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컴퍼니 레이더] 코인원·코빗, 마케팅 경쟁 접고 수익성 활로 찾는다예산 공격적 집행에도 점유율 제자리…저비용·고효율 전략 재탐색
노윤주 기자공개 2025-01-10 09:17:5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업비트(두나무), 빗썸 양강 구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코인원, 코빗 등도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하며 점유율 확대를 기대했지만 순위 변동이 쉽지 않다.이들 중형급 원화거래소는 비용 지출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틀었다. 대신 타깃 고객을 명확히 하고 저비용 마케팅을 늘리는 등 자체 활로를 찾고 있다. 작년까지 추진하던 거래 수수료 인하, 외부 광고 확대 등 전략과는 다른 모습이다.
◇코빗, 수수료 다시 인상…'크립토 네이티브' 겨냥
코빗은 올해 1월 1일부터 리워드플랜 테이커 거래수수료를 0.2%로 올렸다 기존 대비 0.05%포인트 인상한 수준이다. 코빗은 수수료 체계를 리워드플랜, 최저가플랜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고객이 직접 플랜을 선택할 수 있다.
리워드플랜은 메이커 주문 시 수수료가 없고 오히려 인센티브로 거래대금의 0.01%를 돌려받는 방법이다. 다만 테이커 주문을 넣으면 0.2%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최저가 플랜은 메이커, 테이커 모두 동일하게 0.05%의 수수료를 책정했다.
메이커는 지정가에 호가를 제시하고, 테이커는 시장가로 이미 제시된 호가에 즉시 거래를 체결한다. 코빗이 계속해서 메이커 인센티브를 유지하고 테이커 주문 수수료만 올리는 배경에는 타사에 비해 부족한 거래 호가를 채우기 위한 목적이 있다.
코빗은 거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작년까지 수수료 전면 무료 이벤트를 몇달간 진행했었다. 빗썸이 시작한 수수료 무료 경쟁에 발을 담갔다. 하지만 이제는 전략을 바꿨다. 점유율 상승효과를 봤던 빗썸과 달리 코빗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기 때문이다.
재무적 부담도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코빗 매출은 17억원이었다. 2024년도 비슷하거나 더 적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수료 무료, 인하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영업비용은 연간 200억원대를 지출 중이다. 더는 적자폭을 키울 수 없다는 판단하에 올해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수수료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가상자산 시장 신규 고객보다는 기술 이해도가 높은 투자자를 유치하려는 전략 변화도 보인다. 지난해 말 코인베이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코인베이스가 개발한 '베이스 체인' 기술 도입을 통한 멀티체인 입출금을 지원하고 있기로 결정했다. 고객이 이더리움을 베이스체인으로 전환해 외부로 송금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는 해외거래소를 이용하거나 탈중앙금융(디파이) 서비스를 쓰는 고객을 끌어 모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리서치센터를 유지하면서 양질의 가상자산 시장 분석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코인원, 카카오뱅크와 협업 '꿈틀'
코인원도 지난해 수수료 선불제를 도입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빗썸 등에 고객을 빼앗기며 점유율 1%를 유지하는 데도 실패했다. 이에 올해는 타깃군을 확대해 신규고객 유치 뿐 아니라 휴면 회원을 복귀시키는 데도 집중할 예정이다.
시장 분위기에 맞춘 다건의 이벤트를 빠르게 진행하는 게 코인원 최근 행보의 특징이다. 지난 연말 가상자산 리플 가격이 오르자 곧바로 1년 미접속 회원 대상으로 최대 11만원의 리플을 지급하는 파격 이벤트를 진행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신규 고객에게 수수료무료쿠폰과 랜덤 가상자산을 지급하기도 했다.
여기에 제휴사인 카카오뱅크와의 협업도 조금씩 진전을 보인다. 작년 12월 말 코인원은 카카오뱅크 인증을 도입했다. 인증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시켜 고객 편의성을 강화한다는 목적이다. 기존에는 신원확인을 위해 휴대폰 인증-신분증 인증-1원 계좌 인증-상세정보 입력 등 4단계를 거쳐야 했다. 카카오뱅크 인증을 통해 휴대폰, 1원계좌 인증 두 개 단계를 대체했다.
코인원은 2022년 제휴은헹을 NH농협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변경했지만 그간 눈에 띄는 협업은 없었다. 양사가 마케팅 협업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가상자산 시장 불황, 투자자보호 등 문제로 실현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미국을 필두로 국내 시장도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협업 논의를 다시 재개하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은 업비트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재원이 아직 있지만 코인원과 코빗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상승장에서 거래 점유율을 골고루 나눠갖지 못하고 대형거래소 위주 편중이 더욱 심해지자 새 방향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각자 유치하고자 하는 고객군을 확실히 타겟팅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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