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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5]한글과컴퓨터 "오피스 SW 넘어 AI 기업으로 변모“②장승현 AI사업본부 상무 "AI 수익 원년, 테크기업 도약"

이종현 기자공개 2025-01-17 09:00:48

[편집자주]

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 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사업 전반을 책임질 AI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인력을 투입했다.

장승현 한글과컴퓨터 AI사업본부 상무(사진)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한컴오피스'를 넘어 AI,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컴이 대규모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면서 AI에 힘을 싣는 것은 국내 AI 시장이 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챗GPT' 등장 이후 메가 트렌드로 급부상한 AI이지만 정작 돈이 되는 사업이라고 보긴 힘들었다. 생소한 기술의 등장에 비즈니스와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캐즘(Chasm) 현상이 이어졌다. 한정된 수요에 공급은 넘쳐난 것이 지난 2년간 국내 AI 시장의 현실이었다.

장 상무는 "기업·기관들이 AI에 얼만큼의 예산을 편성할지가 관건인데,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올해는 AI로 돈을 벌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며 "시장 활성화 시기에 발맞춰 지난해 제품 정식 출시했다"고 전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SW) 기업인 한컴이 AI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는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2023년부터 AI 기술 개발에 착수해 2년간의 숙성 기간을 거쳤다. 지난해 6월 '한컴 어시스턴트'(이하 어시스턴트), '한컴 피디아'(이하 피디아)를 베타 출시한 뒤 기업·기관과 개념증명(PoC)을 시작했고, 제품성이 입증됐다고 판단한 12월 정식 출시했다.

올해 한컴의 AI 사업은 문서 작성 지원 솔루션 어시스턴트, 검색증강생성(RAG) 솔루션 피디아, 데이터 전처리 솔루션 '한컴 데이터 로더'(이하 로더)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3개 제품이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구조다. 로더가 기업·기관의 데이터를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전처리하고, 피디아가 내부 데이터를 이용해 높은 정확도의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어시스턴트는 명령어 입력으로 초안을 작성하거나 요약해 주는 등의 기능을 갖췄다.

장 상무는 "지난해부터 여러 기업·기관과 PoC를 진행하며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많은 고객이 실제 업무에 잘 활용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일부 기관에서는 적극적인 도입도 검토 중인 단계"라며 "올해는 PoC 범위를 더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부 투자도 늘리고 제품 완성도를 높여 보다 다양한 산업군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혼자서 모든 걸 할 수는 없다"며 파트너십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컴은 포티투마루, 업스테이지 등 AI 스타트업을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 미스트랄AI, 페이스피, KT, 삼성SDS, LG, 인텔 등 여러 기업과 협력하며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중이다. 이중 스페인 AI 생체인식 기업인 페이스피에는 75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AI 사업과 함께 SDK 사업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SDK는 스스로 제품을 조립해 완성하는 DIY 키트와 같이, SW 개발에 필요한 구성요소를 묶어서 제공하는 형태의 제품이다. 가령 '아래아한글'을 SDK화해 제공할 경우 다른 제품에 환경에서 아래아한글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대표 SDK 고객은 삼성SDS다. 삼성SDS는 한컴의 SDK를 자사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솔루션 '브리티 RPA'와 연계할 수 있도록 했다. 브리티 RPA에서 한글 문서 생성·변환 등 기능을 제공한다. 광학문자인식(OCR) SDK의 경우 공공·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중이다.

한컴의 신사업은 '제품 판매 기업'에서 '기술 판매 기업'으로의 변화를 시사한다. 한컴오피스 등 완성된 형태의 제품을 판매하던 것에서 벗어나 보다 테크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하고 있다.

장 상무는 "올해는 AI로 돈 버는 첫해가 될 것 같다. 지난해 9월부터 PoC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 20여개 기업·기관이 제품을 도입해 테스트하는 중이다. 통상 PoC는 3~4개월간 진행되고 이후 도입을 결정하는데,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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