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전략 분석]SK 머티리얼즈 넥스트 스텝은 '선택과 집중'②조인트벤처 SK하이닉스 후광효과 기대…유기소재 사업 초점
이민호 기자공개 2025-01-08 08:11:25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3: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머티리얼즈는 SK스페셜티와 SK에어플러스를 내주면서 캐시카우를 잃었다. 다수 조인트벤처(JV)와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가 남아있지만 이익창출력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는 단계다.당장 신규사업 재원도 부족해 결국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조인트벤처에서의 SK하이닉스 후광 효과를 기대하는 동시에 SK머리티얼즈퍼포먼스 중심의 유기소재 사업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소재사업 확장 수단 조인트벤처…이익창출력 시기상조
SK가 반도체를 시작으로 디스플레이와 이차전지 분야까지 소재사업을 확장한 데는 인수합병(M&A) 전략이 주효했다. 2016년 2월 OCI로부터 OCI머티리얼즈(SK머티리얼즈·특수가스) 경영권 지분 49.1%를 4703억원에 인수한 것이 그 시작이다.
SK는 SK머티리얼즈를 소재사업의 구심점으로 삼고자 했다. SK머티리얼즈는 SK그룹 편입 직후인 그해 4월 SKC로부터 SKC에어가스(현 SK에어플러스·산업가스) 지분 80%를 750억원에 사왔다. 2019년 11월에는 한유케미칼(SK머티리얼즈리뉴텍) 지분 80%를 400억원에 인수했다. SK머티리얼즈가 SK 사내독립기업(CIC) 체제로 변경된 이후에는 2023년 에버텍엔터프라이즈(반도체 테스트용 소재) 지분 98.2%를 206억원에 취득했다.
M&A와 함께 소재사업을 확장한 또다른 전략이 조인트벤처다. 반도체 소재사업 확장을 위해 2016년 7월 65억원(지분율 65%)을 출자해 SK트리켐(프리커서)을, 2017년 6월 107억원(51%)을 출자해 SK레조낙(식각가스)을 각각 출범시켰다. 2020년부터는 디스플레이와 이차전지 소재사업으로의 확장을 꾀했다. 2020년 12월 233억원(51%)을 들여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OLED 소재)를, 2021년 10월 627억원(75%)을 들여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실리콘 음극재)을 각각 설립했다.
SK머티리얼즈리뉴텍은 2022년 12월 SK에어플러스에 흡수합병됐고 에버텍엔터프라이즈는 이번달 1일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에 흡수합병됐다. 이 때문에 SK그룹 리밸런싱 결과로 SK에어플러스가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이동하고 SK스페셜티 지분 85%가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2조7000억원에 매각되면 SK 머티리얼즈 산하에는 2020년 2월 500억원(지분율 100%)을 출자해 출범시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포토 소재)와 4곳 조인트벤처만 남게 된다.
리밸런싱 대상이 된 SK스페셜티와 SK에어플러스는 둘 다 SK 지분율이 100%이며 이익창출력이 우수한 특징이 있다. 2024년 3분기 누적으로 SK에 지급한 배당금이 SK스페셜티 600억원, SK에어플러스 500억원일 정도다. 이 때문에 SK스페셜티는 당장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이 됐고 SK에어플러스는 SK에코플랜트의 현금창출력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
반면 4곳 조인트벤처는 모두 리밸런싱 광풍에서 살아남았다. SK스페셜티나 SK에어플러스와 달리 조인트벤처 특성상 지분의 임의 처분이 용이하지 않은 데다 당장 이익창출력이 두드러지지 않는 한계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2024년 3분기 누적으로 SK에 지급한 배당금은 SK트리켐 65억원, SK레조낙 15억원에 그쳤으며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나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 후광 기대…유기소재 성장 집중
SK 머티리얼즈 소속 대부분 자회사는 디스플레이 소재를 담당하는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나 이차전지 소재를 담당하는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을 제외하면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 2023년 연결 기준 전체 매출액에서의 SK하이닉스 매출액 비중은 SK스페셜티 18.9%, SK에어플러스 34.3%였고 SK레조낙 22.9%, SK트리켐 99.3%, SK머트리얼즈퍼포먼스 25.0%였다.
이 때문에 이들 조인트벤처가 SK하이닉스를 등에 업고 이익창출력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SK하이닉스 실적은 2024년 뚜렷한 반등을 보였다. 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4년 3분기 누적 24조원을 넘기며 2023년 한 해 성과(약 6조원)를 큰폭으로 뛰어넘었고 2019~2022년 매년 성과보다 많았다.
다만 SK 머티리얼즈가 조인트벤처를 추가로 설립할 가능성은 낮게 전망된다. 2021년 10월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이래로 조인트벤처 설립 사례가 없는 데다 설립 재원이 충분한지 여부도 미지수다. SK스페셜티 지분 85%를 내주고 받는 2조7000억원은 SK 머티리얼즈의 소재사업 확대가 아니라 그동안 SK온 자금 지원과 신성장사업 출자로 악화된 SK의 재무건전성 개선에 대부분 쓰이기 때문이다.
SK 머티리얼즈는 당분간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SK 머티리얼즈는 이번달 1일 에버텍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시켜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몸집을 키웠다. 투자여력이 줄었지만 유기소재 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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