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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5]AI 정비 마친 한컴, 수익화 '시동'①한컴오피스 의존 탈피, AI 테크 기업 진화

이종현 기자공개 2025-01-17 08:45:12

[편집자주]

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 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인공지능(AI) 사업 힘싣기에 나섰다. '한컴 피디아', '한컴 어시스턴트' 등 핵심 AI 제품을 정식 출시한 데 이어 수익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공공기관, 대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개념증명(PoC)을 확대하고 실질적인 도입 사례를 발굴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컴은 1990년 설립된 국내 벤처 1세대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학생 4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아래아한글'이 모태가 됐다. 아래아한글을 주축으로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등 제품군을 묶은 '한컴오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몇 안 되는 대항마로 자리하고 있다.

국민 SW 기업이라 불릴 만큼 익숙한 한컴이지만 지금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IMF 이후 경영난에 빠진 데다가 2000년대에는 창업 멤버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2010년 김상철 회장이 인수하면서 제 자리를 찾았다. 인수합병(M&A)으로 한컴의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한 김 회장은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김연수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경영을 이끌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김 대표 취임 전후를 기점으로 한컴이 크게 변했다고 말한다. 김 회장이 비 IT 영역으로까지 '무한 확장'에 나섰다면 김 대표는 '테크기업'으로의 면모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매출의 큰 축을 차지하던 MDS테크를 매각하고 전자문서 기업인 한컴이노스트림(구 클립소프트)를 인수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조직적인 변화 외에 기술적인 변화도 이뤄졌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패키지 SW인 한컴오피스를 대신할 구독형 서비스 '한컴독스'의 출시를 지휘했다. 2023년 기준 한컴의 구독형 매출은 전체의 55.9%로 전체 매출의 과반을 차지한다. 한컴오피스에만 매달리던 것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됐다.

김 대표는 클라우드 전환과 함께 B2B SW 사업도 추진했다. 한컴오피스와 같이 완성된 제품을 판매하던 것에서 탈피해 한컴이 보유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 판매하는 SW 개발키트 사업을 추진했다. 타사 SW에서 한컴의 광학문자인식(OCR)이나 한컴오피스 등을 불러와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한컴의 SaaS, SDK 사업 추진은 무리 없이 한컴의 체질을 개선한 탁월한 선택으로 불린다. 그리고 여기서 한발 나아가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AI다. 김연수 대표는 취임 2년 차인 2023년 AI 사업전략 발표회에서 대형언어모델(LLM)과 연계해 문서 작성을 돕는 신규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정식 출시한 한컴 어시스턴트다.

한컴 어시스턴트 개요도

한컴의 AI 사업은 '한컴 브레인'이라는 브랜드로 제공된다. 문서 속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는 한컴 피디아와 문서 작성을 도와주는 한컴 어시스턴트, 데이터 변환 도구 '한컴 데이터 로더'가 대표 제품이다. 자연어로 문서 작성이나 요약을 요청하는 등의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챗GPT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챗GPT를 보다 잘 쓸 수 있도록 하는 '파이프라인'으로 기능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컴 데이터 로더가 기업 내부 데이터를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고, 한컴 피디아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한다. 한컴 어시스턴트는 한컴오피스를 포함한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앱), 웹 서비스 등과 연결점 역할을 한다. 변환–검색–생성이라는 3단계 파이프라인의 완성이다.

장승현 한컴 AI사업본부장은 "3개 제품은 여러 기업과 기관의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제공된다. 지난해부터 많은 고객과 PoC를 진행했고, 일부에서는 적극적인 도입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PoC 과정에서의 고객 요구사항을 제품에 반영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폐쇄망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솔루션의 강점을 살려 공공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면서 "SaaS와 설치형을 결합한 제품 전략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여러 산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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