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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주 Review & Preview]YG엔터, 블랙핑크에만 기댄 한 해 '롤러코스터'[Review]1년 새 주가 9만원→3만원 '뚝', 단일IP 의존 부작용

이지혜 기자공개 2025-01-14 07:57:06

[편집자주]

하이브, SM, JYP, YG엔터테인먼트 등 K팝을 이끈 엔터 빅4사에게 2024년은 시련의 해였다. 불확실성 속에 성장통을 겪었고 투자 심리도 급속히 식었던 한 해다. 이런 가운데 맞이한 2025년 새해에는 과연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을까. K팝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핵심 변수를 짚어보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엔터 빅4사의 성장 전략과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의 2024년 주가 흐름을 보면 언뜻 역전의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연초보다 연말 주가가 높아 경쟁사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기저효과'가 컸다. 2023년부터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연말 주가 반등으로 체면을 세웠을 뿐이다.

주가를 움직인 건 블랙핑크 하나다. 2023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블랙핑크의 지난해 활동 중단이 YG엔터테인먼트를 세 분기 연속 적자로 몰아넣었다. 다만 올해는 블랙핑크의 활동 재개 소식이 알려지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기대를 모은다.

◇2023년부터 시작된 주가 하락, 블랙핑크로 흔들렸다

1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 2024년 주가는 연말로 갈수록 눈에 띄게 상승했다. 52주 최고가는 4만9250원으로 지난해 12월 2일 나왔다. 하이브와 JYP엔터테인먼트 등이 연초 최고가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YG엔터테인먼트는 52주 최저점과 최고점 사이의 간격이 길지 않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해 9월 3만200원 종가를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단기간 주가 변동을 부른 중심에는 '블랙핑크'가 있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3년을 돌아봐야 한다. 2023년 5월 9만5000원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던 주가는 2024년 9월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3년 5월과 지난해 9월 시가총액 차이는 1조2000억원에 이른다.


YG엔터테인먼트가 사상 최고가를 찍은 2023년 5월은 그해 1분기 실적 발표 후 약 보름이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 YG엔터테인먼트의 연결기준 매출은 1575억원,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9%, 500% 가까이 늘었다. 블랙핑크가 대규모 월드투어 콘서트를 진행한 덕분이다.

월드투어 콘서트는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수익성 좋은 사업이다. 규모가 클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는 데다 음반과 음원 판매도 함께 늘어난다. 여기에 마진 높은 MD(머천다이즈) 판매까지 덩달아 급증한다. 대형IP의 월드투어는 엔터사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보게 해주는 이벤트다.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효과는 그해 2분기 실적까지 이어졌다.

이런 상승세는 2023년 9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꺾였다. 주가가 9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반토막 났다.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은 블랙핑크의 재계약 불확실성이었다. 전속계약은 2023년 8월 만료됐지만 재계약 협상이 그해 말까지 지연됐다.

YG엔터테인먼트가 2023년 말 블랙핑크와 그룹 전속 재계약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잠깐 반등했지만 개별 멤버 재계약 실패란 악재가 덮쳤다. 여기에 2024년 월드투어 등에서는 블랙핑크가 YG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그룹 활동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 전해졌다.

2024년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이에 따라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내리 적자를 냈다.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약 193억원으로 수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도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블랙핑크 의존도가 높았던 건 2019년 버닝썬 게이트 등으로 이외 다른 아티스트IP를 육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단일IP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블랙핑크의 그룹활동 공백은 YG엔터테인먼트에게 치명적이었다.

◇K팝 호황기 '다시', 블랙핑크 효과 재점화

이런 흐름을 되돌린 것도 블랙핑크다. 블랙핑크가 2025년 활동을 예고한 시점인 지난해 11월 이후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의 개인 활동이 많아질수록 완전체 활동 재개 시점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블랙핑크의 완전체 활동은 재계약으로 보장됐기에 올 하반기 월드투어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오히려 개별 멤버 활동이 주목받을수록 완전체 콘서트가 흥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덕분에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2025년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를 시작한 1월 2일 첫 종가는 4만4700원을 기록했지만 약 보름이 지난 지금은 4만7000원대로 반등하는 추세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BTS, 블랙핑크를 주축으로 K팝 등 엔터산업이 약 2년간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며 “엔터산업은 미국-중국 등 지정학 리스크의 영향을 덜 받기에 선두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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