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생명, 지급여력 안정권으로...신사업 육성도 탄력 기대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 150% 웃돌아…요양사업 진출 앞두고 자본투입 '청신호'
강용규 기자공개 2025-01-17 12:44:48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07: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생명은 생명보험업계의 지급여력 개선이 정체된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지표 개선세를 보였다. 모회사의 유상증자가 크게 작용했지만 자체적인 이익 창출능력의 증대와 보험계약마진(CSM) 누적 등 성과도 적지 않았다.업계에서는 신사업 육성에 미칠 영향에도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요양 등 시니어케어 시장 진출을 위해 자회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초기 자본 투입의 필요성이 높은 만큼 자본관리에 숨통이 트인 것은 분명 호재라는 시선이 나온다.
◇가용자본 급증, 유상증자 끌고 보험부문 성과 밀고
하나생명은 2024년 3분기 말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이 161.4%로 집계돼 직전 분기보다 49.7%p(포인트) 높아졌다. 킥스비율은 보험사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은 150% 이상이다. 하나생명이 이를 넘어선 것은 제도가 도입된 2023년 1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경과조치를 적용하면 하나생명의 작년 3분기 말 킥스비율은 226.6%가 된다. 직전 분기보다 63.8%p 상승한 수치로 같은 기간 국내 22개 생보사 중 개선 폭이 가장 크다. 이 기간 생보업계의 평균 비율이 212.6%에서 211.7%로 0.9%p 하락하는 가운데 만들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생명의 2024년 3분기 말 지급여력을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살펴보면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7731억원, 요구자본이 4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요구자본이 63억원 늘어나는 동안 가용자본은 무려 2451억원 불어났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8월 유상증자를 통해 모회사 하나금융지주로부터 2000억원을 수혈받았다. 여기에 보장성보험 신계약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과 CSM 증대 등이 더해져 가용자본이 크게 늘어났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하나생명의 2024년 2분기 말과 3분기 말의 가용자본을 비교하면 유상증자로 인해 늘어난 보통주 자본을 제외하고도 이익잉여금이 984억원에서 1082억원으로 98억원 늘었다. 이는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282.1% 급증한 149억원의 순이익을 낸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하나생명의 보험부문 성과에 시선을 집중한다. 하나생명은 2024년 1~3분기 누적 기준 보험손익이 224억원으로 내 전년 동기보다 348% 급증했다. 이처럼 본업의 이익 창출능력이 대폭 개선된 것은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로 인한 CSM 상각이익의 증가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하나생명은 가용자본 중 조정준비금도 2024년 2분기 1191억원에서 3분기 1594억원으로 403억원 증가했다. 조정준비금은 일반회계기준 재무제표상 순자산과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제표상 순자산의 차이를 기록하는 금액으로 CSM의 변동이 일부 반영되는 항목이다.
이 기간 하나생명은 CSM 잔액이 4314억원에서 5222억원으로 21% 증가해 국내 22개 생보사 중 가장 큰 개선 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생보업계 평균 CSM 증가율은 0.4%에 머물렀다. 하나생명은 자산총계 6조원대의 소형 보험사인 만큼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CSM 증대만으로 큰 비율 상승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시니어케어 진출 초기 원활한 자금지원 기대
이처럼 하나생명의 자본적정성과 이익 창출능력이 안정권에 들어선 만큼 신사업 육성계획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요양사업 등 시니어케어 전문 자회사 설립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올 하반기 중 첫 시설을 개소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최근 생보업계에서는 신사업 육성의 일환으로 시니어케어 분야로의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는 전문 자회사를 통해 이미 시설을 운영 중이며 KDB생명도 3월 중 시설 개소 계획을 내놓았다. 삼성생명도 올 조직개편을 통해 그간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하던 시니어케어 관련 조직을 정식 팀으로 격상하고 본격적인 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이미 전문 자회사를 운영 중인 2개사의 사례를 고려하면 하나생명도 초기 시설부지 매입 및 인건비 등 운영자금의 마련을 위해 자본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KB라이프의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 설립 당시 200억원의 자본금이 현재는 9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나 있다. 신한라이프의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도 기존 헬스케어 전문회사 신한큐브온에서 시니어케어 자회사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4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하나생명은 시장 진출 의지를 밝힌 보험사 중 규모가 가장 작은 만큼 자본지출의 부담은 가장 크다. 때문에 자본관리에 여유가 생겼다는 점은 향후 자회사의 신사업 추진 동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크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아직 자회사 설립에 대해 시기나 경영진 등 구체적 내용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면서 사업 진출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꼼꼼히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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