조1807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1571억원) 대비 39.2% 증가했다. 이는 경쟁사인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2조9041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수주잔고는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전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이미 2028~2029년까지의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수주 호조에 따른 계약부채 증가도 눈에 띈다. 발주처와 납품 계약을 맺은 뒤 선수금 명목으로 미리 대금을 받으면서 계상한 항목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2023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2433억원의 계약부채를 기록했으나 2024년 3분기에는 약 37.2% 증가한 3337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감 반영…PER·PBR 경쟁사 압도

호황기에 힘입어 주요 재무지표도 일제히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HD현대일렉트릭의 연결 현금성 자산(현금, 현금성 자산, 금융기관 예치금 등 포함)은 3666억원으로 2023년 말(2007억원) 대비 82.7% 증가했다.

연결기준 유동비율도 144.16%를 기록해 단기 부채 상환 능력이 안정적인 수준임을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100%를 넘으면 재무 구조가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부채비율 역시 개선됐다. 2022년 193%였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140%로 낮아졌으며 이는 전력 설비 기업으로서 평균 수준에 해당한다. 연결기준 순차입금비율은 2022년 44.6%에서 2023년 48.7%로 소폭 증가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0.1%까지 급감해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까운 상태에 도달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 개선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으로도 확인된다. 2023년 3분기 19.39%였던 ROE(연결기준)는 지난해 3분기 44%로 크게 뛰어올랐다. 이는 경쟁사인 LS일렉트릭(12.44%)과 효성중공업(13.9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ROE 상승의 주요 요인은 순이익률 개선이다. ROE는 순이익률이 높아질수록 함께 상승하는 구조를 가지는데 지난해 3분기 HD현대일렉트릭의 순이익률은 14.8%로 전년 동기(7.8%)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높은 순이익률은 ROE를 견인하며 회사의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투자자들이 기업의 수익성과 경영 효율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실적 상승세와 재무 안정성은 주식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2024년 1월 2일 8만100원이던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는 2025년 1월 2일 40만7000원으로 408.1% 증가했다.

PER과 PBR도 각각 27.72배와 10.18배를 기록하며 경쟁사인 LS일렉트릭(PER 23.84배, PBR 2.82배)과 효성중공업(PER 24.04배, PBR 3.18배)을 크게 앞섰다. PER은 기업의 이익 대비 주가 평가 수준을, PBR은 자산 가치 대비 주가 평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두 지표가 높다는 것은 시장에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HD현대일렉트릭이 경쟁사를 압도하는 PER과 PBR을 기록한 배경은 전력기기 시장에서의 높은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실적 성장과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기반으로 한 시장의 신뢰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ROE가 일 년 만에 20% 이상 상승했다는 것은 HD현대일렉트릭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음을 보여준다"며 "주가 상승 역시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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